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여행/국내여행

정족산 - 무제치늪을 찾아서


기억력을 과신한 나머지 지도를 챙기지 않았던게 첫 번째 실수였다.

웅촌-춘해대학-고연공단까지는 순조로왔으나
이번 산행의 들머리로 잡은 운흥사지(雲興寺址) 진입로를 찾지 못하여 공단 지역을 헤메다가
스마트폰의 T-Map을 믿어보기로 한 것 또한 두 번째 화근이었다.
도저히 종잡을 수 없는 갈래길에 답답해진 우리에게 문득 갤럭시s의 티맵이 떠올랐던 거다.

즉시  앱을 띄우고 "운흥사지"를 검색하니 주소와 함께 남은 거리를 친절하게 보여주더라.
쾌재를 부르며 경로 설정하니 남은 거리 6.7km, 안내 시작과 함께 내비가 지시하는대로 차를 휘몰았지.

근데 뭔가 이상하네? 예측했던 방향과는 반대쪽이잖아?
그래도 일단은 가 보지 뭐.

멍청한 내비란 녀석은 몇 번 경로 재설정을 반복하더니 결국 7번 국도로 오도(誤導)했고,
존재하지도 않는 공간에 운흥사지가 있다고 알려준다.

제길, 믿었던 우리가 바보였던 것이다.
내비 꺼버리고 한 바퀴 돌아 웅촌에서 다시 시작하였다.

고연공단에서 산기슭과 연결되는 것으로 짐작되는 골목길을 어림짐작으로 돌아 돌아
더 이상 진입이 불가능한 시멘트 도로 막장에 차를 세웠다. 

그 곳에서 무작정 산 쪽으로 방향을 잡아 덤불을 가로질러 올랐다. 

길 ?
없다.

만들면 길이지 뭐.

(입구 찿아 헤매느라 1시간 반이나 허비했다!)


"지칭개"





"뽀리뱅이"





"개망초"





"도깨비가지"
(외래종으로서 대표적인 환경 유해식물이다)





"털쥐손이풀" ?




    
"씀바귀"



지칭개, 도깨비가지, 뽀리뱅이, 털쥐손이풀, 개망초, 괭이밥, 기타 온갖 잡초가 뒤엉켜 자라고 있는
무성한 풀밭을 지나 산자락에 도달하여
등산을 시작한지 약 한시간만에
대성암에서 정족산으로 연결되는 임도를 만날 수 있었다.




임도에서 만난 "쪽동백"




임도 옆 습지 가장자리에 자리잡은 "국수나무"




열매를 키우고 있는 "산벚나무"
(침 흘리지 마라. 익어도 못먹는다. 과육이 거의 없고 쓰기만 하니.)



우여곡절 끝에 무제치늪 1초소에 도달한다.
방명록에 서명하고 무제치늪 탐방로로 방향을 잡아 다시 산길을 오른다.

"전문가"도 아니요, 무슨 학술 단체 회원도 아닌
그냥 "잠재 습지 훼손 요 주의 인물"일 뿐인 우리는
말뚝 사이에 걸쳐 놓은 금줄 안쪽으로는 단 한발짝도 발을 들일 수 없었다.

탐방로너머 저 멀리 보이는 무제치늪은 그냥 평범하고 질퍽한 풀밭일 따름이었다. --;

무제치늪 사진은 없다.
안찍었으니까
.

제 2늪을 지나 임도를 계속 걷던 우리는 좌측으로 난 등산로를 발견하고
그 길을 택해 하산한다. 운흥사지로 연결될거라는 추측과 함께.




쪽동백의 낙화, 계곡물에 잠기다.
물을 떠 마셔보니 쪽동백 향기가 나는듯 하였다.




짐작대로 운흥사지에 도착하였다.
원효대사의 원력이 서린 운흥사는 임란 등 역사의 질곡을 견디지 못하고
무성한 풀밭으로 변해 있었다.




반계 마을 어느 집 마당을 장식하고 있던 "양다래(키위)나무" 




아직도 사람 냄새가 나는 어떤 시골 집




지루한 콘크리트 하산길변에 핀 "갈퀴나물"




늦은 점심을 먹었던 허름한 식당 화단에 핀 "초롱꽃"



이상 오늘의 尋花山行 끝.


2011. 6. 4. 울산, 정족산.

Kodak Professional DCS Pro 660





'여행 > 국내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팔공산 은해사  (0) 2012.05.22
소백산 다녀오다  (0) 2012.05.17
석남사, 호박소, 오천평반석 계곡, ...  (0) 2011.11.13
배내봉 - 간월산  (0) 2011.06.19
사무실 동료들과 갓바위를 가다  (0) 2011.05.30
일요일 반나절의 산행길에서  (0) 2011.04.11
창고뒤지기 - 2  (0) 2011.04.04
작은 여행 - 허브캐슬  (0) 2011.03.28
경주에 가다  (0) 2008.06.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