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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화

2016.06.04. - 설악산 서북릉 야생화 Trekking (1/2)


설악산 서북릉 야생화 Trekking (1/2)


2016.06.04.



작년 이맘때에 이어 

올해도 동일 시기, 동일 루트로 

설악 서북릉 야생화 트레킹을 다녀오다.


올해는

늘 함께하던 꽃 동무들이 

저마다 이런 저런 사정으로 동행할 형편이 안되어

혼자 떠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Go냐, No go냐?를 두고 처음엔 약간의 주저함이 없진 않았다.


그러나 역시 눈 감으면 사르르 떠오르는,

체력의 극한을 시험하는 듯한 귀때기청봉 주변 거친 너덜길과

능선 좌우로 펼쳐진 무수한 풀꽃, 나무꽃의 기억은

정향꽃 향기 가득 머금은 설악의 바람과 더불어

마치 마약과 같이 거부하기 어려운 손길을 내밀어 유혹하니 

 어찌 떠나지 않고서야 배기겠는가. 


울산 세심산악회 설악산 안내 산행 버스에 편승하여

금요일 밤 9시 30분, 울산을 출발하다.


동승했던 대다수의 산객들은 산악회 권장 코스를 따라

대청봉을 넘어 백담사나 설악동으로 하산하기 위하여

오색에서 하차하였고, 난 오로지

귀때기청봉을 중심으로 한 서북릉 야생화와의 만남이

주요한 목적이었기에 

조금 더 가서 한계령을 들머리로 삼기로 한다.


정확히 03:00, 한계령 출입통제소가 오픈되자마자 

대기 중이던 무수한 다른 탐방객들의 무리에 섞여 

램프 불빛을 밝혀 칠흑같은 어둠을 뚫고 산행을 시작하다.


까만 하늘에는 수많은 별빛이

흘러가는 구름 사이로 명멸하고

공기는 포근하고 바람은 서늘하다.

야간산행은 희안하게도 그리 힘든 느낌이 들지 않는다.

아마 올라야 할 저 까마득한 목적지가 

당장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사진 게재 순서는 찍은 시간 순이며

댓글 허용해 두었읍니다. 

혹 식물명 틀린 것 있으면 댓글로 지적 부탁합니다.


 


한 번도 도중에 쉬지 않고 

단숨에 한계령 삼거리에 도달하였다. 

약 1시간 15분 쯤 소요되었다.

잠시 나무에 기대어 바나나 한 개를 꺼내 허기를 달래다.

여명이 서서히 밝아오고 있었고, 

조망이 트인 곳에서 일출을 맞이하기 위해

귀때기청봉을 향해 잰 발걸음을 옮기다.






너덜지대 중간 쯤을 걷는데, 일출이 시작되고 있다.

멀리 대청봉과 그 왼편에 중청봉, 

그 위의 돔형 레이더가 보일락말락.

 





맑았던 하늘엔 구름이 점점 드리워져 

깔끔한 일출 그림은 건지기 어려울 것 같다.

멀리 공룡능과 그 앞의 용아장성이 빚어내는 

설악 특유의 능선 실루엣은

언제 보아도 설렘과 흥분을 자아내게 한다.






공룡능 너머 떠오르는 해를 조금 당겨보다.






귀때기청봉 가는 너덜길 바위에 붉은 햇살이 가득 내리다.






속초 앞 동해 바다 수면에 반사되는 햇빛을 잡아보다. 






[#1 매발톱나무]

아침이 환하게 밝아온 후 

가장 먼저 맞이한 것은 매발톱나무다.

멀리 보이는 봉우리는 대청(1,708m), 중청봉(1,676m)이다. 






남동쪽으로 첩첩이 누워있는 산봉들 사이엔 

푸른 안개가 가득하다.






사방을 둘러봐도 첩첩한 산들 뿐.






[#2 병꽃나무] 

그냥 병꽃나무인지 붉은병꽃나무인지 소영도리나무인지

분간하지 못하겠다.

이제 알량한 지식으로 식물들의 이름을 갖다 붙이는 것이

두려워지기 시작한다.






[#3 분비나무]

보라색 길쭉한 솔방울을 달고 있는 저 나무는

분비나무라고 귀동냥 한 바 있다.

구상나무로 알고 있었는데.






