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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8.09.15 논두렁 식물 - 물질경이 외
  2. 2018.09.05 애기앉은부채 외
  3. 2018.09.04 여뀌 이상의 여뀌, 흰꽃여뀌
  4. 2018.08.29 어리연꽃, 노랑어리연꽃
  5. 2018.08.28 가시연꽃 등
  6. 2018.08.27 털백령풀을 찾아서
  7. 2018.08.26 동네 습지 탐방
  8. 2018.08.25 여름 꽃 트레킹 - 가야산을 가다 (2)
  9. 2018.08.23 여름 꽃 트레킹 - 가지산을 가다
  10. 2018.07.15 망태말뚝버섯 (a.k.a. 흰망태버섯)
  11. 2018.07.13 닭의난초
  12. 2018.07.12 가지더부살이, 좁은잎배풍등, 기타
  13. 2018.07.12 병아리난초 II (1)
  14. 2018.07.05 종덩굴 (1)
  15. 2018.06.20 병아리난초 I
  16. 2018.06.17 바위채송화 (1)
  17. 2018.06.10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을 가 보니 ...
  18. 2018.06.08 좀끈끈이주걱(미기록종), 끈끈이귀개, 쥐꼬리풀 (2)
  19. 2018.06.07 백양더부살이, 뻐꾹채
  20. 2018.06.04 노루발
  21. 2018.06.03 소백산 야생화 트레킹
  22. 2018.06.01 박쥐나무
  23. 2018.06.01 단풍박쥐나무 + 박쥐나무
  24. 2018.05.26 게재 시기를 놓쳐버린 올해의 봄 꽃 시리즈 #10 - 앵초
  25. 2018.05.18 은방울꽃
  26. 2018.05.13 게재 시기를 놓쳐버린 올해의 봄 꽃 시리즈 #9 - 설앵초
  27. 2018.05.13 게재 시기를 놓쳐버린 올해의 봄 꽃 시리즈 #8 - 애기송이풀
  28. 2018.05.09 게재 시기를 놓쳐버린 올해의 봄 꽃 시리즈 #7 - 남바람꽃
  29. 2018.05.07 게재 시기를 놓쳐버린 올해의 봄 꽃 시리즈 #6 - 얼레지
  30. 2018.05.06 게재 시기를 놓쳐버린 올해의 봄 꽃 시리즈 #5 - 만주바람꽃

     논두렁가 수로나 물 짤박한 묵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식물들입니다. 우리와 같이 한가한 꽃쟁이들에겐 멀리서도 찾아 다가가서 기쁘게 감상할 대상 이지만 농부들에겐 뽑아내고 또 뽑아내도 잠깐 한 눈 파는 사이에 어느 새 엄청나게 퍼져 벼의 생장을 방해하는 집요하고도 성가신 존재일 뿐 ... 모진 호미 끝에도, 독한 제초제에도 끈질기게 살아남아 끝끝내 꽃을 피우고 후손을 남기는 저 "잡초"들에게도 존재의 이유는 다 있겠죠?

     순서대로 물질경이(7), 벗풀(2), 구와말(5), 물옥잠(3), 여뀌바늘(1), 물달개비(1), 사마귀풀(1)

     부록 - 반하(1), 여우주머니(2)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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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기앉은부채 외

2018.09.05 15:12 from 야생화

▲ 애기앉은부채

     애기앉은부채 녹화(綠化)된 몇 송이가 곱게 피었다는 K 님의 귀띔으로 서식지를 찾았습니다. 과연 봉오리를 갓 연 듯 청초한 두 송이가 어두운 숲 속을 환히 밝히고 있군요. 그 새 많은 탐화객들이 다녀간 듯 주위 낙엽들이 발길에 바스라져 거의 운동장이 돼 있습니다. 그 주위엔 마구 짓밟히고 뭉개진 자주색 애기앉은부채들이 즐비하게 널브러져 있어 심사가 썩 편하진 않아요. 자주색 개체들은 어린 싹부터 색 자체가 어두우니 사람들의 눈에 잘 띄지 않아 밟히기 십상인데, 이 숲에 들어오는 탐화객들은 발걸음을 뗄 때마다 평소보다 갑절 이상은 더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여야겠습니다.

 

△ 애기앉은부채

     국생정에 의하면 애기앉은부채(Symplocarpus nipponicus)는 강원도 이북의 높은 지대에서 자라는 것으로 돼 있는데, 어찌하여 울산땅으로 와 살고 있는지 의아하지만, 가까운 곳에 살고 있어 주니 그저 고마울 따름입니다. 속명으로 쓰인 Symplocarpus는 그리스어에서 기원하는데, "결합하다"라는 의미의 "Symploce"와 "열매"라는 뜻의 "Carpos"가 합쳐진 단어입니다. 이는 씨방이 겹열매에 다닥다닥 붙어있는 형상(The genus name Symplocarpus is from the Greek symploce for “connection” and carpos for “fruit” referring to the connection of the ovaries into a compound fruit.)을 표현한 것이라고 합니다. (출처 : 미국 농무부 자료 : https://www.fs.fed.us/wildflowers/plant-of-the-week/symplocarpus_foetidus.shtml)

△ 애기앉은부채

     꽃을 완전히 감싸는 보호 텐트 속의 도깨비방망이처럼 생긴 꽃(육수꽃차례)은 고기가 썩는 듯한 특이한 냄새를 발산하여 곤충이나 육식성 동물들을 불러모아 꽃가루받이를 시킨다고 합니다.

△ 애기앉은부채

     "봄에 잎이 먼저 올라와 배추잎처럼 큰 잎으로 자라다가 6월이 되면 지상부가 시들어 사라지고 휴면에 들어간 다음 8월에 꽃이 핀다"(국생정)라고 설명되어 있으나

▲ 애기앉은부채

 이렇게 아직까지 잎이 생생하게 건재한 친구들도 있군요.

△ 애기앉은부채

     잎은 배추처럼 생겼고 꽃에서 고약한 냄새가 난다고 하여 외국(영미권)에서는 "이스턴 스컹크 캐비지(Eastern Skunk Cabbage)"라고 부른답니다.

△ 애기앉은부채

△ 애기앉은부채

△ 애기앉은부채

△ 애기앉은부채

△ 애기앉은부채

사람들의 발길에 밟혀 부서지고 깨어진 모습이 ...

 

다음은 보너스샷입니다.

△ 이삭여뀌

△ 이삭여뀌

꽃이 깨알처럼 작지만, 확대해 보면 매우 앙징맞은 모습으로 예쁘다는 것을 알 수 있지요. 진홍색 꽃잎도 색감이 환상이군요.

△ (버섯종류)

△ (버섯종류)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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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디풀과의 여뀌속 집안도 만만찮게 다양하고 복잡한데 이 흰꽃여뀌(Persicaria japonica)는 꽃이 유난히 커서 비교적 구별하기가 쉬운 편입니다. 연꽃이 거의 져 가는 저수지 둘레를 따라 흰 소금을 뿌린 듯 넓게 펴져 대가족으로 자라고 있었는데 집에 와 대형 화면으로 보니 뷰파인더로 보던 것보다 더 예쁘군요. 이럴 줄 알았다면 더 신경써서 담아 왔을 것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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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랑어리연꽃

     작년 제법 볼 만한 군락으로 피어났던 노랑어리연꽃 서식지를 가 보니 최근의 하천 정비공사로 대부분의 풀들이 거의 다 없어지고 노랑어리연꽃은 가까스로 살아남은 몇 개체만 겨우 명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 노랑어리연꽃

     작년에는 이랬는데 ...


△ 노랑어리연꽃

     안타깝긴 하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지요. 다행히도 노랑어리연꽃이 번식이 잘 되는 품종이니 내년엔 말끔이 정비된 강에서 터전을 잘 잡아 안정적으로 군락을 유지했으면 합니다.


▲ 노랑어리연꽃

     서식 범위가 제법 넓었는데, 이 교각 아래 몇 개체 말고는 거의 사라졌네요. 생존한 위 세 송이로 다시 출발하여 머지 않아 대가족으로 크게 번성하겠지요.


♧♧♧


△ 어리연꽃

     다음은 근교의 어리연꽃 서식지입니다. 여긴 처음 간 곳이라 예전 상황이 어땠는지는 모르겠으나, 오랜 여름 가뭄에 많이 지친 모습이 역력합니다.


△ 어리연꽃

     흐름이 매우 느린 잔잔한 저수지여서 생육 환경 자체는 나쁘지 않아 보이지만 역시 최근 혹독했던 기후 탓인지 꽃도 많이 빈약하고 잎도 왜소한데다가 병해를 입은 듯 쭈글거리고 광택이 별로 없군요..


△ 어리연꽃

     어쩌면 우리가 너무 늦은 시기에 이 곳을 찾아서인지도 모르겠습니다.


▲ 어리연꽃

     수심이 얕아 보여서 바짓가랭이를 여미고 맨발로 저수지 가운데로 들어가 보았습니다. 물 속으로 비치는 저수지 바닥이 거북등 모양으로 쩍쩍 갈라진 것이, 최근 비가 오기 직전까지 바닥이 바싹 말라붙었던 상태였다는 것 알 수 있었습니다.


▲ 어리연꽃

     그런 팍팍한 조건에서도 이 정도로 살아 남아 끝끝내 꽃을 피우고 씨앗을 남기는건 참으로 대단한 닐이 아닐 수 없군요.


▲ 어리연꽃

     어리연꽃(Nymphoides indica)이나 노랑어리연꽃(Nymphoides peltata)은 '연꽃'이라는 이름이 붙긴 했지만 연꽃과는 완전히 다른 종입니다.


△ 어리연꽃

     연꽃(Nelumbo nucifera), 수련(Nymphaea tetragona) 등은 수련과(Nymphaeaceae) 소속인 반면 어리연꽃, 노랑어리연꽃은 조름나물과(Menyanthaceae)에 속해 있어 한 핏줄이 아니지요.


▲ 어리연꽃

     어리연꽃 역시 올핸 서식지 확인에 의미를 둘 수 있겠고, 내년이 기대됩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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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연꽃 등

2018.08.28 22:47 from 야생화



     해다마 들르던 경북 경산의 가시연꽃 서식지가 오랜 가뭄 끝에 완전히 말라붙어 황무지처럼 변한 것을 진즉에 목격했던 터라 올해 가시연꽃은 그냥 넘어가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으나, 근교의 작은 저수지라도 가서 목마름을 해소해 보기로 했습니다.

▲ 가시연꽃

     찾아간 그 저수지도 반갑잖은 손님, 마름이라는 녀석이 왕성한 세력으로 저수지 수면의 대부분을 점령하는 바람에 가시연은 기세를 펴지 못했고, 빽빽하게 퍼진 마름의 틈새에 간신히 비비고 올라와 겨우 명맥을 유지하는 정도였습니다.


▲ 가시연꽃

     게다가 시기마저 많이 일러 재대로 핀 녀석은 달랑 저것 하나 뿐. 



△ 가시연꽃

     그래도 이 살벌한 더위와 조폭같은 마름 패거리의 등쌀에도 저만큼이라도 피워 냈으니 대견하고 고맙다는 생각이 앞섭니다.


△ 가시연꽃

    어쨌건 이 녀석 덕분에 헛걸음은 면했습니다. 다음은 저수지 주변을 설렁설렁 둘러보면서 눈에 보이는 대로 가볍게 주워 담아 본 것들입니다.

 

△ 상사화

△ 상사화

▲ 상사화

▲ 상사화

△ 상사화

△ 흰닭의장풀

△ 흰닭의장풀

△ 석잠풀

△ 박주가리(자주꽃)

▲ 박주가리(흰꽃)

△ 메꽃

△ 메꽃

△ 능소화

△ 털여뀌

△ 참싸리

▲ 하늘타리

▲ 하늘타리

▲ 미국실새삼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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털백령풀을 찾아서

2018.08.27 12:22 from 야생화

     계획에 들어 있지 않던 뜻밖의 장소를 다녀왔습니다. 제게 가끔 꽃소식을 들려 주시던 분과의 인연으로. 그 분이 아시던 꽃객의 탐방길에 얼떨결로 염치불구 편승하여 동행하게 된 것입니다. 동행한 분은 알고 보니 나와 같은 아파드 단지 내에 거주하시는 이웃 주민이군요. 덕분에 경북지방의 깊은 산골로 달려가 털백령풀, 홍도까치수염 등 생전 처음 보는 식물 몇 종을 친견하는 기쁨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초대해 주시고 직접 운전까지 해 주신 L님께 감사드립니다.


