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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국내여행

2016.01.16. - 전설의 섬, "十分島"를 찾아서 (비번힌트: 이번 모임의 호스트이자 십분도 도주인 이 분의 필명은? 예:"곰곰이네"라면 "rharhadlsp"라고 입력하시오)



오늘은 그 정체를 공개할 수 없는,

 한 秘密結社團의 은밀한 초청을 받아 

아무나 범접할 수 없는, 남해안의 외딴 섬,

십분도(十分島)를 방문하다.


結社團 핵심 멤버이자 십분도의 島主 達達理乃는

잡인의 접근이 엄격하게 통제된 그 비밀스런 섬에서

견공 두 마리(짝발이와 또 뭐더라...?)와 

늙은 냥이 한 마리를 臣民으로 거느리고,

남해의 무수한 물괴기를 수족처럼 부리는,

남해용왕 赤安洪聖濟王 오윤(敖潤)을 능가 할

신묘한 功能을 가지셨다. 


결사단의 모든 멤버는 그 신분을 철저히 숨긴 채

암호같은 匿名으로만 활동하는데


나중 파악한 바에 의하면


국사봉 깊은 골짜기에서 은거하며 養生중이신

銀髮美女 訥而茅堂를 왕초로, 


위에 언급한 頭光先生 達達理乃,


광두선생의 御부인이자 평소의 그 고요함으로

내공의 깊이를 짐작키 어려운 꽃摩莉堂,


그리고 당대의 문장가이면서 

용도를 알 수 없는 短杖을 항시 휴대함으로써

무림 고수類의 신비감에 늘 싸여있는 同救藍伊堂,


꽃摩莉 요원과 같은 항렬이며 

늘 同救藍伊 요원과 함께 嘉俳供養을 게을리 하지 않음으로써

현대판 아지매 草衣禪士로 칭송받는 꽃茶智堂 요원,


김구라도 울고 갈 슈퍼 울트라 초 특급 핵 이빨을 장착하시고

개똥아빠로도 알려진 竹破牛 요원이 레귤러 멤버더라.


그 외

오늘 등장하지 않는 기타 많은 조직원의 존재도 감지되는데,

워낙 비밀스럽게 활동하는지라

가물에 콩나듯 올라오는 블로그 글에 간간히 달리는

댓글로 미루어 짐작할 수 밖에 없는 바,

전모를 파악하는데는 큰 한계가 있다고 할 것이다.




어쨌든, 

일 년에 단 한두차례만 이루어진다는 그 모임에

영광스럽게도 초청을 받은 것이다. 


들리는 소문으로는,

조직 차원에서, 모종의 임무를 부여하여

 저 멀리 북 아프리카로 격오지로 파견을 보내는

 竹破牛 요원을 위로하기 위한 긴급 회동이라는데,

아마도 이건 핑계일 뿐, 

위로 혹은 환송을 빙자하여

요즘 한창 맛이 오르고 있는 참돔과 전갱이에 그 숨은 뜻이 있는게

분명해 보였다.


하여간, 어찌 조직의 부름을 거역할 것인가.



********************



입도도 아무 때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어서

하루 한 번 밖엔 기회가 없는데, 이 시간에 조금 여유가 있어서 

많은 사진싸이트에서 구경만 해 오던 

동피랑이란 곳을 둘러보기로 했고

  아침 이른 시각에 통영행 버스 표를 끊었다.


직통 버스를 타고 보니

경부고속 - 부산신항 - 가덕도해저터널 - 거가대교를 거치는 경로를 

거침없이 질주하여

생각보다 훨씬 이른 시각에 통영 터미널에 도착하다.


근처의 관광안내 부스에서 안내도를 얻어 동피랑이란 곳을 찾으니,

의외로 접근이 매우 쉬운 곳이었다.


진입로를 파악해 둔 후

근처 재래시장에서 멍게비빔밥으로 늦은 아침을 대신하고 

동피랑 언덕을 올랐다. 






이 곳은 아름다운 통영항과 다도해 바다가 한 눈에 내려다보이는 

달동네 마을이었다고 한다.

재개발 계획에 따라 전면 철거 예정이었으나, 

누군가가 낡은 집 담벼락에 항칠(벽화)을 하기 시작하였고, 

이것이 입소문을 타면서 구경꾼들이 몰려들게 됨에 따라

동네 전체를 벽화로 도배하여

철거가 아니라 보존하는 전략을 택했다.


이것이 성공을 거두어서,

무슨 올레길, 둘레길 하는 식으로

전국에 벽화마을이 우르르 생겨나는 계기가 되었다는군.


 




사진 좀 찍는다는 사람 치고 

한 번이라도 와 보지 않은 사람은 나 하나 뿐이었을 것.

