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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화

흰얼레지

     뜻밖의 흰얼레지를 만났습니다. 얼레지 탐방을 갈 때마다 '운이 좋으면' 흰얼레지를 만날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희망을 가졌던 터라 엄밀히 말하면 '뜻밖'은 아니지만, 확률이 희박하니 기대치는 그리 높지 않았음도 사실입니다.    

     어쨌거나 만났습니다. 그러나 하필이면 첫날엔 날씨와 시간대가 적당치 않아서 입을 다물고 있는 상태였는데, 이틀 후 재방문해서 조금 더 핀 흰얼레지를 기어이 만났지요.

     단 1포기, 그나마 꽃술의 발육이 그리 좋은 상태가 아니어서 아주 샛노란 꽃밥을 보진 못했지만 이 아이들이 여러해살이 풀임을 감안할 때, 좀 더 성장한 내년이 기대됩니다. 단 제발 누가 손을 대지나 않았으면 하는 소박한 바람 뿐.

     국가생물종지식정보시스템에는 흰얼레지<Erythronium japonicum f. album T.B.Lee>를 얼레지<Erythronium japonicum (Balrer) Decne.>와는 별도의 種으로 구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동일 사이트 얼레지의 도감 정보란을 보면 "본 속은 전세계에 약 25종이 있으며, 우리나라에는 1종이 자생한다."라고 기술하고 있어서 모순된 정보를 전달하고 있으니 의아한 일입니다. 별도의 종이라면 "2 종이 자생한다"라고 해야 할텐데요.

     미인박명이라, 쉽게 마주할 수 있는 꽃이 아니니 사람들에게 지나친 사랑을 받아 수난을 유난히 많이 당합니다. 위 흰얼레지 사진을 자세히 보면 잎이 하나 잘려나가고 잎자루만 조금 남은 흔적이 보이죠. 탐방객들은 좀 더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겠습니다.   

     올해는 흰얼레지를 만난 것만으로도 얼레지 농사(?)는 성공이었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모쪼록 저녀석이 무사히 살아 남아 앞으로도 두고두고 계속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잎 하나 잘려 나간 자리엔 잎자루만이 남았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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