▲ 개잠자리난초

     목적지에 주차한 후 산으로 이동하는 도중 털백령풀이 발 아래 풀섶 사이로 보였지만, 나중에 담기로 하고 가장 먼저 찾아간 곳은 산 중턱의 습지입니다. 이 곳에도 습지에서 만날 수 있는 식물은 거의 다 볼 수 있네요. 처음으로 눈에 들어온 것은 개잠자리난초입니다.


▲ 개잠자리난초

     언뜻 보았을 땐 잠자리난초인 줄 알았으나 자세히 보니 개잠자리난초입니다. 거(距:꿀샘)가 짧고 뭉툭하며 날개 형상의 옆꽃받침조각이 옆으로가 아닌 뒤로 완전히 젖혀져 있어서 다이빙선수가 팔을 뒤로 뻗어 다이빙대 아래로 몸을 던질 준비를 하듯 날렵해 보이는 것이 가장 큰 특징입니다. 덕분에 개잠자리난초와 생애 첫 대면하는 기쁨을!


△ 잠자리난초 (2015, 동대산)

     위 사진은 동대산에서 담은 잠자리난초인데, 꿀샘이 개잠자리난초보다 2~3배 더 길며 끝이 뭉툭하지 않고 날씬한 느낌이죠. 옆꽃받침조각 역시 양 옆으로 날개처럼 활짝 펼친 형상을 하고 있는데, 마치 영화 타이타닉에서 두 주인공(L. 디카프리오, K. 윈슬렛)이 뱃머리에 서서 양 팔을 벌려 갈매기의 비행을 흉내내는 유명한 장면이 연상됩니다.

     잠자리난초의 학명은 Habenaria linearifolia Maxim. 입니다. 종소명으로 쓰인 라틴어 "linearfolia"는 일직선(linear) + 잎(folia = leaf)의 결합어인데 이건 옆꽃받침조각이 양팔을 벌린듯 일직선인데서 온 것으로 보입니다. 반면 개잠자리난초 Habenaria cruciformis Ohwi의 종소명 "cruciformis"는 십자(十字)라는 뜻의 crux(=cross)와 형태, 모양이라는 뜻의 forma(=form)가 결합된 것인데, 꽃 아래 꿀샘이 십자(十) 형상임에서 온 것이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 이삭귀개

     이 곳도 올해 극심했던 여름 가뭄을 피하지 못한듯 여기가 정말 습지가 맞나 싶을 정도로 바싹 말라가고 있었는데, 저런 싱싱한 이삭귀개가 진퍼리새 수풀 속에서 많이 관찰되더군요. 가뭄만 아니었다면 더 많은 개체를 볼 수 있었을 것입니다.

 

▲ 땅귀개

     땅귀개는 동대 습지에 비해 키가 크고 제법 튼튼하여 사진으로 담기가 한결 낫습니다.


▲ 땅귀개


     이삭귀개나 땅귀개 등은 식충식물이지만 끈끈이주걱과는 달리 벌레잡이 매카니즘이 지상부에 있지 않고 뿌리에 달린 포충낭으로 땅 속의 작은 곤충이나 미생물을 포집하여 먹고 삽니다. 

     습지 탐방을 마치고 솔체꽃을 만나기 위하여 정상부로 이동합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솔체꽃은 상태가 그리 좋지 않습니다. 예년에 비해 개체가 몹시 빈약한 상태인데다 아직 개화 초기여서 서식 확인 그 자체에 의미를 두어야겠습니다.

 

△ 솔체꽃 

     저 멀리 낙동강과, 낙동강을 끼고 있는 들판이 시원하게 조망되는 곳이어서, 솔체꽃이 조금만 더 풍성해진다면 상당히 멋진 그림이 나올 것 같군요. 하늘 저 편으로 붉은 황혼이 드리워진다면 금상첨화겠죠?


▲ 솔체꽃 

     봉오리가 열리기 전, 갓난아기의 머리에서 머리카락이 돋아나듯 한 다발의 수술이 먼저 올라오고 있습니다. 저 깨끗한 보랏빛 색감이 참으로 좋지 않나요? 한 가지 다행인 것은, 자라고 있는 어린 솔체의 싹이 땅바닥에 많이 보인다는 것입니다. 기후 조건이 좋아지고 이 어린 싹들이 잘 성장하여 군락을 이룬다면 금세 이 곳의 명물이 될 것 같군요.


△ 털백령풀

     이 털백령풀 뿐 아니라 원종인 백령풀 및 큰백령풀은 모두 미국에서 들어온 귀화식물로 분류되고 있습니다. 국생정에 의하면 털백령풀은 백령도에 서식하는 것으로 돼 있는데, 어인 연유로 그 멀고먼 서해의 작은 섬을 벗어나 경북땅의 이 깊은 첩첩산중까지 와서 자리를 잡았을까요?


△ 털백령풀


△ 털백령풀


△ 털백령풀


▲ 털백령풀


△ 털백령풀


△ 털백령풀


△ 홍도까치수염

     이 곳 탐방은 출발 전날 저녁무렵에야 갑작스럽게 결정된 것이어서 이 지역에 자생하는 식물 정보를 제대로 챙겨 보지 못했는데, 이 홍도까치수염은 생각지 못했던 특별한 선물처럼 다가왔습니다. 일행이 홍도까치수염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을 듣고서야 존재를 알게되었고, 그 일행의 눈썰미 덕분에 자칫 그냥 지나칠 뻔했던 이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 홍도까치수염

     홍도까치수염은 사진상으로도 한 번도 본 적이 없어 까치수염이나, 큰까치수염과 비슷하겠거니 생각했는데, 실물은 많이 다르군요. 같은 앵초과 식물이니 태생적으로 유사한 모습을 공유하지만 하나하나 뜯어 보면 꽃대, 꽃잎, 꽃차례등 모든 것이 닮은 듯 많이 다릅니다.

  

▲ 홍도까치수염

     옆 모습도 예쁘지만 바로 위에서 본 모습도 매우 아름답습니다. 나중 알고보니 예전엔 상당히 많은 개체가 서식하여 제법 풍성했는데 올해는 많이 빈약하다고 합니다. 다 폭염과 가뭄 탓이겠죠? 내년엔 예년의 풍성함을 되찾을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 대나물

     홍도까치수염과 이웃해 있던 대나물입니다. 담벼락 옆 작은 꽃밭이나 사방(沙防)공사를 한 절개지에서 흔히 보는 분홍색 끈끈이대나물은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지만 원종이라 할 수 있는 대나물은, 적어도 내가 사는 지역에선 만나기가 힘든 종입니다.

 

▲ 대나물

 

△ 대나물

     가까이 다가가서 자세히 보면 살짝 분홍빛을 머금은 꽃잎과, 꽃잎의 굴곡을 따라 가늘고 길게 벋어나온 10개의 가느다란 수술이 참으로 매력적입니다. 어린 식물은 나물로 무쳐 먹고 땅 속 굵은 뿌리는 은시호(銀柴胡)라고 하여 약으로 쓴다고 하는군요.


△ 애기풀

     애기풀이 커서 이렇게 변하는 줄은 몰랐습니다. 아, 이만큼 컸으니 더 이상 애기풀이 아니라 이제 어른풀인가요?


▲ 큰벼룩아재비

     꽃이 깨알처럼 너무 작아서 사진으로 담기가 결코 만만치 않은 아이들입니다. 


▲ 산호랑나비의 애벌레

     습지에서 만난 산호랑나비의 애벌레입니다. 녹, 황, 흑의 조화와 패턴이 참으로 아름답지 않나요? '벌레'라는 편견을 버리고 보면 이렇게 또 다른 세계에 눈을 뜰 수 있습니다.


▲ 산호랑나비

     위 애벌레가 우화하면 이런 우아한 모습으로 탈바꿈합니다. 장차 나비가 되어 내보일 모습을 이미 애벌레 시절부터 어느 정도 예고하고 있죠? 


 팀

     함께 해 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왼편이 호스팅을 해 주신 L님이고 오른편에 계신 분은 죄송하게도 성함을 기억하지 못합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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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습지 탐방

2018.08.26 21:13 from 야생화

     동네 습지에서 만날 수 있는 식물들을 모아 보았습니다. 집과 지근거리에 이런 습지가 있어 계절마다 피고 지는 다양한 습지식물들을 만날 수 있는것은 아무나 누릴 수 없는 일종의 특권같은 것이 아닐까요?


△ 끈끈이주걱

     오랫동안 끈끈이주걱을 보아 왔지만, 꽃이 활짝 핀 모습은 올해가 처음입니다.

 

△ 끈끈이주걱

     끈끈이주걱은 개화 습성이 매우 까다로은 편에 속합니다. 아침 9~10시쯤 피었다가 오후 1시경이 넘으면 일제히 꽃을 닫아버리는 걸 이번에야 확실히 알게되었습니다.


△ 끈끈이주걱

     그나마 날씨에 극히 예민하여 햇빛이 없는 흐린날이나 비오는 날엔 아예 입을 굳게 닫아버린 채 절대 속살을 보여주지 않는 매우 꾀까다로운 녀석들입니다. 

 

△ 끈끈이주걱

     날씨와 시각을 잘 맞추어 그들의 세계로 들어가 보면, 순백의 앙증스러운 자그만한 수많은 꽃들을 밤하늘의 별처럼 뿌려놓은 모습에서 절로 탄성이 나오죠.


△ 끈끈이주걱

     크기가 워낙 작아서 매크로 렌즈로 바짝 들이대어야 제대로 담을 수 있습니다. 


△ 끈끈이주걱

     이 사진은 니콘의 60mm 매크로 렌즈를 최소작업거리까지 디밀고 찍었습니다. 콩알 크기보다 훨씬 작은 녀석들이지만 꽃이 갖춰야 할 모든 것을 빠짐없이 완벽하게 갖추었을 뿐만 아니라 고운 자태까지 겸비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 끈끈이주걱

     송이꽃차례(총상화서)를 형성하는 꽃대에 봉오리가 차례로 달려 있는데 아래에서 위쪽 방향으로 순차적으로 핍니다. 위 사진에서 보듯 현재 개화한 꽃의 아랫부분은 이미 꽃이 떨어져 씨방을 맺고 있고, 그 위에는 여러 개의 봉오리가 필 순서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 끈끈이주걱

     이렇게 살짝 홍조를 띄고 있는 개체도 드물게 보입니다.


△ 끈끈이주걱

     어쩌면 이 녀석의 아이덴티티는 꽃보다도 오히려 벌레잡이 끈끈이로 잔뜩 무장하고 있는 잎에 있는 것 같습니다. 


△ 끈끈이주걱

     꽃도 꽃이지만, 꽃을 피우기 전 영양분 축적을 위하여 왕성한 먹이활동을 하는 시기의 잎도 꽃 못지 않게 아름다와 사람들의 눈길을 끌기에 충분하지요. 붉은 돌기가 촘촘하게 달린 주걱모양의 잎, 그 돌기마다 아침 이슬처럼 영롱한 끈끈이액이 방울방울 매달린 모습을 가만히 들여다 보고 있으면 보면 참으로 황홀할 지경입니다. 먹이가 되는 작은 곤충들에겐 바로 황천길로 연결되는 지옥과 같은 곳이겠지만요.


▲ 끈끈이주걱

     짤박하게 고인 물에 비친 햇빛의 반영이 멋진 빛망울을 만들어 주고 있군요^^


△ 잠자리난초

     올해는 잠자리난초가 풍년입니다.


△ 잠자리난초

     빗물에 샤워를 하고 나니 더욱 청초해 보이는군요.



그 곳에 가면 가족처럼 함께 어우러져 사는 식물들을 아래에 나열해 봅니다.


△ 벗풀


△ 이삭귀개


△ 이삭귀개


△ 땅귀개


△ 흰개수염


△ 좀네모골


△ 좀네모골


△ 거문도닥나무


△ 거문도닥나무


△ 기장대풀


△ 기장대풀


△ 기장대풀




△ 좀고추나물


△ 좀고추나물


△ 개미탑


△ 작은주홍부전나비


△ 타래난초


(습지 탐방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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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초 올해 여름 꽃 트레킹 대상지로 가지산, 설악산과 가야산행을 계획하였습니다. 가지산은 예정대로 다녀왔고, 설악산은 바람꽃이 절정인 7월 3~4주쯤을 잡았으나 올해 여름의 그 대책없는 무더위로 차일피일 머뭇거리는 사이 시기가 늦어버렸습니다. 대신 가야산은 적절한 때에 잘 다녀왔지요. 특히 이번 트레킹엔 이 방면 절정의 공력 보유자이신 N님의 가이드(?)를 받아 미처 몰랐던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어서 더욱 뜻깊은 기회가 되었습니다.

