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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국내여행

더운 날, 설악산 다녀오다

 

 

 

휴가철을 맞아 설악산 야생화 탐방을 작정하고 어렵사리 중청대피소 1박을 예약해 두었다.

국립공원 대피소는 사용 15일 전에 국립공원관리공단 홈페이지를 통하여 예약하는데

휴가철에는 신청자가 워낙 폭주하는 탓에 예약 성공하기가 거의 로또 수준이다.

중도 해약자가 발생한 틈을 타 운 좋게 7월 31일 1박 티켓 2장을 기적적으로 확보한 것이다.

7월 30일, 부산에서 출발하여 포항을 경유, 속초로 가는 심야버스를 타고 새벽에 양양에 도착하여

설악산 가는 첫 버스로 갈아 타고 한계령 휴게소에서 내려 산행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그런데 휴가 전날, 지인으로부터 "오늘(7/27) 밤" 설악산에 가지 않겠느냐는 제의를 갑자기 받는다.

울산 모 산악회에서 임대한 설악산 무박 2일 전세 버스가 오늘 밤 출발하는데, 자리가 몇 개 남았단다. 

 

생각지도 못했던 제안에 잠시 고민했으나 심야버와 시내버스를 번갈아 타고 둘러둘러 가는것 보다는

28인승 우등버스로 한 방에 편하게 당도하는 것이 훨씬 편하고 비용도 적게 든다는 결론을 내리고는

칼퇴근 후 빛의 속도로 집에 당도하여 허겁지겁 행장을 꾸려 짊어지고 밤 9시 설악산행 전세버스에 오른다.

 

 

2012. 7. 28. 설악산.

Canon 5D Mark II

 

 

 

 

 밤새 버스는 달리고 달려 새벽 2시 20분경 한계령 휴게소에 멈추었다.

버스에서 내린 우리는 바로 산행을 시작하였다.

칠흑같이 어두운 밤, 조그만 헤드램프의 불빛에 의지하여 서북릉으로 연결되는 가파른 탐방로를 오르기 시작한다.

해발 고도가 꽤 높은 지역이어서인지 서늘한 바람이 불어 찜통더위일 것이라는 애초의 우려를

말끔이 씻어주었다.

 

도중에 잠시 쉬면서 올려다 본 하늘은 작은 충격이었다.

금방이라도 우수수 쏟아져 내릴 것만 같은, 헤아릴 수조차 없는 저 무수한 별빛!

저런 밤하늘을 본 것이 언제적이었던가?  

 

우린 일행의 무리에서 한참 뒤쳐져서, 울창한 숲에서 배어나는 수목의 향기와 선들선들한 공기를 만끽하며

 천천히 걸었다. 산행이 아니라 야생화와의 만남이 목적이니 서둘 필요가 없는 것이다.

 

 

 

 

 

 

 

서북능선에 올라서니 서서히 여명이 밝아오기 시작한다.

 

 

 

 

 

 

 

 

동쪽 하늘로 부터 점점 밝아지다가 신비감이 드는 자색으로 물드는가 했더니

 

 

 

 

 

 

 

 

사위가 푸른 하늘빛으로 변하면서

 

 

 

 

 

 

 

이윽고 내설악의 주봉들이 그 자태를 드러내고 있다.

 

 

 

 

 

 

 

양양 방면 바닷가로 부터 몰려 든 운해가 서북주릉을 타고 넘고 있고,

 

 

 

 

 

 

 

왼편으로는 아득한 구름의 바다다.

 

 

 

 

 

 

 

 

 

 

 

 

 

 

 

 

 

 

 

 

 

완전히 날이 밝아졌다.

 

 

 

 

 

 

 

왼편으로는 서북능선이, 오른편으로는 용아장성릉과 공룡능선이 병풍처럼 늘어서 있고

그 사이엔 구곡담계곡과 수렴동계곡이 아스라히 보인다.

 

 

 

 

 

 

 

소청봉 가는 능선의 어느 전망좋은 바위에 걸터 앉아 김좌상 형님께서 준비해 오신 주먹밥으로 아침을 해결하고,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야생화 탐방을 시작하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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