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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국내여행

일요일 반나절의 산행길에서


 

방사능 황사?
까짓것, 두렵지 않다.

이른 아침, 늘 준비된 행장을 들쳐메고 집을 나선다.
냉장고에 굴러다니던 캔맥주 하나 챙기고,
오백씨씨 빈 생수통도 하나 집어들고(나중 약수터에서 리필),
아파트단지 상가의 깁밥천국 들러 김밥 두 줄 사서 배낭에 쑤셔넣고
(가만,,,김밥천국위 김밥값이 언제부터 올랐지...?)

시내버스 잡아타고 설렁설렁 ... 떠난다.
.
.
.
15분도 안돼 도착한 그 곳,

초입부터 진달래가 흐드러지다 못해 어지럽다











여기 사는 꿩의바람꽃은 게으르기만 하구나.
벌써 정오가 가까워지는데
언제 입을 열어 벌나비를 맞으려 하는고?





역시 때늦은 노루귀다.
딴 녀석은 벌써 수분(受粉)을 끝내고 씨를 키우고 있는데.





족도리풀이란 녀석은 암만 생각해도 특이하다.
저 못생긴 것도 꽃이라고 달고 피우는건지
그래도 벌만 잘 찾아오더라.
좋은 향기라도 은밀히 피우는걸까?
담엔 반드시 코 들이대고 향내를 맡아봐야겠다.





큰개별꽃
학명이 "Pseudostellaria palibiniana Ohwi" 라고 한다는군
거기에서 유래한 이름임이 분명하다.
멀리서 보면 영락없이, 밤하늘에 별을 가득 흩뿌려놓은 듯하니
제대로 작명한 것만은 인정한다.






배추흰나비란 놈들이 썩은 나무등걸에 괸 액체를 흡입하고 있다.
예쁜 꽃에서 솟아나는 향기로운 꿀만을 섭취하고 먹고 사는
럭셔리하고 고귀한 족속인줄로만 일았는데
알고보니 나와 별반 차이 없는 지저분한 피조물이었구나! 





 

"나도 꽃이란 말이다!"
매크로렌즈로 바짝 들이대어 관찰하지 않는 이상,
꽃인 줄 알 길이 도무지 없을 정도로 못생긴 녀석이다.

연복초야, 슬퍼 말 지어다.
내겐 그대가 양귀비보다 더 귀중한 꽃이란다.




무덤가엔 노랑제비꽃.





아뿔싸 !
늦었다. 한참 늦었다.
오늘의 산행은
소문으로만 떠돌던 이넘들의 아지트를
찾아 내는 것이었는데,

너무 늦어 미안하다, 복수초.










꽃잎 떨군 자리에는 도깨비방망이가 자라나고 있다





산복숭아(돌복숭) 꽃.
한여름 깊은 산 물가에서
운 좋으면
과수원 복숭아보다 백배는 더 달달한
돌복숭 맛을 볼 수도 있다




하산길 저수지 산자락에 봄이 한창이다.





물가에 핀 진달래는 유달리 싱싱해 보인다




오늘 산행 끝.

대규모 복수초 서식지 위치 확인이 큰 성과. 

Kodak Professional DCS pro 14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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