 

     찜통더위를 피하기 위하여 어둠을 뚫고 새벽 일찍 산행을 시작, 칠불봉에 도착하니 일출이 시작됩니다. 엷은 운무가 광범위하게 퍼져 제대로 된 일출경도, 제대로 된 구름바다도 연출되지 않았지만 역시 해 뜨는 산정의 새벽은 황홀합니다. 사진에 찍힌 분은 다른 팀의 모르는 사람이며, 이 사진은 다소 과도한 보정이 들어갔음을 밝힙니다.


     칠불봉(七佛峰:1432m)에 서서 서쪽 방향을 바라본 풍경입니다. 오른쪽 위에 보이는 거대한 바위는 우두봉(牛頭峰:1430m)인데 상왕봉(上王峰)으로도 불리고 있습니다. 칠불봉보다 2m 낮음에도 불구하고 가야산의 실질적 상봉(上峰) 으로 대접받고 있는 것이지요. 아마도 우뚝 솟은 형상이 사뭇 올올(兀兀)하고 그 정상부가 매우 널찍하여 많은 衆人들을 품을 수 있는 위엄이 있어 그런 것 아닐까요?


     가야산 산신령께서 조화를 부려 멋진 운해를 보여주시지 않을까 하는 작은 기대도 있었지만, 종내 그럴 기미가 보이지 않아 이제 본격적인 탐화에 들어가기로 합니다.

 

▲ 네귀쓴풀

     국생정 정명 기준 우리나라엔 9종의 쓴풀속이 자생하고 있습니다. 그 중 네귀쓴풀은 높은 지대에만 서식하고 있어 한 바가지의 땀을 조공하지 않으면 만날 수 없는 종이죠.

     

▲ 네귀쓴풀

     설악산 대청봉 근처의 네귀쓴풀이 제가 만난 가장 큰 군락이었습니다마는 이 곳도 꽤 넓은 군집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꽃들이 흰색을 유지하고 있지만 초가을 무렵이면 소박하지만 제법 화사한 분홍으로 물들어 또다른 모습을 보여줄 겁니다.


△ 네귀쓴풀

     네귀쓴풀의 아름다움은 코발트색 유약을 점점이 찍어 정성껏 찍어 구워 낸 청화백자같은 네 장의 꽃잎에 있다고 할 것입니다. 


▲ 네귀쓴풀

     암술을 중심으로 네 장의 꽃잎과 네 개의 수술, 그리고 봉오리를 받들고 있는 네 장의 꽃받침이 완벽한 기하학적 조형을 이루고 있음을 알 수 있지요. 무신론자인 내가 이럴 땐 잠시라도 신의 존재에 대한 가능성을 생각해 보는 순간이기도 합니다. 꽃잎을 자세히 살펴 보면 와이셔츠 단추구멍같은 작은 홈이 파져 있는데 이것이 꼭 귓구멍처럼 보여 네귀쓴풀이라는 이름을 얻었을 것입니다.


△ 네귀쓴풀

     도공(陶工)이 쓴풀을 빚어 도자기 가마에 넣기 전에 코발트 유약 바르는 것을 깜박 잊었는지 이렇게 점이 없는 무지 꽃도 더러 보이는군요.


▲ 백리향

     다음은 이 시기 가야산을 대표하는 백리향(百里香)입니다. 과연 그 이름처럼 아름다운 향기가 온 산자락에 은은하게 배어 있습니다.

 

△ 백리향

     올핸 백리향에 관한 한 매우 때를 잘 맞추어 온 듯합니다. 이제 막 만개하는 시점이라 시든 꽃을 거의 찾을 수 없을 정도로 모든 꽃부리들이 싱싱함을 뽐내고 있었습니다.


△ 백리향

     국생정 도감정보에 의하면, 백리향은 높은 산의 바위 위, 특히 석회암 지대, 사문암 지대, 안산암 지대에 나는데 양지나 음지를 가리지 않고 잘 자라며 평지에서도 강한 번식력이 있어 옆으로 퍼져 나가는 속도가 빠르고 내한력도 강하다고 합니다. 다행히 멸종의 위기를 맞을 일은 없을 듯하군요. 누군가가 의도적으로 남채를 하지만 않는다면요.


△ 백리향

     꽃과 전초(全草)에 '타이몰(Thymol)', 'P-싸이민 피닌(P-Cymene Pinene)', '리날룰(Linalool)' 등의 성분이 함유되어 백리향 특유의 향기를 내뿜는다고 합니다. 살랑이는 바람결을 따라 산자락을 감돌던 그 은은한 향기는 사진에 담을 수 없으니 이보다 더 안타까운 일이 어디 있을까요? 


△ 백리향

   사진에는 잘 보이지 않지만, 바위채송화, 솔나리, 원추리 등등이 한데 어우러져 장관을 이루는 풍광은 여기까지 올라오느라 흘린 땀과 수고를 대수롭지 않은 것으로 만들어버리는 것 같습니다.

   

△ 백리향

꽃은 싱싱, 향기는 상큼.


▲ 백리향

     이렇게 바짝 들이대어 꽃송이 하나하나를 들여다 봐도 참으로 아름답습니다. 새벽 이슬까지 머금으니 상큼 발랄함이 두 배가 되는군요.


△ 솔나리

     작년 탐방 땐 시기가 너무 늦어 거의 지고 있던 솔나리만 남았던 터라 아쉬움이 많았는데, 올해도 조금 늦긴 했지만 상당히 많은 규모의 솔나리들과 조우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위의 아이들은 오늘 아침에 봉오리를 갓 벌린 듯 색깔도 상당히 진하고 더할 수 없이 싱싱한 모습입니다.

 

△ 솔나리

     숲을 조금만 헤치고 들어가면 숨어있는 이런 솔나리 가족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 솔나리

     개활지에 살던 솔나리는 여름 볕을 잘 받아서인지 수분을 일찌감치 끝내고 이제 시들고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 솔나리

     원추리(각시원추리?)와 가족처럼 어울려 사는 모습도 이 곳 아니면 보기 어려운 장면일 것입니다.

 

△ 솔나리

     이제부터 말이 필요 없는 솔나리 몇 송이를 감상하시겠습니다. ^^


△ 솔나리


△ 솔나리


△ 솔나리


△ 솔나리


△ 솔나리


△ 솔나리


△ 솔나리


▲ 구름송이풀

     N 님의 안내로 처음 친견한 구름송이풀입니다. 백리향이나 솔나리 등과는 개화 시기가 달라 꽃 핀 모습은 보지 못하였는데, 줄기와 잎, 장차 꽃이 될 봉오리에서 범상치 않은 오오라(Aura)가 풍겨 나오는 듯하지 않나요?


▲ 난장이바위솔

     이 아이들도 역시 아직은 때가 아닌 것 같습니다. 이윽고 개화 신호가 와서 저 작은 봉오리들이 앞다투어 봉오리를 톡톡 터뜨리는 그 은밀한 소리야말로 우주가 열리는 그 소리일 것입니다.


▲ 끈적쥐꼬리풀

     높은 산에만 서식한다는 끈적쥐꼬리풀입니다. 사실 N님의 가르침이 아니었다면 그저 자주꿩의다리 주변에서 아무렇게나 자라는 잡초로 생각했을 것입니다. 작은 풀 하나하나에도 차별 없는 애정을 기울이는 N님의 모습에서 난 아직 갈 길이 멀다는 것을 새삼 느낍니다.


△ 가야산잔대

     아쉽게도 거의 지고 있었습니다. 그나마 가장 온전한 모델을 어렵사리 섭외하여 담아봅니다.


△ 긴산꼬리풀

     이보다 더 럭셔리한 곳에 자라잡은 긴산꼬리풀이 또 있을까요? 산꼬리풀 집안의 금수저?


△ 곰취

좀 더 잘 담을껄 ...


△ 쑥부쟁이


△ 둥근이질풀


△ 산오이풀

     잎 결각 끝에 방울방울 매달린 물방울은 이슬이 아닙니다. 밤새 흡수한 수분이 포화된 것을 스스로 방출하는 소위 '일액(溢液)현상'인데, 이른 아침에 이런 현상을 관찰할 수 있습니다.


▲ 둥근이질풀


▲ 흰여로

이 곳엔 흰여로가 대세입니다.


▲ 개회향

     이 개회향을 만나기 전까지는 고본과 개화향을 구분할 자신이 없었습니다. 얘를 보고 나서는 더 이상 헛갈리는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고본에 비해 개회향이 훨씬 더 가녀리고 섬세한 느낌이 납니다.

 

▲ 자주꿩의다리

     무성한 산오이풀을 뚫고 고개를 내민 자주꿩의다리 ... 흔한 자주꿩의다리가 이렇게 예쁜 줄은 몰랐어요.

 

▲ 산꿩의다리

   

△ 신원 미상의 버섯

하도 맛있어 보여 담았습니다.

 

▲ 물꽈리아재비

     하산길 물길 옆 축축한 흙땅에 자라는 물꽈리아재비입니다. N님의 설명과 안내가 아니었다면 못보고 지나쳤을것입니다. 그리 쉽게 만날 수 있는 아이들이 아닙니다.


▲ 물꽈리아재비

참 잘 찍었죠? 이 작은 녀석을.


▲ 물꽈리아재비

위엣것보다 더 잘찍었군요^^


너무 울어서

텅 비어버렸나

이 매미 허물은

 -바쇼(芭蕉) -


△ 참반디

꽃이 저리 작을줄 몰랐네


△ 영아자

     아직 덜 핀 영아자를 끝으로 올해 여름 가야산 야생화 트레킹은 막을 내립니다. 혹시나 점박이구름병아리난초를 만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있었지만 끝끝내 우리 눈 앞에 나타나 주지 않았던 것은 작은 아쉬움이었습니다.

     산행 가이드와 들꽃 해설을 해 주신 N님, 직접 만드신 무환자나무 염주와 무환자나무 천연비누를 선물해 주신 C님, 그리고 그 날 함깨 했던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해드립니다.


- 가야산 야생화 트레킹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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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여름은 유난히 뜨겁습니다. 전국적으로 혹은 세계적으로 연일 들려오는 사상 최고의 폭염 소식이 아니더라도 내 몸으로 직접 느끼는 더위의 정도는 확실히 여느 여름과는 좀 다른 것 같습니다. 하지만 뜨겁지 않은 여름이 어디 있겠습니까? 그런 게 있다면 여름이 아니겠지요. 작렬하는 태양의 기운을 받아 한창 피고 있을 그 곳의 여름 꽃이 그리워 새벽 일찍 행장 꾸려 메고 길을 나섰습니다. 2.5리터의 마실 물과 함께 말이죠.


     오랜 가뭄과 지속적인 폭염에 이 곳의 생태계가 좀 피폐하지 않았을까 하는 걱정과는 달리 숲 속은 아주 건강합니다. 며칠 전에 내렸던 단비 덕분인지도 모르겠군요. 맨 먼저 비비추가 우리를 반깁니다.


     이어서 등로 복판의 돌덩이 아래 다소곳하게 숨어있던 참바위취도 만납니다. 주로 물기 축축한 바위에 붙어 사는 녀석들인데 어찌하여 이 메마른 곳에 자리하였을까요? 


     6부 능선쯤부터 솔나리가 눈에 띄기 시작합니다.


     가녀린 꽃대에 비해 그 끝에 매달린 꽃송이가 다소 버거운지 살랑이는 미풍에 잠시도 멈추질 않고 고개를 하늘하늘 흔들고 있습니다.


     동자꽃도 큰 군락은 아니지만 등로 좌우 수풀 여기저기서 심심찮게 만날 수 있습니다. 


     정상부에 다다르니 제법 풍성한 개체도 눈에 들어옵니다. 작년에는 이렇게 한 꽃대에서 많은 봉오리가 달린 걸 보기 어려웠는데, 올해는 해걸이 싸이클상 대박년에 해당하는 모양입니다.


     지금껏 말로만 듣던 흰색 솔나리와의 만남도 마침내 이루어졌습니다. 흰 꽃판에 붉은 주근깨를 점점이 뿌려 놓은 모양이 하도 예뻐 사진 찍을 생각도 잊고 한동안 멍하니 쳐다보았지요.


     이렇게 나란히 서서 서로 미모경쟁을 하는 애들도 있고요.


     둘 다 예쁩니다^^


     개체 수가 많아져서 이런 단체 사진도 찍을 수 있었습니다.


     가지산 정상이 보이는 숲 속에 다소곳이 숨은 아이들도 있고,


    정상 바로 아래 등로 목 좋은 곳에 자리잡고 앉아 날 좀 봐 달라며 산객들의 눈길을 유혹하는 이 아이들에게 폰카든 큰 카메라건 한 번이라도 들이대지 않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솔나리에 혹하여 이 싱싱한 원추리를 놓치면 안되겠죠? 국가생물종지식정보시스템에 '원추리'를 검색하면 무려 143종이나 나옵니다. 그 중 자생종은 8가지 뿐인데, 나머지는 개량되어 원예종으로 재배되는 것들입니다. 개량종이 135종이나 된다는 것은 그만큼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는 특별한 종이라는 증거가 되겠죠?

