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털백령풀을 찾아서 계획에 들어 있지 않던 뜻밖의 장소를 다녀왔습니다. 제게 가끔 꽃소식을 들려 주시던 분과의 인연으로. 그 분이 아시던 꽃객의 탐방길에 얼떨결로 염치불구 편승하여 동행하게 된 것입니다. 동행한 분은 알고 보니 나와 같은 아파드 단지 내에 거주하시는 이웃 주민이군요. 덕분에 경북지방의 깊은 산골로 달려가 털백령풀, 홍도까치수염 등 생전 처음 보는 식물 몇 종을 친견하는 기쁨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초대해 주시고 직접 운전까지 해 주신 L님께 감사드립니다. ▲ 개잠자리난초 목적지에 주차한 후 산으로 이동하는 도중 털백령풀이 발 아래 풀섶 사이로 보였지만, 나중에 담기로 하고 가장 먼저 찾아간 곳은 산 중턱의 습지입니다. 이 곳에도 습지에서 만날 수 있는 식물은 거의 다 볼 수 있네요. 처음으로 눈에 들어온 것..
동네 습지 탐방 동네 습지에서 만날 수 있는 식물들을 모아 보았습니다. 집과 지근거리에 이런 습지가 있어 계절마다 피고 지는 다양한 습지식물들을 만날 수 있는것은 아무나 누릴 수 없는 일종의 특권같은 것이 아닐까요? △ 끈끈이주걱 오랫동안 끈끈이주걱을 보아 왔지만, 꽃이 활짝 핀 모습은 올해가 처음입니다. △ 끈끈이주걱 끈끈이주걱은 개화 습성이 매우 까다로은 편에 속합니다. 아침 9~10시쯤 피었다가 오후 1시경이 넘으면 일제히 꽃을 닫아버리는 걸 이번에야 확실히 알게되었습니다. △ 끈끈이주걱 그나마 날씨에 극히 예민하여 햇빛이 없는 흐린날이나 비오는 날엔 아예 입을 굳게 닫아버린 채 절대 속살을 보여주지 않는 매우 꾀까다로운 녀석들입니다. △ 끈끈이주걱 날씨와 시각을 잘 맞추어 그들의 세계로 들어가 보면, 순백의 앙증..
여름 꽃 트레킹 - 가야산을 가다 당초 올해 여름 꽃 트레킹 대상지로 가지산, 설악산과 가야산행을 계획하였습니다. 가지산은 예정대로 다녀왔고, 설악산은 바람꽃이 절정인 7월 3~4주쯤을 잡았으나 올해 여름의 그 대책없는 무더위로 차일피일 머뭇거리는 사이 시기가 늦어버렸습니다. 대신 가야산은 적절한 때에 잘 다녀왔지요. 특히 이번 트레킹엔 이 방면 절정의 공력 보유자이신 N님의 가이드(?)를 받아 미처 몰랐던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어서 더욱 뜻깊은 기회가 되었습니다. 찜통더위를 피하기 위하여 어둠을 뚫고 새벽 일찍 산행을 시작, 칠불봉에 도착하니 일출이 시작됩니다. 엷은 운무가 광범위하게 퍼져 제대로 된 일출경도, 제대로 된 구름바다도 연출되지 않았지만 역시 해 뜨는 산정의 새벽은 황홀합니다. 사진에 찍힌 분은 다른 팀의 모르는 사람이며,..
여름 꽃 트레킹 - 가지산을 가다 올해 여름은 유난히 뜨겁습니다. 전국적으로 혹은 세계적으로 연일 들려오는 사상 최고의 폭염 소식이 아니더라도 내 몸으로 직접 느끼는 더위의 정도는 확실히 여느 여름과는 좀 다른 것 같습니다. 하지만 뜨겁지 않은 여름이 어디 있겠습니까? 그런 게 있다면 여름이 아니겠지요. 작렬하는 태양의 기운을 받아 한창 피고 있을 그 곳의 여름 꽃이 그리워 새벽 일찍 행장 꾸려 메고 길을 나섰습니다. 2.5리터의 마실 물과 함께 말이죠. 오랜 가뭄과 지속적인 폭염에 이 곳의 생태계가 좀 피폐하지 않았을까 하는 걱정과는 달리 숲 속은 아주 건강합니다. 며칠 전에 내렸던 단비 덕분인지도 모르겠군요. 맨 먼저 비비추가 우리를 반깁니다. 이어서 등로 복판의 돌덩이 아래 다소곳하게 숨어있던 참바위취도 만납니다. 주로 물기 축축한..
