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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산의 여름 꽃(2011. 7. 31.) 더 이상 지체하면 영영 늦어버릴것 같아 나태해진 마음을 추스르고 새벽 현관을 나서다. 집 나서기 전 냉장고에서 오이 2개, 참외 하나 꺼내 챙기고, 동네 김밥천국에서 깁밥 2줄 사서 배낭에 던져넣고. 석남사에서 하차, 현지 식당에서 산채비빔밥으로 아침 해결한 후 빈 페트병에 물 채우고 산자락을 가득 감싸고 있는 자욱한 안개 속으로 파고든다. 안개 속에서 이상하다. 안개 속을 거니는 것은 숲도 돌도 고독하다. 나무마다 다른 나무를 볼 수 없고 모두가 혼자다. 나의 삶이 아직 밝았을 때 세상엔 친구들로 가득했었다. 이제 안개가 내리자 더는 아무도 보이지 않는다. 참으로 현명하지 못하다, 피할 수도 없게 조용히 모든 것들로 부터 그를 떼어놓는 어둠을 알지 못하는 자는 참 이상하다. 안개속을 거니는 것은 인생은..
신흥재에 피는 꽃(2011. 7. 29.) 새벽 하늘이 모처럼 쾌청하여 커피캔만 하나 챙겨넣고, 아침밥도 거르고 신흥재를 둘러 보다. 2011. 7. 29. Kodak Professional DCS 660 부지런한 왕거미가 일찍 집을 지었는데 이슬이 채 마르지 않았다. 거미줄 사진 찍다가 뭔가 이상한 느낌에 발 밑을 내려다보고는 이크, 화들짝 놀랐다. 까치살모사 한 마리가 수풀 틈을 뚫고 들어 온 햇볕에 몸을 말리는 중이다. 예끼 이 녀석아, 하마터면 밟을 뻔 했잖아 !!! 뱀이란 녀석은 참 친해지기 어려운 녀석이다. 산토끼나 다람쥐 등 다른 생물과 다를바가 없는데 생김새 하나만으로 저리도 혐오감을 떨쳐버리기 힘드니 뱀 입장으로선 참 억울할 노릇. 서로 눈맞춤으로 수인사를 나눈 후, 녀석의 모습을 더 멋지게 담아주려 105밀리 렌즈로 교환하는 사..
20년만에 찾은 지리산(야생화 중심) 누구나 잊을 수 없는 장소 한 두곳 쯤은 가지고 있을 것이다. 꼭 어떤 소중한 추억이 담겨 있는 장소가 아니더라도 언젠가는 가 보아야 할 곳, 혹은 문득 문득 그리움의 대상으로 떠 오르는 고향같은 곳... 이런 장소 말이다. 내겐 지리산이 그런 곳이다. 고교시절, 예비고사, 본고사를 다 치른 후 합격자 발표를 기다리고 있던 그 때 같은 반이던 상규의 권유로 중산리-천왕봉-중산리 당일 산행에 나선 지리산과의 첫 만남 후 대학시절, 호우경보에도 불구하고 점현이와 감행한 4박 5일간에 걸친 우중 산행과 함께 지리산은 내 삶의 일부가 돼 버렸다. 신입생 시절 맞았던 10/26 대통령 시해사건, 이듬해 5/18 광주항쟁 등으로 인한 길고 길었던 계엄령과 휴교, '서울의 봄'에 이은 군사정권의 득세로 인한 숨막히는..
중동기행 - 쿠웨이트 도착 및 첫 인상 해외 현장 연수차 약 1주일간 중동 3국을 돌아 볼 기회가 생겼다. 피상적이나마 여기에 그 느낌을 남겨보고자 한다. 일정 : 2011. 7. 2 ~ 7. 8. 방문국 : 아랍에미레이츠, 쿠웨이트, 바레인 사용 카메라 : Kodak 14n, c875 에미레이츠 항공의 EK323. 말로만 듣던, 세계 최대, 최신 여객기이자 날으는 특급호텔이란 별명을 가진 에어버스의 A380 기종. 2층 구조이며 윗층은 퍼스트/비즈니스 클래스 전용, 아랫층은 이코노미 클래스다. 탑승구도 분리돼 있다. 두바이 공항에서 환승하여 쿠웨이트 국제공항 도착. Kuwait Int'l Airport 쿠웨이트는 경상북도 크기의 입헌군주제 국가이다. 그러나 사실상 전제군주국가이다. 115만 인구의 70%가 순니파이며, 나머지는 시아파 이슬람..
중동기행 - 사막골프장과 낙타 첫날 현장 방문을 마치고 이튿날 쿠웨이트 중부지역에 위치한 또 다른 현장으로 이동하던 도중 인근의 사막 골프장을 들러보았다. 잔디는 커녕 잡초 한 포기 없이 달나라처럼 황량한 "그린"에 핀이 외로이 서 있다. 원유에 모래를 반죽하여 아스팔트 공사하듯 넓은 원형으로 모래땅을 포장하여 "그린"으로 삼았다. 덕분에 바닥이 제법 딱딱하여 공이 굴러가는 데 그리 지장은 없을 듯 하였으나 저 울퉁불퉁한 표면은 퍼팅하는데 상당한 연습과 적응이 필요할 듯. 그늘집. "그늘집"이란 이름이 새삼 와 닿는다. 티 박스. 홀 10, 파3, 176야드란 팻말이 보이고, 각 플레이어들은 매트를 옆구리에 끼고 다니면서 티샷한 공이 떨어지는 지점에 매트를 펴고 그 위에 공을 다시 올려 놓은 후 다음 샷을 한다. 코스를 따라 OB 경..