     한 가지 놀란 것은 '원추리'는 재배종으로 분류되어 있다는 사실입니다. 자생종은 골잎원추리, 각시원추리, 백운산원추리, 노랑원추리, 큰원추리, 애기원추리, 태안원추리, 홍도원추리 등 8종입니다. 따라서 산행 중 마주치는 원추리는 '원추리'가 아니라 이 8가지 중 하나로 이름을 불러야 마땅하겠죠. 

     그럼 위 사진에 보이는 원추리는 무슨종일까요? 지명이 붙은 백운산, 태안, 홍도원추리와 형태나 색이 확연히 구분되는 노랑, 애기원추리를 제외하면 골잎원추리, 각시원추리, 큰원추리가 남는데, 이 날 산에서 보았던 이 원추리의 기억만으로는 도감과 비교하여 판단을 내리기가 어렵군요. 일단 추후 해결해야 할 숙제로 남겨둡니다.


     돌바늘꽃 - 딱 1포기 만났습니다.


     고개를 들면 미세먼지 없는 파란 하늘에 문득 가을의 기운마저 느낍니다. 


     하산길, 등로를 조금 벗어난 곳에 무더기로 서식하는 참바위취 군락에서 한참 놀았습니다. 참바위취는 오직 국내에만 자생하는 특산식물이라는군요.



     6부 능선쯤에서 만난 털이슬 종류의 식물입니다. 국생정에는 모두 7종의 털이슬속 식물이 등재되어 있는데, 털이슬, 말털이슬, 쇠털이슬, 푸른말털이슬, 개털이슬, 쥐털이슬, 붉은털이슬이 그것입니다. 접두어로 쥐, 소, 개, 말 등 12지에 해당되는 동물들이 등장하는것이 재미있습니다. 

     위 사진 속의 녀석은 도대체 무슨 털이슬일까요? 일단 털이슬, 쥐털이슬, 개털이슬은 아닌게 확실합니다. 꽃/꽃받침의 색깔이나 형태상 말털이슬 및 푸른말털이슬은 아닌 것 같고, 그렇다면 쇠털이슬과 붉은털이슬이 남는데, 국생정의 도감 정보를 아무리 읽어도 딱 저 사진상의 털이슬에 부합하는 설명을 없군요. 그 중 '잎자루 및 분지 지점이 붉다'는 단서 하나만으로 일단 '붉은털이슬'로 불러주기로 합니다.


붉은털이슬?


     2018 가지산 야생화트레킹은 여기까지입니다. 위에서 게재되지 않은 종 외 만나 보았던 꽃들을 기억나는 대로 나열해 보면 대략 다음과 같습니다. 

     (새)며느리밥풀꽃, 산수국, 큰뱀무, 짚신나물, 말나리, 산짚신나물, 물레나물, 자주꿩의다리, 층층이꽃, 돌양지꽃, 갈매기난초, 구름패랭이꽃, 모시대, 미역줄나무, 붉은여로, 참취, 긴산꼬리풀, 기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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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마다 장마철이면 무덥고 축축하고 컴컴하고 모기떼 득실대는 대숲에 등불을 밝히듯 요정처럼 나타나는 진객이 있습니다. 바로 망태말뚝버섯입니다. 올해도 다녀왔습니다. 운칠기삼(運七技三)이라고 할까요, 장마철이라고 항상 이들을 볼 수 있는 것도 아니어서 서너 번 방문해서 몇 번 실패한 끝에 겨우 몇 송이 모셔왔지요. 

     그런데 해마다 이들을 사진으로 담으면서도 정명(正名)이 '흰망태버섯'이 아니라는 것은 전혀 생각지 못하였습니다. 사진 정리 후, 제가 자주 가는 야생화 게시판에 올리기 직전 습관처럼 국가표준버섯목록 사이트에 접속하여 검색해 보니 뜻밖에도 검색이 되지 않습니다. 검색어를 '망태'로 바꾸어 입력하니 비로소 4가지의 버섯 種이 나옵니다. 그렇습니다. 지금껏 '흰망태버섯'으로 잘못 알고 있었던 이녀석의 정명은 '망태말뚝버섯'이었던 것입니다. 남들이 지금껏 '흰망태버섯'이라 불렀으니 아무 의심 없이 그게 제대로 된 이름인 줄 알고 있었어요.

     망태말뚝버섯(Phallus indusiatus Vent.)은 현행 분류학상 말뚝버섯科(Phallaceae) 말뚝버섯屬(Phallus)에 들어갑니다. 야생화 사이트를 검색하면 이 버섯은 대부분 '흰망태버섯'이라는 이름으로 올라와 있고, '망태말뚝버섯'이라는 정명은 극히 최근부터 등장하는 것으로 보아 정명이 근자에 바뀐 모양입니다. 사실 정명이 바뀐 이면에는 이 버섯의 속(屬)을 망태버섯속(Dictyophora)에서 말뚝버섯속(Phallus)으로 정정하면서 발생한 일로 추정됩니다. 한 가지 의아한 것은 노랑망태버섯<Phallus luteus (Liou & L. Hwang) T. Kasuya>은 같은 말뚝버섯屬인데도 국명을 그대로 두어 망태버섯屬으로 오해할 소지를 남겨둔 것입니다. 더구나 국가버섯표준목록엔 이명(異名)에 대한 정보도 제공하지 않아 저같은 어린 백성들은 상당히 혼란스럽군요.

     영문 위키피디아를 검색(<=클릭)해 보니 의문이 조금 해소되는 것 같습니다. 이 사이트에 따르면, 이 버섯을 처음 보고한 사람은 프랑스의 박물학자 방뜨나(Etienne P. Ventenat)였고, 이후 망태버섯屬(Dictyophora)이라는 새로운 속명을 만들어 여기에 넣었습니다.  그 이후 유사종, 근연종이 잇따라 발견되어 분류상의 혼란을 겪으면서 학명이 몇 번 바뀐 끝에 2008년에 와서야 비로소 말뚝버섯속(Phallus)으로 공식 정리된 모양입니다. 국가표준버섯목록상 정명의 변경도 이를 따른 것으로 보입니다. (확실치 않은 제 의견일 뿐입니다)

     속명 Phallus 는 후기 라틴어 'phallus'에서 왔고 이는 고대 그리스어 'φαλλ?? ?(phallos?)'에서 유래하였는데, 남성의 성기, 특히 발기한 남근을 의미합니다. (A penis, especially when erect.) 실제로 대나무 낙엽을 뚫고 돋아나는 이 버섯대를 보았다면 바로 이해가 될겁니다.

     종소명(種小名)으로 쓰인 라틴어 형용사 indūsǐātus는 '속옷을 입은 ~'이라는 뜻이 있습니다. 이는 망사로 된 여성의 흰 속치마를 연상해서겠죠. 조선 성리학의 오랜 영향(?)을 받아 외국 학자들에 비해 훨씬 점잖은 우리 학자들은 남근이니 고쟁이니 하는 그런 상스럽고 민망한 이름보다도 말뚝과 망태라는 무난한 이름을 각각 붙였을겁니다.

     이 버섯 주위로 접근하면 다소 고약한 냄새가 코를 찌릅니다. 이 악취는 버섯 머리(갓)의 녹갈색 점액질에서 풍기는 것인데, 이는 포자를 먹으러 날아드는 곤충들을 내쫓기 위한 것이라고 합니다. 일부 블로그에 보면 고약한 냄새를 풍겨 곤충을 유인하여 포자를 퍼뜨리는 매개로 삼는다고 하는데 이는 잘못된 견해로 보입니다. 공중에 포자(홀씨)를 퍼뜨려 번식을 하는 버섯이 매개곤충을 불러들일 이유가 없지요. 

     이 버섯은 식용이 가능한 모양인데, 통째로 채취하여 갓에 붙은 점액질을 제거한 후 말려 쓴다는군요. 중국에는 최고급 닭고기탕 요리에, 태국에선 '똠 위어 파이'라는 죽순 수프(ต้มเยื่อไผ่, Tom Yuea Phai)에 들어가는 귀한 식재료라고 합니다. 무슨 맛일지 심히 궁금하지만, 저걸 채취해서 말려 볼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 생눈으로 보는 것만도 아까울 지경이거든요.

말린 망태말뚝버섯(출처:영문 위키피디아)

망태말뚝버섯으로 요리한 태국의 죽순수프 똠 위어 파이
(출처:영문 위키피디아)

     이 아이들을 만나려면 장마비가 많이 온 후 이틀 뒤가 좋고, 이른 아침에 가야 가능성이 커진다다는군요. 서두에서 언급했듯 저도 서너 번의 시도 끝에 겨우 성한 아이들 몇 송이를 간신히 만날 수 있었습니다. 그것도 그 넓고 축축하고 퀴퀴하고 후텁지근 무더운 대숲을 땀 범벅이 되도록 찾아 헤맨 끝에 말이지요. 무엇보다도 가장 큰 어려움은 엄청난 모기떼와의 일전을 단단히 치러햐 한다는 것입니다. 사진을 찍겠답시고 카메라를 꺼내 버섯 앞에 조아리고 폼을 잡으면 어느샌가 모기떼들이 새카맣게 몰려와 굴러온 성찬을 즐기려 합니다. 모기 기피제를 뿌려봐도, 장갑을 껴 봐도 어느 새 벌집이 돼 있는 살갗을 발견하게 되지요. 제법 두터운 리바이스 청바지를 꿰뚫고 허벅지에 빨대를 끝끝내 꽃아박는 그 집요한 전투력엔 두 손 두 발 다 들 지경입니다.

     극성스런 모기 군단을 피해 대숲을 벗어날 즈음이면 가려움이 전신을 엄습하여 저마다 온 몸을 벅벅 긁어대느라 한동안 부산을 떨어야하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 아이들을 맞으러 대나무 숲 전투장으로 다시 들어갈 가치는 충분합니다. 그 숲 속의 주인인 모기들에 그까짓 헌혈쯤이야 기꺼이 조공한들 대수겠습니까?    













아래 2장은 함께 살고 있던 버섯(종명 미상)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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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의난초

2018.07.13 17:50 from 야생화

     올해는 닭의난초를 정말 원없이 만난 해입니다. 자주 가던 동네 바닷가를 필두로 부산 근교의 좀끈끈이주걱 서식지 근처, 역시 부산의 금정산 등지에서도 보았는데, 마지막으로 들렀던 그 곳은 정말 입이 딱 벌어질 정도의 대규모 군락이었습니다. 사실 이 곳은 존재 자체만 일고 있었지 정확한 위치를 몰라 수년간을 애만 태우던 차에 마침내 N님의 도움을 받아 친견할 수 있었지요.

     닭의난초(Epipactis thunbergii  A. Gray)는 난초과(Orchidaceae) 소속으로, 중부 이남 지역의 산골짝 습지에서 자랍니다. 국가표준식물목록엔 근연종으로 흰닭의난초, 청닭의난초, 임계닭의난초, 섬사철란(異名-산닭의난초) 4가지가 등재되어 있군요. 물론 4가지 유사종은 아직 대면하지 못하였습니다.

     종소명 'thunbergii'는 어원사전에 검색이 되지 않아 정확한 것은 알 길이 없지만 아마도 '남아프리카공화국 식물학의 아버지'로 추앙 받던 스웨덴의 식물학자 칼 페테르 툰베리(Carl Peter Thunberg, 1743-1828)의 이름에서 따 온 것으로 추정해 봅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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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병아리난초 군락을 오가면서 만났던 꽃 모음.

1. 가지더부살이





2. 좁은잎배풍등





4. 노랑망태버섯


5. 산수국



6. 일엽초, 고사리와 이끼 종류



7. 노각나무꽃의 낙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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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아리난초 II

2018.07.12 14:39 from 야생화

     아마 병아리난초 군락의 규모와 주변 생태 환경의 아름다움으로는 여기 이상은 더 없을듯합니다. 근간에 너무 많이 알려져 이 곳을 찾는이들이 부쩍 늘었다는데(물론 그 중엔 저도 포함입니다) 부디 이 놀라운 군락이 아무 탈없이 年年歲歲 잘 보전되어 우리의 아득한 후대들도 이들을 만나는 기쁨을 함께 누릴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합니다.

     저 곳으로 가이드 해 주신 N님, 궂은 날씨에도 동행해 주신 H님께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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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덩굴

2018.07.05 16:52 from 야생화

     인근 꽃동무의 도움을 받아 난생 처음 만난 종덩굴(Clematis fusca var. violacea Maxim)입니다. 남쪽에는 서식하지 않는 줄로만 알았는데, 자주 들르는인근 산에서 이들이 자생한다는 사실은 참으로 뜻밖이었습니다. 국생종 도감 정보에도 중부 이북지방에 서식하는 것으로 돼 있는데 ... 아무튼 도상으로만 보던 種을 직접 대면하는 순간은 늘 설렘과 흥분이 있지요.


