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여행/국내여행

2017.10.09. - 영축-신불-간월산 억새길 탐방

     추석 연휴 끝 날, 억새를 보러 다녀왔습니다. 마을버스를 운행하고 있어서 접근이 쉬운 지산리를 기점으로 잡았고, 전체 루트는 영축산, 신불산, 간월산을 잇는 능선을 밟은 다음 간월 공룡능으로 하산하는 것으로 정했습니다. 다소 험한 구간이 있는 간월 공룡을 날머리로 잡은 것은 좌배내, 우신불로 펼쳐지는 능선의 가을을 맛보기 위함입니다.

 

     집에서 울산역행 KTX리무진 버스편으로 울산 역에 도착하여 부산행 13번 버스로 환승, 통도사 시외버스 주자장에 내리면 지산리행 마을버스를 탈 수 있습니다. 마을버스는 7:20분부터 매시 20분에 출발한다고 합니다.  

 

 

     13번 버스에서 바라본 영축산 능선의 스카이라인입니다. 좌로부터 시살등(981m), 죽바우등(1,064m), 채이등(1,030m), 함박등, 영축산 정상(1,081m)이 한 눈에 다 보이는군요. 도시 가까이 이런 1000m가 넘는 봉우리가 줄지어 있는 곳도 그리 흔치 않을겁니다. 통도환타지아의 대관람차가 보이고 그 앞 벼가 익기 시작하는 논에서 가을이 물드는 것이 물씬 느껴지는군요. 

 

 

     9:20 출발하는 마을버스를 탑니다.

 

 

     불과 15분만에 들머리인 지산 마을에 도착합니다. 영축산 정상부가 한층 가까이 보입니다. 그리 먼 길은 아니지만 걸어오려면 꽤 시간이 걸리지요. 산행 시작 전부터 포장길을 걷느라 힘 뺄 필요는 없으니 이런 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것은 큰 다행으로 생각합니다.

 

 

     울울창창한 솔 숲 사이로 고즈넉하고 완만한 등로가 나 있습니다.  

 

 

     점점 가팔라지는 등로를 땀을 뻘뻘 흘리며 오르다보면 어느 새 영축산장에 도착합니다. 등객 몇 분이 동동주를 기울이는데, 나도 퍼질고 앉아 한 잔 마시고 싶은 생각이 간절하였지만 참고 패스합니다. 여기서부터 800미터만 진행하면 정상입니다.

 

 

     조망이 툭 트여 통도사 아래 신평마을이 발 아래 펼쳐집니다.

 

 

     이 멋진 암벽이 보이는 장소에서 아침 겸 점식 식사를 하기로 합니다. 오늘의 식단은 통도사 정류장 근처의 편의점에서 사 온 컵밥과 금정산막걸리 한 통입니다. 김밥을 사 오려 했으나 편의점 김밥이 떨어져 참치마요컵밥을 사 왔는데, 느끼하지만 제법 먹을만 했습니다. 산정부터 단풍이 서서히 물들고 있어요.

 

 

 

 

 

     여기가 정상인 줄 알았는데 전위봉(前位峰)이군요.

 

 

     전위봉에 올라서니 정상석이 저 멀리 보입니다.

 

 

     등객들이 많을 줄 알았는데, 의외로 한산합니다. 아마도 휴가 기간이 꽤 길었고, 오늘이 마지막이어서 다들 생업에 복귀할 준비를 하느라 그런가 봅니다.

 

 

     남쪽 방향으로 함박등, 채이등, 죽바우등, 시살등, 오룡산이 누워 있고, 금정산은 안보이는군요.

 

 

     고개를 북으로 돌려 보면 신불산이 가까이 보이고, 저 멀리 운문산, 가지산 능선도 시야에 들어옵니다.

 

 

     서편엔 단조늪과 단조산성이 가깝고, 능선 너머 재약산, 천황산을 조망 할 수 있습니다.

 

 

     억새는 이미 개화기를 넘겨 씨방을 거의 날려보낸 후입니다. 약간 늦었어요. 그래도 즐기긴 충분했습니다. 

 

 

     좌우로 무성히 핀 억새 숲 사이, 신불재로 향하는 데크길을 사뿐사뿐 걷는 기분이란!

 

 

 

 

 

     억새는 백색에서 누런 색으로 물들기 시작합니다.

 

 

     지나온 길을 되돌아봅니다.

 

 

     말이 필요 없이 멋진 길입니다.

 

 

     왼편은 신불산 정상으로 가는 길, 오른쪽엔 가천 방면으로 하산하는 길입니다,

 

 

     구름을 뚫고 나온 역광의 햇살에 온 산자락이 하얀 LED등에 일제히 불을 밝히는 마술은 조금 부족했습니다. 이미 지고 있는 중이어서요.

 

 

 

 

 

 

 

 

     쉬엄쉬엄 걷다 보면 신불산 정상부에 도달합니다.

 

 

     정상에서 살랑바람에 땀 식히며 커피 한 모금 마시고 간월재 방향으로 걸음을 옮깁니다. 

 

 

     대기가 그리 탁하지 않아 간월산, 배내봉, 능동산, 운문산, 가지산, 오봉산 등이 깨끗하게 관찰되는군요.

 

 

 

 

 

 

 

 

     저 아래 간월재가 보일락말락

 

 

     신불산 정상부에 햇살이 걸려 있습니다.

 

 

     간월재에 도착

 

 

     왔던 길을 다시 되돌아봅니다.

 

 

     간월재 데크엔 석양에 물든 억새를 즐기려는 산객들이 삼삼오오 짝을 지어 있습니다.

 

 

 

 

 

 

 

     간월산 방향으로 가는 오르막 계단길입니다.

 

 

     뒤돌아 보면 이런 그림도 연출됩니다.

 

 

     노을이 내리는 바위 언덕의 선남선녀 커플의 모습이 참으로 보기 좋았습니다.

 

 

     황혼빛 물든 서편 하늘엔 뉘엿뉘엿 해가 지려 하고 있습니다.

 

 

     간월공룡으로 연결되는 초입

 

 

     이렇게 로프에 의지하여 오르내려야하는 험로가 열 댓군데쯤 됩니다,

 

 

 

 

 

     간월재와 신불산이 이런 각도로 보입니다.

 

 

     상북 벌판과 언양, 저 멀리 울산 시내와 문수산 라인이 아스라히 보입니다.

 

 

     아직은 푸른 색이 대세지만, 서서히 노랗게, 붉게 물들고 있습니다,

 

 

     간월 공룡을 하산길로 택한 이유가 바로 이 구불구불한 임도를 보기 위함입니다. 영남알프스의 차마고도라 할까요? 단풍이 더 들면 더 장관입니다. 약간 더 고생하며 험로를 네 발로 길 만한 이유가 충분히 있다고 생각합니다.

 

 

     노을과 함께 어둠이 내리고 있습니다.

 

     가을 볕의 끝자락이 언양과 울산에 남아 있고, 금세 어두워질 터여서 하산을 많이 서둘렀습니다.

 

 

     복합웰컴센터(옛 간월산장)에 도착하니 완전히 밤중이 되었습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