약간 쌀쌀하고 우중충한 날씨에도

제법 인파가 붐비고 있다. 







특히 유명한 천사의 날개 포인트다. 

인증샷 찍느라 늘어선 줄이 끊이지 않는 곳이라는데, 

잠깐 행인이 뜸한 틈을 타서 찍어보다.





폐가 담부랑에 활짝 핀 글라디올러스와 한련초가

지붕에서부터 늘어진 무성한 

계뇨등(鷄尿藤) 열매와 잘 어우러지고 있다.







키치(kitsch)스럽다는 표현이 딱 들어맞을 듯한 이 곳의 그림은

아주 세련되진 않았지만, 기발한 착상과 원색 과감한 붓질로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편안한 미소와 소소한 재미를 안겨 주었다.













이 곳에선 누구라도  날개 달린 천사가 된다.

날 수 있는 능력을 갑자기 가지게 된다면 

훨훨 날아서 가장 먼저 가 보고싶은 곳은 어디일까?









다들 커플로 와서 닭살짓을 하는 곳인데,







가련한 솔로부대들도 간혹 보인다.






이 편안한 촌스러움....






골목 구석구석을 휘적휘적 걸으면서 이리 기웃 저리 기웃

남들이 하는 양을 구경하는 맛도 제법 쏠쏠하구나.  






붉은 동백꽃이 뚝뚝 떨어진 골목길.

참으로 멋진 발상이 아닌가?






알록달록 원색 지붕 너머엔 통영항이 보인다.


이 곳을 걸을 무렵, 보스 訥而茅님이 탄 지휘차량으로부터 

무선 지령이 하달되었다.


"우선 竹破牛 요원을 접선하라" 


죽바우 요원과의 무선 컨택이 이루어지고,

그가 죽치고 있다는 "호동식당"으로 이동하기 위하여 

동피랑 언덕을 급히 내려오다.






호동식당으로 가는 길엔 수구초심 물고기들들도 보이고







40년만에 보는 뽑기(이명 : 쪽자 혹은 달고나) 할매도 보이네.






어릴 적, 하나 걸리면 로또 능가하는 대박이었던 

설탕 주조품 뽑기 아저씨도 재고를 잔뜩 쌓아놓은 채

런치타임을 가지고 계신다.


요즘에도 저것을 찾는 고객이 도대체 있기나 할지...?







한창 대구철인가 보다.


근자에 거의 멸종되었던 대구가 돌아왔다고

 입이 귀 밑에 걸린 저 아재들, 

이게 다 達達理乃의, 大口稚魚養殖後大放出神功 덕택이라는 것을

과연 알기나 할까?


즐비하게 늘어 선 통영 꿀빵집에서 

약간의 쪽팔림은 무릅쓰고 

맛배기로 내 놓은 다양한 꿀빵도 낼름낼름 섭렵하며

골목 몇 굽이를 돌아드니

과연 "KBS 특별생방송된집"이라는 

믿거나말거나 문구를 유리창에 버젓이 때려박은 

허름한 식당 하나가 보이는디

마빡에 "호동식당"이라는 간판이 걸려 있구나.


미닫이 문을 드르륵 열어제치니

 竹破牛요원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젊은 경호요원 대동하고선

생복탕을 안주삼아 벌써 불콰한 얼굴로 소줏잔을 기울이고 있는 폼이

생면 부지인데도 한 눈에 척 알아보겠더라.


짧은 수인사 후 내어 주시는 자리에 엉덩이를 붙이는 즉시 

좋은데이 추가로 청하여 

원샷 신공을 펼쳐 최단시간에 2병을 해치움으로써

우린 가짜가 아님을 서로 증명해 보였고,


훅 오른 취기로 알딸딸 정신이 혼미해지려는 무렵

도달한 訥而茅/同救藍伊/꽃茶智 3인방과 조우하는데 성공하는데,


그런데 저 아지매들 거동보소

벌컥 열린 차에서 내린 여성 3인방,

모두 합창하듯 외치는 한 마디, 


"개똥아아아아아아아~~~~!"


그리고는 말릴 틈도 없이 그 젊은 수하쪽으로 우르르 달려 가

덥썩 포옹을 해버리니 

미처 피하지도 못하고 할매 3인방으로부터 

느닷없는 포옹 공격을 당한 젊은이의 

그 뜨악한 표정이란!


(나중 알고 보니, 이 젊은이를 竹破牛 요원의 아들

"개똥이"로 오인하여 생긴 駭擧였다는군)

 

이 희대의 웃지 못할 해프닝을 이름하여 "개똥이사건"!


이 訥而茅/同救藍伊/꽃茶智 3인방의 굴욕 사건은

아직도 전설로 남아 세간에 회자되고 있더라.



(일단 오늘은 여기까지 ..... To be continued s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