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야생화

2015.06.06. - 설악산 서북릉 야생화 트레킹 (1/2)


 설악산 서북릉 야생화 트레킹 (1/2)


 


 

산악회 안내산행 버스편에 편승하여 설악 서북릉을 탐방하다.

 

이번 탐화행은 오랫동안 밟아보지 못했던 귀떼기청봉을 경유하는 일정으로 잡았다.

한계령에서 출발하여 한계령 삼거리, 귀떼기청봉, 1408봉, 1289봉, 대승령을 경유하여 장수대로 하산하는 루트다. 


총 이동 거리 12.6km로 그다지 먼 길은 아니나, 기복이 심하고 큼직한 바위 투성이로 된 너덜길이 매우 길어 체력소모가 많아 결코 만만하지 않은 코스다.


이번엔 사무실 동료 2명과 함께하였다.


전날 밤 9시 30분에 출발, 밤새 달려 02:40에 한계령 도착하다.

정확히 03:00, 한계령 탐방지원센터의 국립공원 출입문이 열리자마자  램프 불빛에 의지하여 바로 산행 시작한다.  


한계령 삼거리에 도달할 무렵 여명이 밝아오기 시작하였다. 

함께 버스를 탔던 산객들은 삼거리에서 우회전하여 모두 대청봉 방향으로 떠났고 우리 셋만 왼쪽 길을 택하여 귀떼기청봉 방향으로 발길을 옮긴다. 

 

 

 

2015.06.06. 설악산.

 





 

너덜길 초입에 당도할 무렵, 일출이 시작되었다.

   저 멀리 중청봉과 대청봉의 실루엣이 보인다.

 


 




 

해는 금세 떠 올라 설악의 산세가 서서히 제 모습을 찾기 시작한다.

 


 




공룡능, 용아장성과 서북릉이 만든 내설악의 깊은 골짜기에 금빛 햇살을 쏟아붓고 있다.






 

남쪽 가리봉 주변엔 운해가 잔잔히 깔렸다.

마구 널브러진듯한 수많은 저 바위는 아마도 설악의 탄생과 함께 하였을 것이다.

바위마다 뒤집어 쓰고 있는 까칠까칠 형형색색의 이끼마다 오랜 설악산의 이야기가 담겨 있는 듯하다.






여기에서 아침식사를 해결하기로 한다.

너덜바위를 식탁삼아 가져 온 소박한 식사를 차렸다.

세상에서 가장 력셔리한 식당에, 세상에서 가장 소박한 식단이 아닐런지.



 




일행 중 저 위 사진에 등장하는 2명은 귀떼기청봉-대승령-십이선녀탕 계곡을 거쳐

남교리로 하산하여 용대리에서 대기하고 있는 산악회 버스에 합류하기 위해

식사를 마친 후 서둘러 먼저 출발하고 나 혼자 남았다.



 


 

내겐 이번 산행의 주요 목적이 야생화와의 만남이기 때문에

굳이 서두를 필요가 없다. 천천히 걸으며 야생화를 찾아보고,

덤으로 주어지는 설악의 경치를 즐기면 그만이다.







너덜겅에서 쉬고 있는데 부지런한 산객들이 귀떼기청봉을 향하여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해가 점점 떠올라 설악이 제 색깔을 찾기 시작하니 환상적인 풍광이 전개된다.

이 시간 만큼은 꽃도 잊고, 평소 맛보기 힘든 설악의 아름다움을 즐긴다.


 


 




땀을 한 바가지 댓가로 지불하지 않고서는 결코 만날 수 없는 기쁨이다!

 





 

먼저 물참대가 나를 반긴다.







마악 피기 시작하는 물참대. 물참대는 야생에서 처음 만났다.

간혹 말발도리와 혼동되긴 하지만, 이 녀석은 물참대가 틀림없다.







서서히 사그라드는 운해를 배경으로 꽃개회나무를 담아 보았다.
꽃개회나무와 털개회나무는 늘 헛갈린다.

새 가지에서 꽃이 피고 꽃송이가 하늘을 향하면 꽃개회나무,

묵은 가지에서 꽃이 피고 꽃송이가 수평 혹은 아래로 향하면 털개회나무라고 하니

이 녀석들은 천상 꽃개회나무다.