망태말뚝버섯 (a.k.a. 흰망태버섯) 해마다 장마철이면 무덥고 축축하고 컴컴하고 모기떼 득실대는 대숲에 등불을 밝히듯 요정처럼 나타나는 진객이 있습니다. 바로 망태말뚝버섯입니다. 올해도 다녀왔습니다. 운칠기삼(運七技三)이라고 할까요, 장마철이라고 항상 이들을 볼 수 있는 것도 아니어서 서너 번 방문해서 몇 번 실패한 끝에 겨우 몇 송이 모셔왔지요. 그런데 해마다 이들을 사진으로 담으면서도 정명(正名)이 '흰망태버섯'이 아니라는 것은 전혀 생각지 못하였습니다. 사진 정리 후, 제가 자주 가는 야생화 게시판에 올리기 직전 습관처럼 국가표준버섯목록 사이트에 접속하여 검색해 보니 뜻밖에도 검색이 되지 않습니다. 검색어를 '망태'로 바꾸어 입력하니 비로소 4가지의 버섯 種이 나옵니다. 그렇습니다. 지금껏 '흰망태버섯'으로 잘못 알고 있었던 이녀석의 ..
닭의난초 올해는 닭의난초를 정말 원없이 만난 해입니다. 자주 가던 동네 바닷가를 필두로 부산 근교의 좀끈끈이주걱 서식지 근처, 역시 부산의 금정산 등지에서도 보았는데, 마지막으로 들렀던 그 곳은 정말 입이 딱 벌어질 정도의 대규모 군락이었습니다. 사실 이 곳은 존재 자체만 일고 있었지 정확한 위치를 몰라 수년간을 애만 태우던 차에 마침내 N님의 도움을 받아 친견할 수 있었지요. 닭의난초(Epipactis thunbergii A. Gray)는 난초과(Orchidaceae) 소속으로, 중부 이남 지역의 산골짝 습지에서 자랍니다. 국가표준식물목록엔 근연종으로 흰닭의난초, 청닭의난초, 임계닭의난초, 섬사철란(異名-산닭의난초) 4가지가 등재되어 있군요. 물론 4가지 유사종은 아직 대면하지 못하였습니다. 종소명 'thunb..
가지더부살이, 좁은잎배풍등, 기타 병아리난초 군락을 오가면서 만났던 꽃 모음.1. 가지더부살이 2. 좁은잎배풍등 4. 노랑망태버섯 5. 산수국 6. 일엽초, 고사리와 이끼 종류 7. 노각나무꽃의 낙화(끝)
병아리난초 II 아마 병아리난초 군락의 규모와 주변 생태 환경의 아름다움으로는 여기 이상은 더 없을듯합니다. 근간에 너무 많이 알려져 이 곳을 찾는이들이 부쩍 늘었다는데(물론 그 중엔 저도 포함입니다) 부디 이 놀라운 군락이 아무 탈없이 年年歲歲 잘 보전되어 우리의 아득한 후대들도 이들을 만나는 기쁨을 함께 누릴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합니다. 저 곳으로 가이드 해 주신 N님, 궂은 날씨에도 동행해 주신 H님께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끝)
종덩굴 인근 꽃동무의 도움을 받아 난생 처음 만난 종덩굴(Clematis fusca var. violacea Maxim)입니다. 남쪽에는 서식하지 않는 줄로만 알았는데, 자주 들르는인근 산에서 이들이 자생한다는 사실은 참으로 뜻밖이었습니다. 국생종 도감 정보에도 중부 이북지방에 서식하는 것으로 돼 있는데 ... 아무튼 도상으로만 보던 種을 직접 대면하는 순간은 늘 설렘과 흥분이 있지요. 위 학명에서 보듯 원종은 검은종덩굴(Clematis fusca Turcz)인가 봅니다. 여름 설악산에서 자주 보던 검은종덩굴과는 꽃 색만 제외하면 거의 흡사하군요. 꽃이 검은색에 가까운 검은종덩굴과 달리 자주색에 가까와 보라색을 뜻하는 'violacea' 가 그래서 붙었겠죠. 자세히 보면 꽃의 색 뿐 아니라 형태도 미묘하게 다른..
병아리난초 I 병아리난초를 모시고 왔습니다. 고산에나 가야 볼 만한 야생화를 만날 수 있는 요새같은 꽃 보릿고개에 꽃객들의 목마름을 조금이나마 해소해 주는 고마운 녀석들이죠. 제법 넓은 잎사귀를 치마처럼 두르고 가녀린 꽃대를 올려 깨알같은 연분홍빛 꽃망울을 올망졸망 매달고 있는 모습을 보면 왜 병아리난초라는 이름을 얻었는지 쉽게 이해가 될 것입니다. 병아리난초(Amitostigma gracile (Blume) Schltr.)는 난초科(Orchidaceae) 병아리난초屬(Amitostigma)의 여러해살이 풀입니다. 종소명 gracile는 '날씬한, 가녀린, 호리호리한'이라는 의미의 라틴어 'gracilis'에서 왔습니다. 외관이나 느낌을 적절히 반영한 멋진 작명이 아닐 수 없습니다. 주로 바위에 붙은 이끼에 터전을 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