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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화

은방울꽃 2014. 5. 17.




화창한 토요일 아침, 집에서 가까운 은방울꽃 군락지를 찾다.


올핸 은방울에 관한 한, 시기를 잘 맞춘 것같다.

빛도 좋았고, 바람도 많이 일어나지 않아 사진 찍기는 최적이었다.


인적 드문 등산로변의 은방울꽃 핀 숲 속에 홀로 퍼질고 앉아

근 반나절을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노닐다 왔다.


저 작은 꽃에서 상당히 진향 향기가 뭍어난다.

바람이 살랑일 때마다 코 끝을 간지럽히는 은방울꽃 향기는

어떤 허브향보다도 기분 좋은 자극을 안겨준다.



2014. 5. 17. 울산, 북구.


Kodak DCS 14nx, SLR/c  
























































 

해프닝 한 토막.

 

은방울 숲 땅바닥에 바짝 엎드려 뷰파인더를 보며 렌즈의 초점 맞추느라 비지땀을 흘리고 있는데

멀리 인기척 점점 가까워지는가 싶더니 "음마야~~" 하는 여인의 외마디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나도 놀라 고개 들어보니 부부 등산객인듯한 중년 커플의 아주머니가

나를 보며 얼어 붙어 있는게 아닌가?

 

풀밭에 웅크려 미동도 하지 않고 있는 날 보고 시체를 발견한 줄 알았다고 한다.

예전에 산행길에서 시신을 본 적이 있어 그 트라우마가 아직 남아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두껑 보고 놀랐다고...ㅎㅎ

 

이렇게 시퍼렇게 살아 있으니 걱정 마시라고 안심시켜 드렸는데,

이 짓도 가끔은 본의 아니게 민폐가 되기도 한다. 하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