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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기행 - 쿠웨이트 도착 및 첫 인상



해외 현장 연수차 약 1주일간 중동 3국을 돌아 볼 기회가 생겼다.
피상적이나마 여기에 그 느낌을 남겨보고자 한다.

일정 : 2011. 7. 2 ~ 7. 8. 
방문국 : 아랍에미레이츠, 쿠웨이트, 바레인 
사용 카메라 : Kodak 14n, c875 


 


에미레이츠 항공의 EK323.

말로만 듣던, 세계 최대, 최신 여객기이자 날으는 특급호텔이란 별명을 가진 에어버스의 A380 기종. 
2층 구조이며 윗층은 퍼스트/비즈니스 클래스 전용, 아랫층은 이코노미 클래스다.
탑승구도 분리돼 있다. 





두바이 공항에서 환승하여 쿠웨이트 국제공항 도착.




Kuwait Int'l Airport

쿠웨이트는 경상북도 크기의 입헌군주제 국가이다. 그러나 사실상 전제군주국가이다.
115만 인구의 70%가 순니파이며, 나머지는 시아파 이슬람인으로 구성된다.

전세계 원유매장량의 10%를 차지하는 세계 4위의 산유부국이다.
재정수입의 90%를 차지하는 원유수출 덕분에 한때는 세계 제일의 1인당 GDP를 기록하기도 했던 쿠웨이트는
지난 11년 동안 연속으로 총 1,400억 불의 재정 흑자를 기록하고 있으며 3,000억 불의 금융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올해(2011)는 독립 기념 50주년, 이라크 점령으로부터의 해방 20주년 그리고 국왕 취임 5주년이 되는 해로
국왕은 이를 기념하기 위하여 시민에게 1인당 1,000 디나르 (3,580 불)의 현금과
14개월어치의 무료 식량 배급 카드를 지급하도록 지시하였다.
 
이에 따라 115만 명의 전체 쿠웨이트인은 1인당 1,000 디나르 (한화 400만 원)의 현금을 받았으며,
14개월 동안 밀가루, 쌀, 설탕 등의 필수 식품을 무료로 제공받게 된다.
이를 위해 총 50억 불의 자금이 사용될 예정이다. 
 
한편 이런 국왕의 선심공세는 올 초, 중동 및 인근에 불어닥친 자스민 혁명의 여파로
혹시 자국에도 불똥이 튈 가능성을 돈으로 무마하기 위한 고육책이었다는 주장도 있다.

남자들은 율법상 4명까지의 아내를 둘 수 있으며 이럴 경우 첫째 아내가 당연히
발언권이 막강하여 만약 남편이 일찍 사망할 경우
두 번째 아내부터는 그 순간부터 완전 빈털터리가 되어 평생 생계 걱정에 시달리게 되므로
남편이 일찍 죽을까봐 늘 걱정한단다. 

국가 보조금 덕분에 자국민들은 어렵고 불결하고 힘든 일(3D), 심지어는 운전조차 하지 않으며
각종 허드렛일은 외국인 노동자들의 몫이다.

이 나라의 여자들은 하이힐을 신지 않는단다.
하이힐의 뾰족한 뒷굽이 땅을 잘못 찔러 행여 원유가 분출되어
뒤집어 쓰는 봉변을 당할까봐 걱정돼서 말이다.
(물론 농담이지만 그만큼 엄청난 석유를 땅 아래 깔고 산다는 이야기 ^^;)
 



입국 수속 마치고 공항 밖으로 나오니 지금껏 느껴보지 못했던 뜨거운 공기가 
훅 하고 엄습해 온다.
겁나게 덥다.
다행히 습도는 그리 높지 않은 것 같다. 

공항 주차장의 지붕도 열기가 쉽게 빠지도록 저런 구조로 돼 있다.  





쿠웨이트 만(Kuwait Bay) 북부에 자리잡은 공사 현장을 가기 위해서는 120km 정도를 사막길로 우회해야 한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심한 모래폭풍으로 눈을 뜰 수 없는 지경이었는데 오늘은 날씨가 꽤 좋은 편이라는군.





4.6km 전방에 현대건설의 항만공사 현장이 있음을 알리는 팻말.
우리회사 현장도 이 근처에 있다. 





모래가 세찬 바람에 눈보라처럼 흩날린다.
고속도로 주변엔 제설차가 아닌 제사(除沙)차가 쌓인 모래를 퍼 내고 있는 광경이
종종 눈에 띄었다. 





고속도로 주변의 유목 낙타.
가끔 도로 위에 나온 낙타와 충돌하는 교통사고가 발생하는데 
낙타보다 사람이 사망하는 경우가 더 많단다. 






점점 심해지는 모래바람.
엊그제만 해도 거의 시야를 확보할 수 없을 정도로 심한 모래폭풍이 계속됐다고 한다. 





공사 현장 도착.
원유와 천연개스를 연료로 가동하는 초 대형 복합화력발전소인데
여기서 쿠웨이트 전력의 20%를 공급할 예정이다.

1900년대 초반, 석유가 발견되어 돈방석에 앉음으로써 이 나라 국민은 오랜 유목 생활을 청산하고
정착하여 살게 되었으며, 물 한 방울 안나는 메마른 땅과 살인적인 더위로 인해
물과 전기가 없이는 단 하루도 살 수 없는 형편이라
더위를 식혀주고 물을 공급해 주는(바닷물을 담수화) 전기는 생명줄과도 같은 것이다. 





현장 숙소.
땅바닥에서 올라오는 복사열을 피하기 위해
바닥에서 약 오십센티 정도 떠 있다. 




외관은 허름해 보이지만, 내부는 그런대로 깨끗하다.
이곳에서 이틀을 묵었다. 





숙소 각 호실에 비치된 냉장고엔 각종 음료와 생수가 충분히 제공되었는데
저 말대가리 3개가 그려진 마패표 무알콜 맥주는 정말 맛이 없더라.  





현장 울타리너머로 아침해가 떠오르고 있다.
새벽엔 그나마 서늘해서 활동하기가 좀 편했다.

울타리 밖 사막엔 아직 이라크 침공의 잔재가 남아있어 자칫 불발탄에 의한  
폭발 사고를 당할 수 있으니 경계 내에 머물러 달라는 현장 관계자의 요청으로
사막을 맨발로 달려 볼 생각을 접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