    위 학명에서 보듯 원종은 검은종덩굴(Clematis fusca Turcz)인가 봅니다. 여름 설악산에서 자주 보던 검은종덩굴과는 꽃 색만 제외하면 거의 흡사하군요. 꽃이 검은색에 가까운 검은종덩굴과 달리 자주색에 가까와 보라색을 뜻하는 'violacea' 가 그래서 붙었겠죠. 자세히 보면 꽃의 색 뿐 아니라 형태도 미묘하게 다른 것 같습니다. 제가 보기엔 종덩굴쪽이 좀 더 부드럽고 귀여워 보이는군요. (편애하면 안되는데...^^) 


     이로서 초여름에 만나야 할 꽃이 한 가지 더 늘었습니다. 즐거움이 하나 더 는 셈이겠지요. 이들과의 만남에 다리를 놓아주신 KIH님께 또 감사드립니다. (사진은 몇 주 묵힌 것입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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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아리난초 I

2018.06.20 20:55 from 야생화

     병아리난초를 모시고 왔습니다. 고산에나 가야 볼 만한 야생화를 만날 수 있는 요새같은 꽃 보릿고개에 꽃객들의 목마름을 조금이나마 해소해 주는 고마운 녀석들이죠. 제법 넓은 잎사귀를 치마처럼 두르고 가녀린 꽃대를 올려 깨알같은 연분홍빛 꽃망울을 올망졸망 매달고 있는 모습을 보면 왜 병아리난초라는 이름을 얻었는지 쉽게 이해가 될 것입니다. 



     병아리난초(Amitostigma gracile (Blume) Schltr.)는 난초科(Orchidaceae) 병아리난초屬(Amitostigma)의 여러해살이 풀입니다. 종소명 gracile는 '날씬한, 가녀린, 호리호리한'이라는 의미의 라틴어 'gracilis'에서 왔습니다. 외관이나 느낌을 적절히 반영한 멋진 작명이 아닐 수 없습니다.




     주로 바위에 붙은 이끼에 터전을 잡고 자랍니다. 우리가 늘 찿는 서식지의 병아리난초는 계곡 통바위 표면의 틈새에 얇게 자리한 이끼층에 의탁하고 있어서 해마다 개체군의 수가 들쭉날쭉합니다. 재작년 여름의 엄청난 집중호우에 일부가 씻겨나가는 바람에 작년의 상태는 매우 빈약했는데, 올해는 다행히도 어느 정도 자연 복원이 되어 제법 많은 개체가 건강히 자라는걸 볼 수 있어 안심이 되었지요.



      병아리난초는 직사광선과 고온 건조에 취약하여 반 그늘지대를 좋아합니다. 사진빨 욕심으로 그늘 역할을 하는 주위의 나무나 풀들을 싹 제거한다면 직광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시름시름 말라죽을 가능성이 큽니다. 따라서 촬영 시 주변 정리는 필요 최소한도로만 하여야겠습니다.









아래 옥잠난초는 덤입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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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위채송화

2018.06.17 19:34 from 야생화

     초여름인 이맘때쯤 돌이 많은 악산(岳山)을 걸는 도중 바위 표면을 뒤덮고 있는 노란 꽃무리를 만나게 된다면, 이들은 대개 바위채송화일것입니다. 바위채송화는 건조한 환경에 대단히 강해서 웬만한 가뭄쯤은 거뜬히 견딘다고 합니다. 주변의 이끼마저 姑死하는 심한 가뭄 속에서도 지상부만 바싹 마른 채 숨 죽이고 있다가 비가 내리면 금세 습기를 머금고 살아나 꽃을 급속도로 피운다고 하지요. 조망이 툭 트인 능선부의 바위에 잠시 걸터앉아 뒤범벅된 땀을 시원한 바람으로 식히면서 바로 곁에 활짝 핀 바위채송화를 감상하는 것도 이른 여름 산행에서 맛보는 큰 즐거움 중의 하나입니다. 



     바위채송화(Sedum polytrichoides Helsl.)은 화단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채송화와는 계보가 다른 식물입니다. 바위채송화는 돌나물과(Sedum)>돌나물속(Crassulaceae)인데, 채송화는 쇠비름과>쇠비름속으로 분류되어 있지요. 둘 다 줄기와 잎이 통통한 육질이어서 언뜻 보기에 채송화를 닮아 저리 불리어졌을 것입니다.



     種小名 'polytrichoides(폴리트리코이데스)'는 고대 그리스어에 그 기원을 두고 있습니다. '많다'는 의미의 'πολ?? (polus)'와 '털, 머리카락'이라는 뜻의 'θριξ(thrix)' 및 '닮다, 비슷하다'는 의미의 '-ειδες(eidos)'가 결합된 합성어입니다. 우리 말로 옮긴다면 '털 같은 것이 무성한-'이라는 형용사의 라틴어형이 되겠죠. 여기서 말한 털이라는 것은 가지에 무수히 빽빽하게 달린 잎이 마치 털처럼 보이는데서 유래한 것으로 추정합니다. 아니라면 줄기나 잎에 눈에 잘 안띄는 작은 솜털이 밀생하는지도 모르겠군요.


     지난 주 근교 야산에서 만난 바위채송화입니다. 작년에 비해 생육환경이 많이 나아져 개체군도 현저히 늘어났고 적기에 방문한 덕분에 아직 80~90% 정도만 개화한 참이어서 매우 싱싱한 상태의 꽃과 즐겁게 놀다 왔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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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두대간수목원'에 함께 가 보지 않겠느냐는 꽃모임 선배의 전화를 받고는 잠시 망설였습니다. 꽃쟁이의 생리 상 화원에서 인위적으로 가꾸는 화초는 그다지 큰 관심의 대상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런 내 심리를 간파하기라도 한 듯 선배께서는 백두산에나 가야 볼 수 있는 북방계나 고산대 식물을 관찰할 수 있는 기회라는 말을 덧붙이네요. 그 말씀에 더 생각하고 자시고 할 것 없이 바로 오케이!


     사실 백두대간식물원은 처음 듣는터라 잠깐 검색해 보니 최근 개원한 국립수목원이군요. 경북 봉화군의 한 산골짝에 주민들을 이주시킨 후 사업비 2천 2백억을 들여 7년간의 공사끝에 지난 5월 3일 오픈하였다고 합니다. 넓이도 무려 5,179헥타르(=1,567만평)에 달하고요. 광릉 국립수목원에 이은 2번째의 산림청 직할(?) 수목원입니다. 특이한 점은 지하 40m 터널에 종자보전시설(Seed Vault)를 지어 운영한다는 것과 호랑이 방사장에 백두산호랑이 3마리를 풀어 키우고 있다는 것입니다. 실제 방문해 보니 탐방객의 대부분은 식물보다는 호랑이에 관심을 가진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아마도 입장 수입의 80% 이상을 호랑이가 올리고 있다고 해도 크게 틀린 말이 아닐것입니다. 씨드 볼트는 국가 주요시설이어서 일반 탐방객은 출입이 불가합니다.


     이번 탐방에는 김좌상님/잡초님/K兄이 동행했습니다. 27곳의 주제전시원 중 우린 아고산대(亞高山帶) 환경을 시뮬레이트한 '암석원'과 습지 환경을 조성한 '고산습원'을 중점으로 둘러보기로 했습니다. 대충 둘러본 소감은 다음과 같습니다. 야생화 애호가로서의 지극히 이기적인 관점에서 본 견해입니다.


1. 역사가 짧아서인지 아직은 다양성이 태부족이다. 동행한 분은 닻꽃을 볼 수 있기를 기대했는데 없더라. 

2. 야생종이 아니라 관상용으로 개량한 원예종이 많아서 실망이다. 

3. 명패가 없어 이름을 알 수 없는 종이 상당히 많다. 

4. 명패가 있더라도 학명만 적힌 인식표만 꽃혀 있는 경우가 많아 아쉬웠다. 국명 병기의 전면 확대가 필요하다.

5. 명패는 있으나 식물이 없는 경우가 많았다. (아직 발아하지 않았거나 이미 져서 없어졌는데, 명패만 덩그러니 ...)

6. 이름 모르는 식물은 사진으로 찍어 나중 식물원 레인저에게 물어보니 역시 이름을 몰라 당황하더라. 명색이 국립식물원 직원인데, 거기서 가꾸는 꽃 이름을 몰라서야 되겠는가? 

7. 희귀종에 대해서는 금줄을 넘거나 식물을 다치게 하지 않고도 근접하여 관찰 및 사진 찍을 수 있도록 발판 설치 등 배려가 필요하다.

8. 수목원 내 관찰할 수 있는 식물들에 대한 사진 목록(카탈로그 등), 서식 위치, 개화 시기 등을 담은 책자를 펴내어서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었으면 한다. 

9. 지역이 매우 넓은 만큼 음수대, 화장실, 수세시설도 좀 더 늘여야하겠다.


     그 날 만난 식물 중 난생 처음 대면했던 꽃 몇 가지를 아래 나열해 봅니다. 꽃 이름은 학명만 기재된 인식표가 붙어있거나 아예 명패가 없는 경우도 많아서 최대한 검색하여 국명으로 표기했지만 맞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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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좀끈끈이주걱 Drosera rotundifolia 의 존재를 알게된지 이틀만에 직접 대면까지 하는 행운을 누린 것은 어느 귀인의 도움 덕분이었습니다. 

 

     원래 한 키 하는 끈끈이주걱 집안의 유전자를 물려받은 것을 과시라도 하듯, 전초의 모습에 비해 키가 무척 큽니다. 저 길다랗고 가녀린 꽃대가 그 꼭대기에 매달린 꽃을 어찌 감당하는지 그저 신기할 따름이죠. 때문에 알 듯 모를 듯 살랑이는 미풍에도 어찌나 꽃이 증폭되어 흔들리는지 증명사진을 담는데 무척 애를 먹어야 했습니다. 또 체형의 밸런스가 저렇다 보니 전초 담기가 난감함은 덤입니다.

 

     붉은 계열의 꽃 색감이 저렇게 오묘한 것음 처음 봅니다. 크림슨에 바이올렛 레드를 섞어 밝은 조명을 역광으로 투사한 색? 투명하면서 진득한 저 붉은 색의 유혹에 무심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있기나 할까요?

 

     위 전초 샷에서 보듯 꽃의 크기도 매우 작습니다. 아래 사진은 1:1 접사가 되는 니콘의 55밀리 매크로렌즈를 더 이상 들이대기 힘들 정도로 한껏 근접시켜 찍은 것입니다. 조리개를 바짝 조여 심도를 더 깊였다면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삼각대를 지참하지 않아 손으로 들고 찍느라 셔터 속도를 확보하기 어려웠으니 나름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은 그래도 다한 셈입니다. 설령 삼각대를 가져 갔더라도 바람 때문에 거의 무용지물이었겠지만...

 

     좀끈끈이주걱은 아직 국가생물종지식정보시스템 사이트에 등재되지 않은 미기록종입니다. 2010년 발견되어 식물분류학회지 42권1호(2012)에 발표됨으로써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관련 논문의 초록(抄錄)을 인용해 봅니다.

 

『부산광역시 기장군 철마면에서 우리나라 끈끈이귀개과의 미기록 분류군인 좀끈끈이주걱(Drosera spathulata Labill.)이 발견되었다. 이 분류군은 동부 오스트레일리아에서부터 동남아시아, 일본, 중국, 대만에 주로 분포하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근연 분류군인 끈끈이주걱(D. rotundifolia)과 비교하여 잎의 크기가 작고 (10-20 mm long, 2.5-4.5 mm wide), 화서에 조밀한 선모가 있으며, 분홍색 꽃이 피는 점에서 뚜렷이 구분된다. 국명은 전체가 근연 분류군보다 왜소한 특징을 고려하여 ``좀끈끈이주걱``으로 신칭하였다. 주요 형질에 대한 도해와, 기재, 서식지 식물사진, 검색표를 제시하였다.』

 

     논문의 본문엔 접근할 수 있는 권한이 없어 상세한 내용은 추후에 알아봐야겠지만, 흔히 보는 끈끈이주걱 Drosera spatulata 과는 외관상 차이가 눈에 띕니다. 끈끈이주걱은 7월경에 흰색 꽃을 피우고 여러 겹으로 난 잎이 직립하듯 서는데 비하여 좀끈끈이주걱은 자홍색 꽃을 5~6월에 피우는데다가 잎을 방석처럼 펼쳐서 땅바닥에 밀착해 놓고 있습니다. 까막눈인 제가 봐서 그렇다는겁니다. 허허~ 

 

 

     꽃은 아침나절에 열기 시작하여 10시 반을 정점으로 만개했다가 이후엔 금세 닫아버린다고 합니다. 따라서 이 꽃을 만나러 가려는 분을은 최소 9시 반경에는 현장에 도착하여야 여유있게 사진으로 담을 수 있을 것입니다.

