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눌님의 수행 기사 자격(?)으로 울산의 대표격 사찰인 백양사를 잠시 다녀오다.
울산의 주산인 함월산(含月山) 중턱의 깊은 숲 속에 자리한 고즈넉한 절집이었으나
함월산 성안지구가 본격 개발되면서 울창했던 숲은 모두 사라지고
주택/상업지구로 변하여 건물이 우후죽순처럼 들어서면서
백양사는 졸지에 도심 속의 절이 되어버렸다.
절로서는 전화위복이었을까?
접근성이 획기적으로 좋아지면서 신도들이 찾기가 매우 쉬워진탓에
절의 규모가 점점 커졌는데, 살림이 나아지면서 고색 창연하던 옛 법당이 헐리고
대웅보전을 비롯한 모든 건물이 대대적으로 중건되었다.
내력을 살펴보니 신라 56대 경순왕(932년) 시절
백양선사가 왕명을 받들어 국태민안을 염원하며 창건하였다고 한다.
오호 애재라, 그로부터 3년이 채 지나지 않아
고려와 후백제의 공세를 버텨내지 못하고 신라가 멸망(935년)하니
결과적으로 고려의 국태민안을 위한 절이 되고 만 셈이다.
아내가 법당에서 잠시 기도를 올리는 동안
혼자 경내 구석구석 돌아다니며 무의미한 잡샷 몇 컷 날려보다.
2013. 11. 17. 울산 중구 성안동.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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