중동기행 - 중동 요리을 맛보다 시티 투어 도중 들른 현지식당. 쿠웨이트 시티 중심가에 위치하고 있으며 꽤 인지도 있는 레바논계 레스토랑인데 상호를 미처 기록해 두지 못했다. 건물 내부로부터 연결된 실외 홀로 안내됐는데 유리로 된 밀폐 구조여서 채광이 잘 되어 아주 밝은 분위기였으며 에어컨이 가동되고 있어서 45도가 넘는 바깥의 불볕더위에도 불구하고 매우 시원하였다 중동권 식당 어디서나 약방의 감초처럼 등장하여 무한 리필되는 공갈빵. 아주 담백하면서도 고소하여 배불리 먹어도 질리지 않을 것만 같다. 사이드디쉬. 과일 피클과 올리브 절임. 새콤하면서도 약간 달착지근하여 식욕을 절로 불러 일으키는 아라비안 샐러드 마요네즈도 아닌것이, 크림도 아닌것이...처음 만나는 맛이었다. 올리브유로 둘레를 두르고, 가운데 패인 곳엔 무슨 견과류 과일과..
중동기행 - 쿠웨이트의 문라이트(Moonlight) 술이란 인류의 탄생과 함께 해 온 역사적 산물이다. 심리적 혹은 신체적 중독성을 따지자면 마약과 마찬가지여서 만약 술이 1900년대에 발명되었더라면 다른 마약과 함께 엄격한 금지약물로 취급되었을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인류와 역사와 함께 해 온 동반자라는 점에서 술은 너무도 관대한 대접을 받고 있는데 이는 대마초나 마약 및 기타 향 정신성 의약품들 입장으로서는 매우 불공평하고 억울한 노릇일 것이다. (^^;) 전 세계에서 가장 자유롭고 개방적인 나라임을 자처하는 미국에서 20세기 초, 인류 문화의 산물인 술을 법으로 금하던 시기가 있었다. 예나 지금이나 기독교 근본주의자들로 구성된 미국의 리더쉽 그룹에서 1차 세계대전에 대응한 식량물자 절약과 술집에서 벌어지는 갖은 퇴폐나 타락을 방지한다는 구실로..
중둥기행 - 바레인 - 도착 및 이모저모 이른 아침에 쿠웨이트를 떠나 바레인의 수도 마나마(Manama City)에 도착하다. 서울-부산정도의 거리이므로 50분 정도 소요되었다. 우리의 날개가 돼 준 걸프항공의 보잉 737 바레인 도착 후 바로 방문했던 IWPP 공사 현장 식당에서 특별히 마련한 콩국수와 닭다리튀김으로 점심을 해결 네팔인/방글라데쉬인이 조리한 한식이지만 국내에서 먹던 맛과 차이를 발견하기 어려웠다. 호텔 룸에 기본 세팅된 과일서비스 객실 내부 뷔페식 호텔 조식. 종류도 다양하고 입맛에 잘 맞았다 호텔 로비 정면에는 따끈한 아랍식 전통차와 말린 대추야자를 무료로 서비스하고 있어서 아무나 이용 가능하다 대추야자는 왼편 보석함 속에 있음
중동기행 - 바레인 - 마나마의 아침 공사 현장 방문 스케줄을 소화한 후 시내서 저녁 식사 하고 호텔로 돌아오니 제법 밤이 깊다 샤워하고 잠시 앉아 창 밖을 보니 바레인 트레이드 센터 실루엣 뒤로 이슬람의 상징인 신월(新月)이 걸려있다.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새벽 일찍 잠에서 깨었다. 식사 시간도 많이 남았고, 다시 느러눕는다고 잠이 올 것 같지도 않아서 사진기 들쳐메고 길거리로 나서 본다. 역시 새벽부터 찌는 기온이다. 땀이 이마를 타고 줄줄 흘러내린다. 호텔 앞 대로변에서 본 거리. 국왕의 초상이 길게 걸려있다. 조금 걸으니 주택가 뒷골목이 나온다. 골목길 안으로 들어가보기로 했다. 영업 준비중인 동네 과일가게 그늘에서 ..
중동기행 - 바레인 - 알 파테 그랜드 모스크 이번 출장길에 예정된 3곳의 현장 방문 스케줄은 어제 종료되었기 때문에 오늘은 호텔 조식 후 보다 홀가분한 마음으로 바레인 투어에 나선다. 좀 충전하라는 회사의 배려다. 첫 방문지로 이 곳 바레인 인구의 90%를 차지하는 이슬람인들의 종교적 구심점이라 할 수 있는 이슬람 사원을 택했다. 바다와 가까운 곳에 위치한 알 파테 그랜드 모스크(Al Fateh Grand Mosque)는 바레인을 방문한 사람이라면 반드시 거쳐야 할 명소 중의 하나이다.. 이 지역에서 가장 아름답고 웅장한 사원이며 7000명이 운집하여 동시에 기도할 수 있는 규모로 지어졌다. 매우 친절하고 잘 훈련된 안내인이 방문객들을 이곳 저 곳으로 안내하면서 세련되고 유창한 영어로 설명해 준다. 사진 왼쪽의 흰 아랍식 두루마기를 걸친 사람이 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