 

     꽃마리처럼 도르르 말린 꽃은 총상꽃차례를 이루며, 아래에서 위로 순차적으로 핍니다.  위 사진을 보면 맨 아래 장남과 차남 두 녀석은 이미 졌고, 오늘은 3남 차례인가 봅니다. 하루에 한 송이씩 차례로 피는 걸까요? 꽃봉오리들이 일시에 핀다면 저 낭창낭창 가늘고 연약한 꽃대가 꽃의 무게를 감당하기도 어렵겠죠? 여러 마리의 벌이 일제히 날아와 꽃을 하나씩 꿰차고 앉기라도 한다면? 그 뿐인가요? 여러 꽃에 스치는 바람을 받아내는 것도 힘에 부칠 것입니다. 필경엔 부러질 수도 있겠죠? 이 또한 똑똑한 좀끈끈이주걱의 고도의 전략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왜 줄기를 엿가락처럼 길다랗게 주욱 빼어 꽃을 높이 달고 있는걸까요? 제가 추리한 바로는 다음과 같습니다. 꽃가루받이를 하러 온 손님(곤충)에 대한 배려라는 것입니다. 끈끈이주걱은 잎에 난 수없이 많은 돌기 끝에 끈끈한 점액을 분비하여 지나가는 곤충들을 붙여 잡아 먹고 사는데, 꽃과 끈끈이잎의 거리가 짧으면 수분을 도우러(사실은 꿀을 취하러) 찾아왔던 곤충들이 자칫 끈끈이에 들러붙을 수 있겠지요. 수분을 도운 중신애비에게 그 은혜를 원수로 갚을 순 없는 것 아니겠습니까? 따라서 꽃을 끈끈이잎과 되도록이면 멀리 떼어 놓아 매개 곤충들이 비명횡사하는 것을 막아 보려는 의지에서 비롯되었다고 믿고 싶습니다. 참으로 예의를 갖출 줄 알고 도리를 지키는 기특한 식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대책없는 땡볕에 땀을 팥죽처럼 줄줄줄 흘리며 사진을 찍고 있는데, 방문객 2분이 출현합니다. 환경부 소속 공무원인데, 생태 모니터링을 나왔다는군요. 발견 초기만 하더라도 이 조그만 습지에 빽빽할 정도로 많은 개체군이 서식했는데, 이제 겨우 손가락으로 셀 수 있을 정도밖엔 남지 않았다고 탄식을 하십니다. 누군가가 흙째로 퍼 가버렸다는군요. 과연 주변엔 삽질의 흔적이 아직 상처 딱지처럼 남아 있습니다. 필시 야생화 농장의 장삿꾼 짓이거나 우리같은 꽃사진가의 나쁜 손의 소행일 것입니다. 누가 보쌈을 해 갔더라도 죽이지 않고 부디 잘 키워 주기만을 바랄 뿐입니다.   

 

▒▒▒▒▒▒▒▒▒▒▒▒▒▒▒▒▒▒▒

 

     다음은 또 다른 모델이 될 좀끈끈이주걱을 찾아 근처 습지를 헤매다가 뜻하지않게 우연히 발견한 끈끈이귀개 Drosera peltata var. nipponica (Masam.) Ohwi 쥐꼬리풀 Aletris spicata (Thunb.) Franch. 입니다. 이런 횡재가!!! 개화 시기가 조금 지났지만, 실물로는 처음 대면했던 녀석들이어서 함께 올려봅니다. 

 

끈끈이귀개

 

끈끈이귀개

 

끈끈이귀개

 

끈끈이귀개

 

끈끈이귀개

 

끈끈이귀개

 

끈끈이귀개

 

끈끈이귀개

 

쥐꼬리풀(아직 개화 전)

 

쥐꼬리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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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5월 17일, 중앙일보 사회면의 한 구석에 "70년만에 모습 드러낸 백양더부살이" 라는 제목으로 작은 기사(<=클릭)가 조용히 떴습니다. 내용인 즉 절멸된 줄 알았던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 '백양더부살이'가 내장산국립공원 전남 장성 백암지구에서 70년 만에 다시 발견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는 것입니다. 기사만으로 보면 일제강점기에 첫 발견 후 올해 백암지구에서 다시 발견될 때까지 멸종 상태였다는 것이 되는데, 사실 야생화 동호인들 사이에서 백양더부살이의 존재는 오래 전부터 널리 알려져 있었고 각 동호회 게시판에도 사진이 심심찮게 게시되고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특정 지역에서만 매우 드물게 서식하는 식물인지라 그 먼곳까지 일부러 가서 친견할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었지. 

 

  

     작년, 블로그를 통해 알게 된 某님으로부터 봄이면 자주 찾던 어떤 장소에서 우연히 백양더부살이를 발견하였다는 소식을 전해들었습니다. 당장 달려가 보고 싶었지만 사정이 여의치 못하여 그냥 지나쳤고, 올해 들어서야 봄 꽃 산행에서 그 장소를 둘러보았는데 아쉽게도 백양더부살이는 흔적도 찾을 길 없었지요. 그러던 차에 며칠 전 또 다른 꽃동무로부터 백양더부살이가 돋아났으니 시간 되면 가 보라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이런 종류의 식물은 일기 조건이 맞지 않으면 금세 고사할 수도 있고, 귀물(貴物)이어서 못된 사람들이 파 가버릴 수가 있으니 내일을 기약할 수 없다는 말씀도 아울러 하시면서요.  

 

     현장에 도달해 보니 과연 말로만 듣던, 사진으로만 보던 백양더부살이가 땅거죽을 뚫고 다소곳이 솟아나 있군요. 이제사 꽃봉오리가 막 열리려는 참이어서 만개한 상태의 꽃을 볼 수가 없었고, 어찌된 셈인지 주변의 네댓 촉의 새끼 싹은 시름시름 마르고 있는 중이어서 참으로 안타까왔지만 내가 해 줄 수 있는 일이 아무 것도 없었습니다. 측은한 심정으로 사진만 몇 장 담아 오는 것 말고는...

 

 

     백양더부살이 Orobanche filicicola Nakai 는 전 세계적으로 우리나라에서만 서식하는 식물입니다. 현진오 동북아식물연구소장에 의하면, 1923년 전남 백양사 인근에서 채취된 단 1본의 표본만이 도쿄대학 식물표본관에 보관된 이후, 그 실체가 베일에 싸인 채 남아 있었고 특히 이 식물을 처음 채집한 일본인 식물학자 다케노신 나카이 박사는 학계에 공식으로 발표하는 절차를 밟지 못하였다고 합니다. 첫 발견 후 70여 년이 지난, 2000년 국립공원관리공단 박성배 씨에 의해 재발견되었고, 현진오 소장이 현장을 확인한 후 2003년 순천향대학교 신현철 교수팀과 함께 미국에서 발행되는 식물연구잡지인 ‘노본(Novon)’을 통해 신종으로 공식 발표함으로써 우리나라 식물목록에 특산식물로서 추가되었다는군요.

 

 

     백양더부살이는 쑥의 잔뿌리에 붙어서 영양을 흡수하고 살아가는 기생식물입니다. 엽록소가 없어 광합성으로 영양분을 스스로 만들어 내지 못하니 저런 방식으로 살아가는거지요. 비슷한 종으로서 초종용이 있는데, 초종용은 주로 해안의 모래땅에서 사철쑥에 기생하는데 반해 백양더부살이는 내륙지방 쑥에 기생합니다. 형태도 비슷하지만 눈에 띄는 차이가 존재합니다.

 

     제 접근 가능 거리내 이 식물의 존재를 알려주신 KIC님, 올해 개화 정보를 알려주신 KIH님께 감사드립니다.

 

 

     아래는 백양더부살이와 이웃하여 자라던 뻐꾹채입니다. 직접 실물로 보기는 처음이라 큰 수확이었습니다. 이 녀석을 보는 순간, 그 위풍당당함에 반해버렸습니다. 사진으로 보면서 그냥 엉겅퀴나 산비장이 정도의 크기일 것이라고 추측했는데 실제로 보니 꽃봉오리가 어찌나 크던지 어린아이 주먹만하여 깜짝 놀랐지요. 꽃대까지 훌쩍 길어서 마치 하늘을 향해 주먹 불끈 쥐고 팔을 높이 쳐든 형상이라고나 할까요? 

 

 

     뻐꾹채 Rhaponticum uniflorum (L.) DC. 는 국화과 뻐꾹채속의 여러해살이 식물입니다. 뻐꾸기가 찍짓기를 하는 시기인 늦봄, 초여름에 핀다고 하여 이런 이름을 얻었다고 하는데, 일설에는 꽃봉오리의 비늘조각이 뻐꾸기의 가슴털처럼 보여 그런 이름으로 불리었다고도 합니다.

 

꽃봉오리의 비늘조각이 아래 뻐꾸기 가슴털처럼 보이나요?

 

뻐꾸기
(사진 출처 : 송한석님)
https://blog.naver.com/hssn2710/140176330952

 

 

봉두난발 뻐꾹채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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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루발

2018.06.04 22:54 from 야생화

     꽃쟁이들이 싫어하는 나무가 있다면 아마도 소나무가 첫 손가락에 꼽힐 것입니다. 소나무는 일단 뿌리를 내리고 성장하여 군집을 형성하면 서로 협력하여 다른 식물을 말려 죽이는 특성이 있습니다. 어떤 식물이 경쟁에서 이기기 위하여 타 식물의 생존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화학물질을 분비하는 현상을 타감작용(他感作用)이라 하는데, 여타 식물들도 타감작용을 하지만 소나무는 상당히 강하여 특히 여린 풀꽃들이 살 수가 없으니 야생화 애호가들이 솔밭을 기피하는 이유가 되지요.

     

     소나무는 뿌리에서 갈로탄닌(gallotannin)이라는 산성 물질을 내뿜어 타 식물이 발을 붙이지 못하게 하지만, 그런 솔밭에서도 버젓이 자리잡고 사는 식물이 노루발, 매화노루발 등입니다. 아마도 갈로탄닌에 대한 면역력이라도 있는 것일까요? 어쨌거나 이 시기면 노루발, 매화노루발을 만나러 기꺼이 솔밭을 찾습니다.


     노루발의 학명은 Pyrola japonica Klenze ex Alef. 입니다. 속명 피롤라(Pyrola)는 불, 열기, 뜨거움 등을 뜻하는 그리스어 "pyr-(πῦρ-)"에서 유래합니다. 추측건대, 북방에서 볼 수 있는 노루발은 줄기와 잎이 빨강에 기까운 짙은 분홍색이어서 마치 불에 달궈진 모습을 연상해서 저런 이름으로 속명을 정한게 아닌가 합니다. 백두산 등지에서 볼 수 있는 분홍노루발은 불타오르는 것처럼 정말 붉습니다. (분홍노루발은 이 곳을 참조하십시오 => 클릭)


      최근 여기저기서 만났던 노루발입니다. 소나무 패거리의 심한 텃세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꿋꿋이 자라서 꽃을 피워주는 노루발의 모습에서 가녀리지만 강한 모습을 봅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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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밤기차를 타고 가는 초여름의 소백산

○ 죽령휴게소-연화봉-천동골-다리안

○ 쥐오줌풀, 큰앵초, 큰애기나리, 터리풀, 미나리아재비, 철쭉, 두루미꽃, 감자난초, 은방울꽃, 산마늘, 연령초, 구슬댕댕이, 백당나무, 붉은인가목, 산조팝나무, 풀솜대, 회나무, 꽃쥐손이, 물참대, 할미밀망?, 개다래, 금괭이눈(씨방), 나도제비란(씨방), 짝자래나무, 함박꽃, ?버섯, 국화방망이 (게재순, 중복 제외)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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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쥐나무

2018.06.01 17:12 from 야생화

     봄에서 여름으로 넘어가는 이 시기는 꽃쟁이로서는 좀 애매한 계절일 것입니다. 봄꽃은 거의 다 지나갔고 여름꽃은 아직 일러서 1000미터 이상의 고산에나 가야 제대로 꽃을 볼 수 있는, 꽃 보릿고개라고나 할까요? 그런 와중에서도 이 시기 우리 갈증을 달래주는 몇 안되는 꽃이 바로 박쥐나무입니다. 박쥐나무는 활엽수가 많은 반 건조지대의 그늘진 야산자락에 전국 어디서나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습니다. 특히나 꽃의 형태와 색이 특이하고 우아하게 예뻐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지요.

