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 맞는 지인들과 함께 동네 야산으로 尋花行을 나서다.
올핸 봄 날씨가 고르지 않았던 탓인지
개화 시기를 종잡기 매우 힘들 뿐더러
그나마 핀 꽃도 상태가 예년에 비해 영 시원찮은 경우가 많다.
지난 봄의 늦추위, 가뭄 등 열악했던 자연환경탓에
위기를 느낀 식물들이 몸집을 불리는 영양성장을 포기하고
서둘러 꽃을 피워 2세를 남기려는 생식성장을 선택한 탓일 것이다.
생식성장을 택한 식물은 참 애처롭게 보인다.
인간으로 치면 이는 극단적인 조혼(早婚)에 해당한다.
과거, 병자호란 등 환란기
몽골군 등 점령군에 의해서, 혹은 조정의 비정한 정책에 의해서
大國에 공물로 바칠 처녀들을 닥치는대로 잡아들이던 시절,
자식을 수탈로 부터 지키려는 힘없는 백성들의 선택은
어린 딸을 혼기가 채 되기도 전에 서둘러 시집보내는 것 밖에 없었다.
출산이나 육아를 감당할 만큼
신체적으로 성장하지 못한 어린 여자아이가 조혼으로 낳은 2세는
조산이나 장애아 출산으로 이어질 위험도 그만큼 큰 것이다.
하지만, 이 또한 흔한 자연 현상의 일부이니
그냥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야겠지?
2013. 5. 18. 울산 북구 야산.
은방울꽃
은방울꽃
(은방울꽃은 독초로 알려져 있어 잎은 짐승들에게 잘 먹히지 않고
보존이 잘 되는 편이지만, 꽃 자체는 맛이 좋은지, 아니면 특유의 좋은 향기 때문인지
벌레들에게 쉽게 갉아먹혀 온전히 활짝 핀 개체를 발견하기 쉽지 않다)
은방울꽃
은방울꽃
백선
백선
금난초
금난초
은대난초
은난초
끈끈이주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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