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분류 전체보기

(668)
큰개별꽃 "별꽃"이라는 이름을 가진 식물은 참으로 많습니다. 국생정에 접속하여 "별꽃"이라는 키워드로 검색해 보면 자생식물 기준 32건이 검색됩니다. 모르긴 해도, "제비꽃(무려 59건!)" 다음으로 많은 종류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큰개별꽃만 검색해 보면 6개의 국명(國名)이 나오는데, 그 중 "좁은잎개별꽃"과 "큰개별꽃" 두 가지를 추천명으로 명시하고 있군요. 제 일천한 꽃생활동안 추천명이 복수개인 것은 처음 봅니다. 국생정에서 국명으로 나오는 이름을 나열해 보면, 좁은잎개별꽃(추) 큰개별꽃(추) 수염뿌리미치광이 선미치광이풀 민개별꽃 큰들개별꽃 등인데, "수염뿌리미치광이"와 "선미치광이풀"이 눈길을 끄는군요. 도대체 어느 지역에서 저리 불렀는지 심히 궁금하기도 하고, 하필 왜 "미치광이"라는 말이 포함되었는지 ..
흰얼레지 뜻밖의 흰얼레지를 만났습니다. 얼레지 탐방을 갈 때마다 '운이 좋으면' 흰얼레지를 만날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희망을 가졌던 터라 엄밀히 말하면 '뜻밖'은 아니지만, 확률이 희박하니 기대치는 그리 높지 않았음도 사실입니다. 어쨌거나 만났습니다. 그러나 하필이면 첫날엔 날씨와 시간대가 적당치 않아서 입을 다물고 있는 상태였는데, 이틀 후 재방문해서 조금 더 핀 흰얼레지를 기어이 만났지요. 단 1포기, 그나마 꽃술의 발육이 그리 좋은 상태가 아니어서 아주 샛노란 꽃밥을 보진 못했지만 이 아이들이 여러해살이 풀임을 감안할 때, 좀 더 성장한 내년이 기대됩니다. 단 제발 누가 손을 대지나 않았으면 하는 소박한 바람 뿐. 국가생물종지식정보시스템에는 흰얼레지를 얼레지와는 별도의 種으로 구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동일 ..
얼레지 아마도 얼레지는 우리나라 야생에서 만날 수 있는 가장 큰 꽃 중의 하나가 아닌가 합니다. 꽃 크기만을 봤을 때, 얼레지보다 큰 꽃은 내 기억으로는 연령초밖에 없는 것 같군요. 또한 항상 무리져서 피니 멀리서도 쉽게 눈에 띄고 특히 봄볕을 한껏 받아 분홍으로 빛나는 얼레지 군락은 산자락을 환하게 밝히는 등불처럼 보입니다. "얼레지"라는 이름이 어디에서 왔는지 궁금하여 여기저기 자료를 검색해 보니, 얼룩덜룩한 잎의 얼룩무늬에서 왔다는 설(어루러기->어우러기->어우러지->얼레지), 분홍색으로 한껏 제켜진 꽃잎 혹은 씨방이 발기한 수캐의 생식기를 연상시키는데, 개의 생식기를 "엘레지"라고 부르던 데서 왔다는 설(실제 국어사전에는 '엘레지'를, '개의 음경을 한방에서 이르는 말'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등 몇 가..
올괴불나무 서투른 솜씨로 비뚤비뚤 글을 쓰는 모양을 말할 때 "괴발개발"이라는 표현을 씁니다. 여기에서 "괴"는 "고양이"의 고어 혹은 방언인데, 고양이나 개가 발로 글을 쓰듯 서투르다는 의미죠. 고어 "괴"가 "고이", "괘이", "괭이"를 거쳐 오늘날의 "고양이"로 진화(?)한 겁니다. 뜬금없이 고양이 이야기를 꺼내는 것은 지금 게재할 나무꽃의 이름이 "올괴불나무"이기 때문입니다. "올"은 올되다, 이르다 라는 뜻으로 이른 봄에 꽃이 핀다는 뜻이 함축되어 있고, "괴불"은 고양이의 불알이라는 의미입니다. 그런데 이 예쁜 꽃과 고양이의 불알 사이에는 어떤 관련이 있는 것일까요? 그 의문은 5월 초/중순경 빨갛게 익은 열매를 보게 된다면 금세 풀리게 됩니다. (고양이 불알 : 인터넷에서 퍼 온 사진) 위 사진 2컷..
만주바람꽃 만주바람꽃 Isopyrum manshuricum (Kom.) Kom. 은 그 이름에서 볼 수 있듯 동북아시아의 북부지방에 자라는 북방계 식물입니다. 우리나라에는 1970년 전의식 선생이 발견하여 1974년 이영노 박사가 한국 미기록종으로 발표함으로써 국내 존재가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서식지가 제한적이어서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되었다가 이후 전국에서 잇따라 발견됨으로써 1998년 멸종위기야생생물 목록에서 제외됩니다. 屬名 Isopyrum은 고대 그리스어에서 온 것인데, "같다. 유사하다(=equal)"라는 의미의 "Isos"와 "밀(=wheat)"을 뜻하는 "pyros"가 결합한 것입니다. 아마도 만주바람꽃의 땅속 줄기에 보리알 혹은 밀알을 빼 닮은 덩이뿌리가 다닥다닥 열리는 데서 왔을 것이라 추측합니..
