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포근한 봇 햇살에, 시내버스 타고
깽깽이풀이 살고 있는 산자락을 찾아 가 보다.
이미 탐화객들의 무수한 발자국으로 어지러진 그 곳.
사람의 발자국이 깽깽이를 피한게 아니라
깽깽이풀이 발자국을 포도시 피해
그야말로 발자국과의 전쟁을 치르고 있더라.
언제 짓밟힐지 모르는 불안한 한살이를 살고 있는 모양새다.
나 역시 발자국 하나 더하는 침입자일 뿐.
자라고 있는 온갖 식물을 피해
조심조심 발을 디디긴 하지만
낙엽 속에 숨어 있는, 안 보이는 싹까진 피하긴 어려울 것이다.
혹 나로 인해
피어 보지도 못하고 밟혀 사그라진 새 생명들에게
용서를 구한다.
2016.04.02. 울산 근교.
※ 사진을 클릭하면 큰 사이즈로 확대됩니다 ※
(깽깽이풀 끝)
'야생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6.04.10. - 모데미풀을 만나러 가다. (0) | 2016.04.11 |
---|---|
2016.04.09. - 조금 늦은 오후의 산책길에서 (0) | 2016.04.09 |
2016.04.02. - 깽깽이풀 만나러 오고 가던 들길에서 (#2/2) (0) | 2016.04.05 |
2016.04.02. - 깽깽이풀 만나러 오고 가던 들길에서 (#1/2) (0) | 2016.04.04 |
2016.03.27. - 보춘화 외 (0) | 2016.03.27 |
2016.03.26. - 만주바람꽃 외 (0) | 2016.03.27 |
2016.03.23. - 그 곳의 들꽃은... (0) | 2016.03.23 |
2016.03.20. - 여기저기 순례길에서 (0) | 2016.03.20 |
2016.03.12. - 아직 이른 봄꽃 순례 (0) | 2016.03.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