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有朋自遠方來不亦樂呼"
녹음 짙어지는 계절,
멀리서 찾아 온 좋은 사람과 함께
인근 산을 오르다.
2013. 5. 12. 울산, 북구 인근 산.
이 계절엔, 잘 닦여 반질반질해진 산길이라도
발 아래를 잘 살펴 디딜지어다.
본의아니게, 장차 커서 숭례문의 동량감이 될지도 모를
갓 태어 난 어린 소나무 한 그루를 무참히 짓밟아버릴지도 모르니.
한 때 새색시의 볼보다도 더 고왔던 연분홍 철쭉이여,
뚝뚝 떨어져 구겨진 네 모습이 참 처연하고도 장렬하구나!
끝물 시기를 넘긴 앵초밭은 가을걷이 후의 빈 들판같이 휑한 느낌이다.
다행히 늦둥이 이 앵초가 있어 그나마 헛걸음을 면하게 되었다.
구멍이 뻥뻥 뚫린 족도리풀 잎사귀에서 여름의 향기를 느낀다.
아마도 이 숲의 마지막 앵초이리라.
바위에 걸터앉아 잠시 쉬고 있는 내 손가락 위에
손님이 찾아왔다. 하루살이다.
하루밖에 못사는 주제에 인간을 비웃기나 하듯
내 손등과 손가락을 이리저리 옮겨다니며 유유자적 소요타가
카메라 겨냥하고 셔터 몇 방을 날리니 귀찮다는 듯 휙 날아가버린다.
네겐 겨울이 없겠지?
그래, 춥고 외롭고 배고픈 겨울이라면 모르는게 차라리 더 나을 수도 있을거야.
(그러나 우리의 일반적인 상식과는 달리
성충이 된 하루살이는 1주일에서 2주일 정도 생존한단다)
이번에는 길앞잡이란 녀석이 나타나 산행 가이드를 자원한다.
내 앞 두 걸음 정도 앞서서 폴짝 폭짝 뛰어 나아가며 계속 따라오라며 손짓한다.
희안하게도, 수풀 속으로 도망치지 않고
계속 등산로를 따라 앞장서서 메뚜기처럼 도약하여 전방으로 진행하는구나.
오색 영롱한 저 등딱지의 때깔이 너무도 고와서
살금살금 가까이 접근해 한 장 찍어 보려 하였지만
결코 근접을 허용하지 않는다.
은방울꽃 군락까지 왔는데, 아쉽게도 너무 이른 시기다.
먼저 핀 넘들을 찾아 들이대 본다.
너무 밀생하여 사진찍기가 여의치 않다.
은방울꽃 무리들을 헤치며 포토제닉한 모델을 수소문 해 보았으나
아쉽게도 아직은 마음에 드는 개체가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다음 주 또 올라와야 하나?
ㄹ
5월의 숲 속 !
무슨 말이 더 필요하겠는가?
((이상 5월의 동네 야산 숲 순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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