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야생화

한여름의 가지산 - 솔나리를 찾아서 2부




가지산 정상을 넘어서 운문산 방향으로 진행하여 헬기장을 지나자,






먼저 우리를 반긴 것은 무더기로 피어 있던 [술패랭이]였다.









패랭이는 패랭이인데, 꽃에 술이 많아 [술패랭이]라는 이름을 얻었을 것이다.


이런 꽃다발처럼 풍성한 술패랭이도 반갑지만,

우리에겐 꼭 만나야 할 솔나리가 있다.









드디어 만났다!

내리 3년을 타이밍을 못맞췄는데, 올해는 제대로다.









뜻하지 않았던 손님까지 찾아 와 찬조 출연 해 주니 이 아니 기쁠손가?

(有朋自遠方來, 不亦樂呼!)



























꽃 입장에서는 저 나비나 기타 곤충이야말로 진정한 오랫 벗인 것이다.


사람이란, 무심코 짓밟거나, 혹은 무단히 꺾어 가거나

심지어는 송두리째 파 가기까지 하는 아주 위험한 대상에 불과하리라.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솔나리와 놀다 보니 어느덧 하산을 서둘러야 할 시간이 되다.

준비해 온 수박을 먹으려 자리를 봐 둔 곳으로 옮기려

배낭을 들어올리는 순간,


깜박 지퍼를 닫지 않아 열려 있던 배낭 포켓에서 

카메라와 렌즈, 기타 등등이 우수수 쏟아져 나와 데굴데굴 풀섶을 굴러가는구나.


아차차 탄식하였으나 이미 엎질러진 물일세.

다행이 렌즈나 카메라 몸체는 이상이 없었으나,

문제는 언양 재래시장에서 사 왔던 수박.


비닐째 저만치 뒹굴어 가버린 녀석을 황급히 붙잡아서 봉다리를 벗겨 보니









오호 애재라, 박이 터졌다!









해발 1240미터, 저 무거운 넘을 예까지 고생고생하며 힘들게 운반해 왔는데

박이 터져버리다니~~~~ ㅇ;런 줸장!








잘 익었는지 묻는 우리 말에 오히려 농했을까봐 걱정이라던

시장통 좌판 할매 말씀과는 달리

약간 설익었지만 역시 꿀맛이다.

과연 갈증에 수박만 한것이 없다!









떠나기 못내 아쉬워 마지막으로 하나 더 찍고,

하산을 서둘렀다.










내려오는 길엔 [동자꽃]과









일렬 횡대로 도열한 [말나리]가 

잘 살펴 가시라고 배꼽인사를 보내고 있다.









이상 가지산 솔나리 기행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