논두렁 식물 - 물질경이 외 논두렁가 수로나 물 짤박한 묵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식물들입니다. 우리와 같이 한가한 꽃쟁이들에겐 멀리서도 찾아 다가가서 기쁘게 감상할 대상 이지만 농부들에겐 뽑아내고 또 뽑아내도 잠깐 한 눈 파는 사이에 어느 새 엄청나게 퍼져 벼의 생장을 방해하는 집요하고도 성가신 존재일 뿐 ... 모진 호미 끝에도, 독한 제초제에도 끈질기게 살아남아 끝끝내 꽃을 피우고 후손을 남기는 저 "잡초"들에게도 존재의 이유는 다 있겠죠? 순서대로 물질경이(7), 벗풀(2), 구와말(5), 물옥잠(3), 여뀌바늘(1), 물달개비(1), 사마귀풀(1) 부록 - 반하(1), 여우주머니(2) (끝)
애기앉은부채 외 ▲ 애기앉은부채 애기앉은부채 녹화(綠化)된 몇 송이가 곱게 피었다는 K 님의 귀띔으로 서식지를 찾았습니다. 과연 봉오리를 갓 연 듯 청초한 두 송이가 어두운 숲 속을 환히 밝히고 있군요. 그 새 많은 탐화객들이 다녀간 듯 주위 낙엽들이 발길에 바스라져 거의 운동장이 돼 있습니다. 그 주위엔 마구 짓밟히고 뭉개진 자주색 애기앉은부채들이 즐비하게 널브러져 있어 심사가 썩 편하진 않아요. 자주색 개체들은 어린 싹부터 색 자체가 어두우니 사람들의 눈에 잘 띄지 않아 밟히기 십상인데, 이 숲에 들어오는 탐화객들은 발걸음을 뗄 때마다 평소보다 갑절 이상은 더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여야겠습니다. △ 애기앉은부채 국생정에 의하면 애기앉은부채(Symplocarpus nipponicus)는 강원도 이북의 높은 지대에서 자라..
여뀌 이상의 여뀌, 흰꽃여뀌 마디풀과의 여뀌속 집안도 만만찮게 다양하고 복잡한데 이 흰꽃여뀌(Persicaria japonica)는 꽃이 유난히 커서 비교적 구별하기가 쉬운 편입니다. 연꽃이 거의 져 가는 저수지 둘레를 따라 흰 소금을 뿌린 듯 넓게 펴져 대가족으로 자라고 있었는데 집에 와 대형 화면으로 보니 뷰파인더로 보던 것보다 더 예쁘군요. 이럴 줄 알았다면 더 신경써서 담아 왔을 것을 ...
어리연꽃, 노랑어리연꽃 ♧♧♧ 작년 제법 볼 만한 군락으로 피어났던 노랑어리연꽃 서식지를 가 보니 최근의 하천 정비공사로 대부분의 풀들이 거의 다 없어지고 노랑어리연꽃은 가까스로 살아남은 몇 개체만 겨우 명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작년에는 이랬는데 ... 안타깝긴 하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지요. 다행히도 노랑어리연꽃이 번식이 잘 되는 품종이니 내년엔 말끔이 정비된 강에서 터전을 잘 잡아 안정적으로 군락을 유지했으면 합니다. 서식 범위가 제법 넓었는데, 이 교각 아래 몇 개체 말고는 거의 사라졌네요. 생존한 위 세 송이로 다시 출발하여 머지 않아 대가족으로 크게 번성하겠지요. ♧♧♧ 다음은 근교의 어리연꽃 서식지입니다. 여긴 처음 간 곳이라 예전 상황이 어땠는지는 모르겠으나, 오랜 여름 가뭄에 많이 지친 모습이 역력합니다. 흐름..
가시연꽃 등 해다마 들르던 경북 경산의 가시연꽃 서식지가 오랜 가뭄 끝에 완전히 말라붙어 황무지처럼 변한 것을 진즉에 목격했던 터라 올해 가시연꽃은 그냥 넘어가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으나, 근교의 작은 저수지라도 가서 목마름을 해소해 보기로 했습니다.▲ 가시연꽃 찾아간 그 저수지도 반갑잖은 손님, 마름이라는 녀석이 왕성한 세력으로 저수지 수면의 대부분을 점령하는 바람에 가시연은 기세를 펴지 못했고, 빽빽하게 퍼진 마름의 틈새에 간신히 비비고 올라와 겨우 명맥을 유지하는 정도였습니다. ▲ 가시연꽃 게다가 시기마저 많이 일러 재대로 핀 녀석은 달랑 저것 하나 뿐. △ 가시연꽃 그래도 이 살벌한 더위와 조폭같은 마름 패거리의 등쌀에도 저만큼이라도 피워 냈으니 대견하고 고맙다는 생각이 앞섭니다. △ 가시연꽃 어쨌건 이 녀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