 

 

박쥐나무/동대산 자락


     국생종(국가생물종지식정보시스템)상 박쥐나무는 층층나무科 박쥐나무屬에 속해 있고 학명은 Alangium platanifolium var. trilobum (Miq.) Ohwi 입니다. '박쥐나무'라는 국명(國名)은 잎의 생김새가 박쥐가 날개를 펼친 모양을 연상할 수 있는데서 온 것임은 쉽게 짐작할 수 있을 겁니다. 학명에서 보듯 변종임을 나타내는 'var. trilobum'이 붙어 있는데, 원종(原種)은 단풍박쥐나무 Alangium platanifolium (Siebold & Zucc.) Harms이군요. 잎이 박쥐나무와 달리 단풍나무처럼 깊게 갈라져 있습니다. 박쥐나무가 전국에 분포하는데 비해 서식처가 제한되어 있어 흔하게 만날 수 있는 종은 아닌가 봅니다.

 

단풍박쥐나무 (출처 : 야사모/갈레베님)
※ 잎의 생김새가 박쥐나물과 뚜렷이 구별된다


     박쥐나무屬을 뜻하는 속명 Alanguim은 인도 남서부에 위치한 케랄라(Kerala)주의 공용어인 말라얄람(Malayalam)語 'Alangi'를 라틴식으로 표기한 것이고, 종소명 plantanifolium은 '플라타너스(platanus)' 및 잎을 뜻하는 라틴어 'folium'이 결합한 것입니다. 즉 '플라타너스 잎을 가진 박쥐나무屬'라는 의미가 되는데, 실제 박쥐나무의 잎과 플라타너스의 잎은 많이 닮았죠?

     학명에 달린 'var. trilobum'은 tri(=three) + lobum(=lobatus)인데 이는 잎이 3조각으로 갈라지는 변종이라는 뜻이겠고 명명자 Ohwi는 일본의 식물분류학자인 오오이 지사부로(大井次三郎 : 1905-1977)입니다.

 

박쥐나무/동대산 자락

 

     서양에서의 박쥐는 마녀와 함께 밤에 활동하는 악마 혹은 이중성을 지닌 기회주의자의 전형으로 등장하는 등 대체로 인식이 좋지 않은 반면, 동양에서는 다산과 복을 가져다 주는 길한 이미지로 남아 있습니다. 그래서 옛 장롱이나 궤짝 등에서 박쥐를 모티브로 한 전통 문양 장식을 흔히 접할 수 있지요. 그런데 박쥐나무의 꽃도 옛 여인들의 의복을 맵시있게 장식하던 노리개를 많이 닮지 않았나요? 설마 박쥐나무의 꽃이 옛 사람들이 노리개를 디자인하는데 영감을 주었을까요?

박쥐문
출처 : 네이버백과(전통문양/동물문)

 

 

전통 원당초 꽃술노리개
출처 : 팔복상회(053-981-38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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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인근에서 최근 만났던 박쥐나무입니다.
(몇 안되는 모델 우려먹기)

 

    ※ PC에서는 사진 클릭하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모바일에서는 확대가 안되는군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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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생종(국가 생물종 지식정보시스템)사이트의 단풍박쥐나무 항목을 보면 서식지를 다음과 같이 기재하고 있다

 

"일본 / 한국(경기도 수원시; 강원도 강릉시; 충청북도 제천시; 충청남도 예산군; 전라남도 구례군; 경상북도 영덕군; 경상남도 남해군, 산청군, 함양군; 부산시 금정구)"

 

     며칠 전 박쥐나무를 보러 갔던 그 곳을 다시 갔다가 뜻밖에도 단풍박쥐나무를 발견하였다. 이전 포스팅에서 야사모의 갈레베님의 10년 전 사진을 인용한 바 있고 이것이 울산 근교에서 담은 것임은 짐작했지만 상세 위치는 몰랐던 터라 이 우연한 발견에 작은 흥분마저 느껴졌다. 이제 국생종의 서식지 리스트에 '울산광역시 북구'도 추가해야 하지 않을까? 단풍박쥐나무는 박쥐나무의 원종이라 알려져 있다.

 

단풍박쥐나무

 Alangium platanifolium (Siebold & Zucc.) Harms

 

단풍박쥐나무

 

단풍박쥐나무

 

잎 비교. 박쥐나무(왼쪽), 단풍박쥐나무(오른쪽)

 

     잎의 결각을 보면 확연하게 차이점이 드러나는데, 단풍박쥐나무의 잎은 결각이 깊게 패여 외관상 단풍나무나 가새잎뽕나무 등을 떠오르게 한다. 꽃의 형태는 박쥐나무와 그다지 차이를 보이지 않는 것같다.

 

     아래 사진은 같은 날 근처에서 담은 박쥐나무다.

 

박쥐나무

Alangium platanifolium var. trilobum (Miq.) Ohwi

(이하 모두 박쥐나무)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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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초 꽃은 얼핏 보면 모두 같은 모양이지만 암술이 수술보다 더 긴 종류와 그 반대의 경우 두 종류로 나뉜다. 긴 수술은 긴 암술과, 짧은 수술은 짧은 암술과 수분이 이뤄지기 때문에 길이가 다른 암술과 수술을 가지고 있는 한 꽃 안에서는 수분이 이뤄지지 않는다. 다윈은 이것이 자가수분을 방지하기 위해 진화한 흔적이라고 추측했다. 자가수분이 계속되는 종은 유전적 다양성이 떨어져 생존에 불리하다. 다윈은 자서전에 “앵초의 진화를 이해했던것 만큼 기뻤던 적은 없었다”고 기록하기도 했다. 다윈 이후의 과학자들은 오랫동안 앵초의 수술과 암술의 모양을 결정하는 유전자를 연구했다."


     위 따옴표 내의 내용은 2016년 12월 4일 "동아사이언스"지에 실린 기사입니다. 다윈은 생전 동물과 식물을 가리지 않고 다양한 종을 대상으로 연구를 했는데, 말년 건강이 악화된 이후에는 런던 남부의 다운마을에 있는 자택에 은둔하여 식물의 연구에 몰두하였고 특히 앵초에 많은 애정을 쏟았다고 합니다. 


     앵초를 관찰하는 과정에서 수술과 암술의 높이와 배열에서 차이를 보이는 두 개의 꽃 형태를 가지는 경우를 발견하게 되고, 이를 학계에 보고하면서 ‘다른꽃술(heterostyly)현상'이라고 이름붙였습니다. 다윈은 자신의 자연선택 가설을 종의 기원 (On the Origin of Species, 1859년) 에 발표했는데 이것은 다른꽃술현상을 처음으로 알아차리기 불과 1년 전이었습니다. 그 후 다윈은 결국 이러한 생식 기작의 기원과 결과를 앵초를 통해 알아내게 되었으니 결과적으로 이는 다윈의 특별한 사랑에 대한 앵초의 보답이라고 해도 되겠지요?


     국가표준식물목록상 앵초의 학명은 Primula sieboldii E.Morren입니다. 영문명은 East Asian primrose를 추천명으로 제시하고 있는데, 외국의 사이트를 검색해 보면 Japanese primrose로 부르는 것이 일반적인 것 같습니다. 어원 사전에 의하면 앵초속을 뜻하는 속명  primula는 라틴어 '처음(first)'이라는 의미의 prima의 명사형입니다. 이른 봄에 처음으로 피는 꽃이라는 뜻일까요? 우리나라 기준으로는 이른 봄이 아닌 중춘(仲春)에 피는 꽃인데요.


     종소명 sieboldii는 19세기 일본에서 서양 의학을 처음 전파한 독일인 필립 프란츠 폰 지볼트(Philipp Franz Balthasar von Siebold, 1796 ~ 1866)의 라틴어식 이름에서 유래되었습니다. 지볼트는 나가사키에 머물면서 의사로서의 직무 뿐 아니라 일본의 문화나 동/식물 등 생태에도 관심이 많아 활발히 표본을 수집하고 연구하여 보고하였고, 일본의 문화나 자연을 서구에 전파하는데 큰 역할을 하였습니다.


Philipp Franz Balthasar von Siebold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호기심 왕성한 지볼트는 일본으로 표류해 온 조선 어부들을 인터뷰하여 조선인의 모습이나 언어, 종교(특히 불교) 들 많은 자료를 수집, 정리하여 본국에 보고하였다는군요. (관련 기사 참조 => 클릭) 하멜의 표류기와 더불어 조선의 생활상/문화/풍습을 서방에 전파한 몇 안되는 사람이었지요.


     또한 지볼트가 일본에서 만난 아내 쿠스모토 타키와의 사이에서 낳은 딸이 일본 최초의 부인과 의사 쿠스모토 이네이며, 그녀의 딸이 《은하철도 999》의 메텔의 모델이 된 여의 쿠스모토 타카코라고 합니다(출처 :위키백과). 은하철도 999의 작가인 마츠모토 레이지의 조상이 그녀를 짝사랑했다는군요. 서양인의 피가 1/4 섞였으니 메텔과 같은 신비스러운 분위기의 외모를 지녔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메텔


     올해 여기저기서 담아 본 앵초 사진을 대충 골라보았습니다. 일부 채도가 과도하거나 화이트밸런스가 들쭉날쭉한 것이 있는데 다시 보정하기가 귀찮아 그냥 올립니다. 혹 부자연스럽더라도 애교로 봐 주시길.


     ※ PC에서는 사진 클릭하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모바일에서는 확대가 안돼요. 































(끝)

TAG 앵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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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방울꽃

2018.05.18 17:17 from 야생화

     매년 오월이면 어린이날을 전후하여 늘 들르는 우리 동네의 야산이 있습니다. 이 시기, 엄청난 군락을 형성하는 은방울꽃 서식지입니다. 접근성도 매우 좋아 차에서 내려 약 10분 정도만 산책길을 걸으면 곧바로 은방울꽃 왕국으로 뛰어들게 됩니다. 적절한 시기에 찾아가면 끝없이 빽빽한 그 규모에 먼저 압도당하고, 바람에 실려 오는 그 알 듯 모를 듯 대책 없는 아련한 향기에 정신마저 빼앗길 지경입니다. 


    그 앙증맞게 예쁜 자태를 한 번 담아보겠다고 사진기를 들이댈라치면 도대체 어느 것부터 초점을 맞추어야 할지 도무지 감이 안잡혀 혼란스러운 것은 덤이지요. 정신 바짝 차리고 이런 저런 고심 끝에 겨우 몇 컷 담아 와서 컴퓨터 화면으로 리뷰해 보는 순간, 본인 사진 솜씨의 허접함에 깊은 자괴감을 안겨주는 것이 바로 이 은방울꽃입니다. 


     어쨌거나 올해도 몇 번에 걸쳐 이 곳 군락을 찾았습니다.


     ※ PC에서는 사진 클릭하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모바일에서는 확대가 안돼요. 



 동대산

     아스파라거스科 은방울꽃屬 식물은 개량/원예형이 아닌 자생종 기준으로 보면 전 세계적으로 다음 3가지가 있다고 합니다.

 

1. 유럽은방울꽃 : Convallaria majalis 콘발라리아 마얄리스

2. 은방울꽃 : Convallaria keiskei 콘발라리아 케이스케이 

3. 트란스카우카시카은방울꽃Convallaria transcaucasica 콘발라리아 트란스카우카시카 


유럽은방울꽃 Convallaria mijalis
외관상으로는 우리 동네에서 볼 수 있는 종과 특별히 다른 점을 찾기 어렵다

(출처 : 외국:인터넷 검색)

 

     그런데 위 3가지 중 우리가 주변에서 만나는 은방울꽃 그 이름도 생소한 트란스카우카시카은방울꽃유럽은방울꽃의 아종(亞種)으로 보고 있어서 위 3종은 단일種인 것이 정설로 굳어가는 것 같습니다(우리가 남이가?).


     따라서 모든 은방울꽃의 원조격이라 할 수 있는 유럽은방울꽃을 기준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 보겠습니다.

 

동대산


     요새 심심풀이로 라틴어에 관심을 가지면서부터 꽃을 만날 때마다 학명을 찾아보고 학명의 어원을 알아보는데 재미를 들였습니다. 라틴어 어원을 검색하려면 인터넷 검색 창에서 https://en.wiktionary.org/wiki/@@@@@#Latin 를 입력하면 됩니다. 물론 @@@@@부분을 원하는 라틴어 단어로 대치해서요.

