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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화

남방바람꽃




오매불망 기다리던 남방바람꽃의 소식을 접하고 

어느 화창한 날 골라 

전국에서 단 3곳인가 밖에 없다는 남방바람꽃의 자생지를 찾았다.



 찾아간 그 곳은, 뜻밖에도, 사람들의 발길을 타기 어려운 심산 유곡이 아니라

어느 문중(門中)의 재실(齋室)이 있는 야트막한 산자락 주변이었다.

이 맘때면 남방바람꽃을 친견하려는 花客들이 전국에서 몰려 와

고요하던 이 곳이 때아닌 외지인의 어지러운 발길에 한 바탕 몸살을 겪기도 하지만

꼬장꼬장한 재실 관리인 노인의 까다로운 관리 덕분으로 

개체 수의 현저한 감소 없이 지금껏 보존이 잘 되고 있는 듯하여 

저으기 안심이 된다.



그 곳에는 

그리 큰 규모는 아닐지라도 

여기저기 남방바람꽃 무더기가 군락으로 자라고 있고

유난히 넓은 잎사귀 가운데에서 불쑥 솟아 난 

가녀린 꽃대 위에 분홍색 혹은 보라색 작은 몽우리가 하나씩 맺혀 있는데

따스한 봄날의 햇살을 받아

작은 풍선이 톡톡 터지듯

그 몽오리들은 앞다투어 꽃으로 소리없이 열리고 있었다. 



피어 난 연분홍 꽃잎의 뒷태를 가만 보고 있노라면

오랫동안 짝사랑 해 온 사내와 우연히 마주하게 된 어린 처녀의 

귓볼에 발그레 물든 수줍은 홍조같기만 하다.






2013. 4. 21. 경남지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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