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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만에 찾은 지리산(야생화 중심)



누구나 잊을 수 없는 장소 한 두곳 쯤은 가지고 있을 것이다.
꼭 어떤 소중한 추억이 담겨 있는 장소가 아니더라도
언젠가는 가 보아야 할 곳, 혹은 문득 문득 그리움의 대상으로 떠 오르는 고향같은 곳... 이런 장소 말이다.
내겐 지리산이 그런 곳이다.
고교시절, 예비고사, 본고사를 다 치른 후 합격자 발표를 기다리고 있던 그 때
같은 반이던 상규의 권유로 중산리-천왕봉-중산리 당일 산행에 나선 지리산과의 첫 만남 후
대학시절, 호우경보에도 불구하고 점현이와 감행한 4박 5일간에 걸친 우중 산행과 함께
지리산은 내 삶의 일부가 돼 버렸다.

신입생 시절 맞았던 10/26 대통령 시해사건, 이듬해 5/18 광주항쟁 등으로 인한
길고 길었던 계엄령과 휴교, 
'서울의 봄'에 이은 군사정권의 득세로 인한 숨막히는 공안정국으로 
학내에는 좌절감이 팽배하여, 우리는 학업보다는 사회변혁운동에 참여하여 
급기야 경찰에 쫒기는 신세가 되거나 혹은 데카당스적인 놀자판으로 흐르는 경향이 많았는데, 
유감스럽게도 나는 후자의 편에 서 있었다.
지리산에 심취하여 조그만 시간이라도 있으면 짐 꾸려 지리산으로 들었던 거다.

위의 사회 현상 외에 여러가지 개인사적 어려움으로 방황을 겪던 내게
지리산은 유일한 안식처였다.
지리산에만 들면 혼란스럽던 머릿속이 깨끗이 가라앉고, 여유가 생기고
새로운 기운이 솟아남을 느꼈다.

물론 산이 내게 답을 주진 않는다. 내가 처한 어려움을 해결 해 주지도 않는다. 
그러나 산중을 땀흘려 걷고 쉬고 먹고 자고 일어나면
어제 겪었던 심각했던 세상사가 왜 그리 하찮아 보이는지.
내게 지리산은 지친 마음을 치유해 주는 일종의 소도(蘇塗)요, 볼텍스(vortex)와 같은 곳이다.

그렇게 미친듯 찾았던 지리산, 산행 횟수로 따리면 250회는 될 것이다.
그런 지리산을
결혼하여 가정을 꾸리고 생활에 쫓기면서 근 20년을 소원히 하였는데
언젠가는 다시 찾으리라 기회만 기다리던 그꿈을
이번 휴가를 통해  이루었다.

이번엔 내가 지리산과 첫 만남을 갖았던 당시의 나이로 성장한 아들과 
대학교에 재학중인 아들의 사촌들과 함께다.

이들에게 내가 지리산에 대해 가지고 있는 특별한 의미를 강요 혹은 권유함은 아니다.
몇 일간 함께 걷고 먹고 쉬고 마시고 잠자면서
세상엔 이런 곳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을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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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일(7/24) : 청학동 - 삼신봉 - 한벗샘 - 음양수 - 세석대피소(남부능선)
제2일(7/25) : 세석 - 촛대봉 - 연하봉 - 장터목 - 제석봉 - 천왕봉 - 중봉 - 써리봉 - 치밭목대피소
제3일(7/26) : 치밭목대피소 - 무제치기폭포 - 유평리

Kodak Professional DCS Pro 14n 

(야생화를 중심으로 엮다)



 

일월비비추 - 치밭목 산장





 

일월비비추 - 세석고원




 

일월비비추 - 삼신봉




 

돌양지꽃 - 삼신봉




 

돌양지꽃 - 촛대봉(천왕봉 배경)
 



 

산수국 - 삼신봉




 

긴산꼬리풀 - 연하봉 근처




 

 긴산꼬리풀 - 연하봉 근처




 

 산오이풀 - 제석봉 근처




 

 동자꽃 - 세석고원




 

지리터리풀 - 장터목 근처




 

 지리터리풀 - 촛대봉 가는 길




 

산꿩의다리 - 치밭목




 

산꿩의다리 - 장터목 가는 길에서




 

 산꿩의다리 - 장터목 가는 길에서




 

말나리 - 제석봉




 

 말나리 - 천왕봉 근처




 

범꼬리 - 연하봉 근처




 

 범꼬리 - 연하봉 근처






 

모시대 - 연하봉 근처




모시대 - 연하봉 근처




 

네귀쓴풀 - 천왕봉 근처




 

 네귀쓴풀 - 천왕봉 근처





 

참바위취 - 중봉 근처




참바위취 - 중봉 근처




 

병조희풀 - 무제치기폭포 근처




 

병조희풀 - 무제치기폭포 근처




 

병조희풀 - 무제치기폭포 근처




 

병조희풀 - 무제치기폭포 근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