 

 





매발톱나무도 난생 처음 만났다!


 





시기가 약간 지나 조금씩 지고 있는 모습이어서 조금 아쉽긴 하지만,

소원 하나는 푼 셈이다.






꽃과 잎 사이를 자세히 보라. 날카로운 가시가 보이는가?

마치 사나운 매가 날카로운 발톱을 숨기고 있는 것처럼.





 

주목으로 착각하는 분비나무도 꽃(솔방울)이 피었다.





화사한 붉은병꽃나무(추정)도 지천이다.






그런데 아마도 '붉은병꽃나무'가 아니라 '소영도리나무'인지도 모르겠다.

추후 검증하기로 하고, 일단 '붉은병꽃나무'로 명찰 달기로 한다.


 


 




아직 채 지지 않고 날 기다려 준 털진달래.


 

 


 



 

잎을 자세히 관찰하면 특징인 보송보송한 털이 보일 것이다.

 

 


 



멀리 가리봉, 주걱봉, 삼형제봉이 손에 잡힐 듯.






 

회나무(참회, 개회 등등) 종류인데, 좀 더 확인 후 명찰 달기로 하자.






 

매발톱나무 사이로 귀떼기청봉 표지가 우뚝 서 있다.


 


 




귀떼기청봉을 조금 지나자 화사한 참기생꽃이 나를 반긴다!

이 녀석들과의 만남도 이번 트레킹의 주요 과제 중 하나이다.

 

여기에서 30분 이상 퍼질고 앉아 이 작은 꽃과 놀았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저마다 감탄하며 꽃 이름을 물어보고,

발걸음을 멈추고 스맛폰 카메라로 담기 바빴다.


 




 

조금 더 진행하니 아예 밭떼기로 피었다.






 

올해 꽃시계가 종잡을 수 없어 이번 산행길에 다 진 녀석들만 보면 어떻하나

살짝 걱정했는데, 기우였다.






 

다 사그라진 노류장화만 만나더라도 실망하지 않을 각오까지 단단히 하였는데,

뜻밖에도 이렇게 싱싱한 기생이, 그것도 무더기로 나를 반기니

오히려 내가 당황할 지경이다  하하~

 







흰인가목도 바위틈으로 수줍게 고개를 내밀고 있다.


 






마가목 군락도 빠질 수 없는 설악의 친구다.


 





세잎종덩굴이 햇살을 받아 화사하게 빛나고 있다.





 

세잎종덩굴







백당나무도 마악 꽃을 피우기 시작한다.





 

이슬이 채 마르지 않은 소담한 물참대 꽃송이.






 

물참대







눈개승마도 흐드러지게 피고 있다.


 




 

쉽게 볼 수 없는 자주솜대도 만났다.

등로 주면에 지천으로 깔려있다.







두루미꽃은 끝물이지만 그나마 성한 녀석을 골라 담아보았다.


 





연령초도 거의 다 지고 씨방을 달고 있는데,

사그라졌을망정 아직 꽃이 남아 있는 녀석을 찾아 담았다.






검은종덩굴과 늘 구분이 안되는 요강나물이다.

곧추 선 줄기나 3장의 잎으로 보아 요강나물이 분명해 보인다.

 

 

 


 


 

역시 등로변에서 쉽게 만날 수 있다.

 


 




금마타리는 아직 이르다.

이번 여정 전체에 걸쳐 만개한 개체는 만나지 못하였다.





 

아랫동네엔 벌써 다 져버린 둥굴레가 아직 현역으로 뛰고 있다.







거의 다 져버린 큰앵초 중 그나마 쓸만한(?) 녀석을 섭외하여 찰칵~







 

아뿔싸! 나도옥잠은 완벽하게 다 지고 말았네.





 


작지만 화사한 색을 자랑하는 산앵도.







 

명색이 앵도인지라, 꽃이 떨어지면 한여름에 녹두알 크기의 빨간 열매가 달리는데,

새콤달콤한 그 맛은 목마른 산객들의 갈증을 순간이나마 달래주곤 하였지.

 

 


 



털댕강나무를 처음므로 만나는 호사도 누렸다!

 

 

(1부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