나이 든 노인들의 얼굴처럼 

검버섯이 가득 핀 너덜길의 바위들.

아마 설악산의 탄생과 함께 한 녀석들일 것이다. 






[#4 인가목]

바위 틈새에 어렵게 뿌리박은 한 무더기 인가목.






저기가 귀때기청봉. 바위 너덜길은 계속된다.






오던 길을 뒤돌아보다.






[#5 산앵도]

이 곳의 산앵도 꽃은 유난히 붉다.






[#6 털진달래]

털진달래는 거의 졌지만, 이처럼 늦둥이도 아직 있다.






[#7 호랑버들]






[#8 홍괴불나무]

붉은 꽃을 달고 있는 홍괴불나무도 만나다.






[#9 참기생꽃]

귀때기청봉 정상 바로 아래 

등로 살짝 비켜난 덤불 속에 자리하고 있다






귀때기청봉에서 서쪽방향을 조망해 보다.

대승령 방면으로 이동하고 있는 산객들이 보인다.






[#10 참기생꽃]

참기생꽃 군락은 싱싱하고 건강해 보여 마음이 놓인다.






[#11 마가목]

마가목은 이번 산행을 통틀어 

가장 흔히 마주친 나무꽃일 것이다.












[#12 꽃개회나무]

꽃개회나무가 꽃대를 꼿꼿하게 세우고

개화 신호만을 기다리고 있다.

조만간 일제히 피기 시작하면 

이 능선엔 짙은 라일락 향기가 그득해질 것이다.






[#13 백당나무]

백당나무도 개화를 준비 중이다.






[#14 붉은인가목]

때깔이 참 짙고 곱다.






[#15 물참대]

물참대도 작년에 비래 약간 늦은 듯하나

역시 마가목처럼 도처에서 흔히 만날 수 있었다.






[#16 박새, 눈개승마]

안전 표지 옆엔 박새와 눈개승마가 무더기로 피고 있다.






[#17 큰꼭두서니]






[#18 두루미꽃]

부드러운 육질의 흙땅 그늘엔 

어김없이 두루미꽃이 군락으로 자란다. 






[#19 두루미꽃]






[#20 만병초]

난생 처음 만병초를 만났는데, 아쉽게도 꽃이 없다.

주변을 더 탐색하면 꽃도 볼 수 있을 듯한데

시간의 압박으로 가던 길을 재촉하야 하다.






[#21 다람쥐꼬리]

다람쥐꼬리기 빽빽하다. 한 편엔 이미 말라 죽고 있다.






망사(網紗) 코스를 통과.






[#22 ?????]

은 잎이 마주나기로 달린 저 녀석은 혹 좁은잎개별꽃일까?

크면 며느리밥풀꽃 종류가 될 녀석 같기도 하고. 






[#23 자주솜대]

자주솜대 군락도 지천이다.






[#24 송이풀]

이 녀석들 보러 꽃 피는 8월에 다시 와야하나?






[#25 요강나물]

등로변 전 구간에 걸쳐 흔히 만날 수 있다






[#26 금마타리]

아직 이르다. 2~3주 후면 예쁘게 필 것같다.





[#27 왕쌀새]

벼과나 사초과 식물은 향후 큰 숙제다.

아무리 들어도 당최 머리 속에 각인되지가 않으니...이거 큰 일이다.

도감 뒤져보니 왕쌀새와 가장 근접해 보여 일단 이름 붙여 본다.






[#28 왕쌀새]

열매 부분만을 크게 찍어보았다.

제법 토실하여 쌀알만한 곡물을 얻을 수 있을 듯하다.






[#29 부게꽃나무]

참 재미있는 꽃이다. 

꽃차례를 어쩌면 저렇게 하늘을 향해

꼿꼿하게 세워 피워낼 수 있는지!






한계령 방면을 향해 한 장 날려주고






[#30 털댕강나무]

높은 곳에 사는 털댕강나무도 만나다.





[#31 털댕강나무]

작년엔 이 이 풍성한 모델을 발견하지 못하고 

겨우 한 두 송이만 달린 빈약한 녀석을 만나고도 얼마나 기뻤는지...






[#32 눈향나무]

벼랑 위에 사는 눈향나무 뒤로 귀때기청봉이 앉아 있다.



(제1부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