 

동대산


     먼저 속명(屬名) Convallaria는 라틴어로 계곡(valley)이라는 뜻의 'Convallis'에서 왔습니다. 종소명(種小名) majalis 는 5월(May)를 뜻하는 라틴어 maia 와 속격 형용사형 어미 -alis가 결합된 것입니다. 따라서 "Convalliria majalis"는 "5월 계곡에서 피는 꽃"이라는 정도의 의미가 되겠군요. 영어권에서 먼 과거로부터 불려 온 은방울꽃의 영어 명칭이 "Lily-of-the-Valley"인데 학명시스템을 제창한 식물학자 린나이우스(린네)가 학명 중 속명 및 종소명은 라틴어로 표기한다는 원칙에 입각하여 이를 라틴어로 옮긴 것이지요. 은방울꽃이 우리나라만 5월 초에 피는 것이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다 그런가 봅니다.

 

동대산


     자료 참조를 위해서 영문 위키피디아를 찾아보니 은방울꽃이 사람들의 사랑을 특히 많이 받는 꽃이어서인지 참으로 많은 이야깃거리가 수록되어 있습니다. 일부 발췌하여 간략히 옮겨 봅니다. 

     출처 : https://en.wikipedia.org/wiki/Lily_of_the_valley



분포


     유럽 원산이고 지중해, 대서양 연안에는 서식하지 않는다. 아시아형 변종(C. keiskei) 일본 및 동아시아 일부에서 발견된다. 미국형 변종은 미 동부에서 서식한다. 여타 다년생 속씨식물과 마찬가지로 씨앗을 통한 유성생색과 무성생식 2가지 모드를 다 가지고 있다.


종류


     3가지 변종이 있는데, 식물학자에 따라 독립종으로 혹은 아종으로 보기도 한다.

    • Convallaria keiskei - 중국, 일본에 분포. 열매가 빨간색이고 그릇 모양의 꽃이 핀다
    • Convallaria majalis var majalis - 유라시아에 분포. 꽃에 흰 색 주맥이 있다
    • Convallaria majalis var. montana - 미국에 본포. 꽃에 얕은 녹색의 주맥
특성

     열매를 포함한 모든 부분이 강한 독성을 띤다. 소량을 섭취하더라도 복통, 구토, 심박 저하, 시야 흐림, 졸음 및 피부 발진이 발생할 수 있다. 치명적인 독성에도 불구하고 적당량을 사용하여 민간 요법의 약초로도 활용된다.

활용

○ 향수의 원료

     - 1956년, 프랑스의 디오르(Dior)사의 에드몬트 루드니츠카가 은방울꽃 향기를 모방한 향수 디오리시모(Diorissomo)를 만들었다. 이후 시간이 흘러 제조법이 바뀌었지만, 향수의 고전(Classic)으로 자리매김하였다. 은방울꽃 향을 모방한 또다른 향수는 앙리 로베르의 뮈게 드 브와(Muget de Bois : '숲 속의 은방울꽃'이라는 의미), 펜할리건의 Lily of the Valley, 올리비아 글라코베띠의 앙 빠상(En Passant) 등이 있다.

디오리시모(Diorissimo)

(출처 : Dior사)


 웨딩 및 기념일에서의 위치

     - 결혼식에서 신부 부케로 쓰이며 상당히 비싸다. 윌리엄 왕자와 캐서린 미들턴의 결혼식 부케로도 쓰였다. 그레이스 켈리와 모나코 국왕의 신부 부케(bridal bouquet)도 은방울꽃이었다

은방울꽃 부케

출처 : Dreamstime.com


     - 20세기 초, 프랑스에서는 국제노동절(5월 1일)은방울꽃을 파는 전통이 생겼다. 5월 1일을 "은방울꽃의 날"로 정하여 노동단체 및 일반 개인이 이 날만 판매세 없이 은방을꽃을 팔 수 있었다.

     - 영국 헬스턴에서는 꽃의 날(매년 5월 8일), 봄의 절정과 다가오는 여름을 의미하는 뜻에서 은방울꽃을 머리에 썼다. 콘월 근처의 술집(pub)에서는 "Lily of the Valley"라는 노래를 불렀눈데, 이는 테네시주 내쉬빌에 있는 Fisk 대학에서 개교기념제에서 불렀던 노래다

○ 문화적 상징성

     - 은방울꽃은 유고슬라비아의 상징화였고 1967년 핀란드의 국화로 선정되었다

     - 노르웨이의 룬너 지방 정부 문장에 은방울꽃이 들어간다

노르웨이 룬너 지방 문장(紋章)


     - 은방울꽃은 5월의 탄생화다. 겸손, 순결, 다정함, 순수함을 상징한다

     - 은방울꽃의 식물학적 명칭인 majalis( 혹은 maialis)는 '5월의~' 라는 의미이고 고대 점성학에서는 은방울꽃을 수성(=머큐리)의 지배 하에 두었다. 아틀라스의 딸인 마이아(Maia)는 머큐리(=헤르메스)의 어머니였던 까닭이다.

독일 궁정화가 프란츠 빈터할터(Franz Xaver Winterhalter)의 그림속에 등장하는 은방울꽃 부케


     - 은방울꽃의 꽃말(Language of flowers)는 "되찿은 행복"이다. 전설에 의하면, 숲 속이 온통 꽃으로 뒤덮히는 5월이 올 때까지는 되돌아오지 않는 나이팅게일을 향한 은방울꽃의 사랑을 뜻하는 것이라 한다.

     - 영국의 유명 록 밴드 퀸(Queen)의 앨범 "Sheer Heart Attack"에 "Lily of the Valley(은방울꽃)"이라는 곡이 수록되어 있다.

Queen의 앨범 "Sheer Heart Attack"의 뒷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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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올해 여기저기서 담아 본 은방울꽃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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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앵초가 필 때가 되었겠다라는 생각이 언젠가부터 막연히 떠올랐지만 유난히 변덕스러웠던 올 봄의 꽃시계탓에 산행 날짜를 잡지 못하고 차일 피일 시간만 흐르고 있었습니다. 그런 어느 날, 꽃친구로부터 올해도 설앵초 맞이를 해야 하지 않겠느냐라는 연락을 받고서야 퍼뜩 정신이 들었지요. 야생화 사이트 몇 곳을 검색해 보니 여기저기에서 설앵초 사진이 등록되고 있음을 확인하고는 화급히 약속을 잡고 그 곳을 올랐습니다. 올해는 비교적 안전하고 수월한 루트로 산행해서 예년에 비해 체력 소모는 훨씬 덜했지만 아뿔싸, 너무 늦었군요. 이미 대부분 지고 있는 중이었어요. 일주일쯤 전에 왔었어야 했네요. 개체 수가 작년에 비해 눈에 띄일 정도로 늘어난 것은 그나마 다행이라 할 수 있겠어요.


     시든기가 역력한데다가 무슨 바람은 그리도 세차게 불어대는지 ... 찍을 의욕이 저하되다 보니 성의없는 샷이 난무하는군요. 그래도 조금이나마 상태가 나은 모델들을 어렵사리 섭외했는데, 어이없게도 카메라 세팅을 잘못해서 망했어요. 전날 밤 사진기 기능을 이것저것 테스트한다고 세팅을 바꾸어 놓았는데 이를 평소대로 되돌리는 것을 깜박 잊고 그대로 찍다 보니 저화소, 저화질로, 그것도 JPEG 온리로만 메모리에 담긴 것이지요. 문제는 이것을 집에 와서 컴퓨터로 옮기는 과정에서야 인지하였다는 것. 뒤늦게 탄식해 봤자 무슨 소용이리요? 올해는 슬프지만 이걸로 마무리하고 내년을 도모하는 수 밖에.


     Raw 파일을 확보하지 못하여 쬐그만 JPG로 이것 저것 보정을 하려니 포샵 실력이 안따라줘서 거의 원본 상태를 리사이즈 작업만 해서 올립니다. 색 밸런스가 들쭉날쭉하군요. 끝물 늦둥이들이지만 올해도 거르지 않고 만났다는 데 만족해야겠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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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기송이풀은 세계적으로 한반도에서만 자라는 특산식물이라고 한다. 일제 강점기 개성에서 첫 발견된 이후 경기, 강원, 충북, 경북, 경남 등지에서 발견되었는데 분포가 넓은 것 같지만 개체군이 극히 적고(전국적으로 약 10개체군, 10,000 개체 정도만 자생) 각종 채취꾼, 행락객들에 의한 훼손이 심화되고 있어 환경부가 "멸종위기 식물 2급"으로 분류하여 법적으로 보호하고 있다. 


     애기송이풀은 작년에 첫 대면 후 올해도 작년과 비슷한 시기에 찾아갔는데, 때마침 만개시점이라 싱싱한 상태의 전초를 잘 관찰할 수 있었다. 서식 장소는 두 명이 동시에 발 디딜 공간이 없을 정도로 매우 협소한 곳이어서 행여 조금이라도 이들을 밟을세라 각별한 신경을 써야했다. 바로 아래 사진을 보면 애기송이풀 옆의 작은 공간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밟고 디뎠는지 땅이 반질반질해진 것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물론 나도 저 땅을 다진 사람 중의 하나다. 식물에 좋은 영향을 줄 리가 없는... 이런 와중에도 우려했던 것보다는 훼손 정도가 덜하여 그나마 조금은 마음의 무거움이 덜어진다.



     분류학상 현삼과 송이풀속에 속하는데, 송이풀 집안의 별종같은 녀석이다. 다른 송이풀은 직립한 줄기를 따라 꼿꼿이, 혹은 비스듬이 서서 자라고 꽃을 피우는데, 이 녀석은 잎을 치마 혹은 방석같이 땅 위로 넓게 펼치고, 그 중심에서 거의 꽃대도 없이 꽃을 바로 올려 피운다.   


     꽃의 형상도 참으로 특이하다. 활짝 핀 꽃송이를 자세히 살펴 보면, 작은 새가 날갯짓을 하며 막 땅을 박차고 비상하는 듯 사뭇 역동적이다. 꽃잎 상판(?)에 마치 잇빨처럼 돌출한 암술대를 보고 있자면 이 녀석이 식물이라는 사실을 잠깐 잊게된다. 모쪼록 잘 보존되고 번식하여 해다가 개체 수를 늘려가서 마침내 "멸종위기 식물" 카테고리에서 벗어났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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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남바람꽃 탐방은 반구정을 처음 지으신 함안조씨 두암공의 직계 후손이자 현재 반구정을 관리하고 계신 조선생님과의 작은 인연으로, 평소 일반 꽃객들은 출입할 수 없는 내밀한 곳까지 돌아볼 수 귀중한 기회를 가질 수 있었습니다. (작년 블로그 글, "남바람꽃과 반구정" 참조 : http://eastream.tistory.com/494) 덕분에 우린 많은 군락이 있는 계곡 아래까지 내려 가 두 시간여를 여유있게 남바람꽃과 놀았는데, 한 가지 작은 아쉬움은 올해 봄 날씨가 워낙 변덕이 심했던 탓에 꽃의 만개 시점을 제대로 잡지 못하여 수많은 봉오리들이 채 개화하지 않은 상황이었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이는 우리의 가당찮은 욕심에 불과한 것임을 우리도 알고 있지요.


     남바람꽃 군락의 적절한 보존을 담보하면서도 더 많은 사람들에게  편리한 탐방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방안을 여러가지로 모색하고 있다는 말씀을 조선생으로부터 들었는데, 모쪼록 조만간 적절한 대책이 나와서 어서 시행되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군요. 탐방을 허락하고 직접 안내까지 해 주신 조선생님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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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레지 - 봄이 무르익기 시작하는 삼월 말의 봄 산을 대표하는 꽃.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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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주바람꽃은 개화 기간이 짧고 온도나 햇볕 등 기후에 매우 예민하여 제대로 핀 아이들을 만나려면 시기와 조건이 잘 맞아야 한다. 때문에 근래 삼년 정도를 만족스런 만남을 가지지 못했는데 다행히도 올해는 어느 "택일擇日의 달인"의 도움을 입어 제때, 제대로 핀 만주바람꽃을 만날 수 있었다. 


     만주바람꽃은 우리가 근처에서 만날 수 있는 바람꽃 종류 중 가장 작은 꽃일 것이지만 또한 아마도 가장 예쁜 꽃일 것이다. 봉오리를 갓 연 직후 싱싱한 꽃부리와 그 속의 샛노란 꽃술의 조합은 저절로 탄식이 날 정도로 앙징맞고 예쁘다. 역광에 잎맥이 선명하게 투영된 잎사귀는 또 꽃만큼이나 예쁘다.


     워낙 변덕스러웠던 올 초봄 기후 탓이었는지 예년에 비해 개체가 크게 줄어든 것이 확연하게 보여 매우 안타까왔지만, 몇 안되는 녀석들이나마 찾아내어 렌즈 너머로 눈맞춤하고 있으니 작은 행복감마저 느껴졌다. 부디 잘 번식하여 내년엔 대가족으로 만나 볼 수 있기를!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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