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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화

게재 시기를 놓쳐버린 올해의 봄 꽃 시리즈 #9 - 설앵초

      설앵초가 필 때가 되었겠다라는 생각이 언젠가부터 막연히 떠올랐지만 유난히 변덕스러웠던 올 봄의 꽃시계탓에 산행 날짜를 잡지 못하고 차일 피일 시간만 흐르고 있었습니다. 그런 어느 날, 꽃친구로부터 올해도 설앵초 맞이를 해야 하지 않겠느냐라는 연락을 받고서야 퍼뜩 정신이 들었지요. 야생화 사이트 몇 곳을 검색해 보니 여기저기에서 설앵초 사진이 등록되고 있음을 확인하고는 화급히 약속을 잡고 그 곳을 올랐습니다. 올해는 비교적 안전하고 수월한 루트로 산행해서 예년에 비해 체력 소모는 훨씬 덜했지만 아뿔싸, 너무 늦었군요. 이미 대부분 지고 있는 중이었어요. 일주일쯤 전에 왔었어야 했네요. 개체 수가 작년에 비해 눈에 띄일 정도로 늘어난 것은 그나마 다행이라 할 수 있겠어요.


     시든기가 역력한데다가 무슨 바람은 그리도 세차게 불어대는지 ... 찍을 의욕이 저하되다 보니 성의없는 샷이 난무하는군요. 그래도 조금이나마 상태가 나은 모델들을 어렵사리 섭외했는데, 어이없게도 카메라 세팅을 잘못해서 망했어요. 전날 밤 사진기 기능을 이것저것 테스트한다고 세팅을 바꾸어 놓았는데 이를 평소대로 되돌리는 것을 깜박 잊고 그대로 찍다 보니 저화소, 저화질로, 그것도 JPEG 온리로만 메모리에 담긴 것이지요. 문제는 이것을 집에 와서 컴퓨터로 옮기는 과정에서야 인지하였다는 것. 뒤늦게 탄식해 봤자 무슨 소용이리요? 올해는 슬프지만 이걸로 마무리하고 내년을 도모하는 수 밖에.


     Raw 파일을 확보하지 못하여 쬐그만 JPG로 이것 저것 보정을 하려니 포샵 실력이 안따라줘서 거의 원본 상태를 리사이즈 작업만 해서 올립니다. 색 밸런스가 들쭉날쭉하군요. 끝물 늦둥이들이지만 올해도 거르지 않고 만났다는 데 만족해야겠습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