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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8.08.25 여름 꽃 트레킹 - 가야산을 가다 (2)
  2. 2018.08.23 여름 꽃 트레킹 - 가지산을 가다

     당초 올해 여름 꽃 트레킹 대상지로 가지산, 설악산과 가야산행을 계획하였습니다. 가지산은 예정대로 다녀왔고, 설악산은 바람꽃이 절정인 7월 3~4주쯤을 잡았으나 올해 여름의 그 대책없는 무더위로 차일피일 머뭇거리는 사이 시기가 늦어버렸습니다. 대신 가야산은 적절한 때에 잘 다녀왔지요. 특히 이번 트레킹엔 이 방면 절정의 공력 보유자이신 N님의 가이드(?)를 받아 미처 몰랐던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어서 더욱 뜻깊은 기회가 되었습니다.

 

     찜통더위를 피하기 위하여 어둠을 뚫고 새벽 일찍 산행을 시작, 칠불봉에 도착하니 일출이 시작됩니다. 엷은 운무가 광범위하게 퍼져 제대로 된 일출경도, 제대로 된 구름바다도 연출되지 않았지만 역시 해 뜨는 산정의 새벽은 황홀합니다. 사진에 찍힌 분은 다른 팀의 모르는 사람이며, 이 사진은 다소 과도한 보정이 들어갔음을 밝힙니다.


     칠불봉(七佛峰:1432m)에 서서 서쪽 방향을 바라본 풍경입니다. 오른쪽 위에 보이는 거대한 바위는 우두봉(牛頭峰:1430m)인데 상왕봉(上王峰)으로도 불리고 있습니다. 칠불봉보다 2m 낮음에도 불구하고 가야산의 실질적 상봉(上峰) 으로 대접받고 있는 것이지요. 아마도 우뚝 솟은 형상이 사뭇 올올(兀兀)하고 그 정상부가 매우 널찍하여 많은 衆人들을 품을 수 있는 위엄이 있어 그런 것 아닐까요?


     가야산 산신령께서 조화를 부려 멋진 운해를 보여주시지 않을까 하는 작은 기대도 있었지만, 종내 그럴 기미가 보이지 않아 이제 본격적인 탐화에 들어가기로 합니다.

 

▲ 네귀쓴풀

     국생정 정명 기준 우리나라엔 9종의 쓴풀속이 자생하고 있습니다. 그 중 네귀쓴풀은 높은 지대에만 서식하고 있어 한 바가지의 땀을 조공하지 않으면 만날 수 없는 종이죠.

     

▲ 네귀쓴풀

     설악산 대청봉 근처의 네귀쓴풀이 제가 만난 가장 큰 군락이었습니다마는 이 곳도 꽤 넓은 군집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꽃들이 흰색을 유지하고 있지만 초가을 무렵이면 소박하지만 제법 화사한 분홍으로 물들어 또다른 모습을 보여줄 겁니다.


△ 네귀쓴풀

     네귀쓴풀의 아름다움은 코발트색 유약을 점점이 찍어 정성껏 찍어 구워 낸 청화백자같은 네 장의 꽃잎에 있다고 할 것입니다. 


▲ 네귀쓴풀

     암술을 중심으로 네 장의 꽃잎과 네 개의 수술, 그리고 봉오리를 받들고 있는 네 장의 꽃받침이 완벽한 기하학적 조형을 이루고 있음을 알 수 있지요. 무신론자인 내가 이럴 땐 잠시라도 신의 존재에 대한 가능성을 생각해 보는 순간이기도 합니다. 꽃잎을 자세히 살펴 보면 와이셔츠 단추구멍같은 작은 홈이 파져 있는데 이것이 꼭 귓구멍처럼 보여 네귀쓴풀이라는 이름을 얻었을 것입니다.


△ 네귀쓴풀

     도공(陶工)이 쓴풀을 빚어 도자기 가마에 넣기 전에 코발트 유약 바르는 것을 깜박 잊었는지 이렇게 점이 없는 무지 꽃도 더러 보이는군요.


▲ 백리향

     다음은 이 시기 가야산을 대표하는 백리향(百里香)입니다. 과연 그 이름처럼 아름다운 향기가 온 산자락에 은은하게 배어 있습니다.

 

△ 백리향

     올핸 백리향에 관한 한 매우 때를 잘 맞추어 온 듯합니다. 이제 막 만개하는 시점이라 시든 꽃을 거의 찾을 수 없을 정도로 모든 꽃부리들이 싱싱함을 뽐내고 있었습니다.


△ 백리향

     국생정 도감정보에 의하면, 백리향은 높은 산의 바위 위, 특히 석회암 지대, 사문암 지대, 안산암 지대에 나는데 양지나 음지를 가리지 않고 잘 자라며 평지에서도 강한 번식력이 있어 옆으로 퍼져 나가는 속도가 빠르고 내한력도 강하다고 합니다. 다행히 멸종의 위기를 맞을 일은 없을 듯하군요. 누군가가 의도적으로 남채를 하지만 않는다면요.


△ 백리향

     꽃과 전초(全草)에 '타이몰(Thymol)', 'P-싸이민 피닌(P-Cymene Pinene)', '리날룰(Linalool)' 등의 성분이 함유되어 백리향 특유의 향기를 내뿜는다고 합니다. 살랑이는 바람결을 따라 산자락을 감돌던 그 은은한 향기는 사진에 담을 수 없으니 이보다 더 안타까운 일이 어디 있을까요? 


△ 백리향

   사진에는 잘 보이지 않지만, 바위채송화, 솔나리, 원추리 등등이 한데 어우러져 장관을 이루는 풍광은 여기까지 올라오느라 흘린 땀과 수고를 대수롭지 않은 것으로 만들어버리는 것 같습니다.

   

△ 백리향

꽃은 싱싱, 향기는 상큼.


▲ 백리향

     이렇게 바짝 들이대어 꽃송이 하나하나를 들여다 봐도 참으로 아름답습니다. 새벽 이슬까지 머금으니 상큼 발랄함이 두 배가 되는군요.


△ 솔나리

     작년 탐방 땐 시기가 너무 늦어 거의 지고 있던 솔나리만 남았던 터라 아쉬움이 많았는데, 올해도 조금 늦긴 했지만 상당히 많은 규모의 솔나리들과 조우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위의 아이들은 오늘 아침에 봉오리를 갓 벌린 듯 색깔도 상당히 진하고 더할 수 없이 싱싱한 모습입니다.

 

△ 솔나리

     숲을 조금만 헤치고 들어가면 숨어있는 이런 솔나리 가족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 솔나리

     개활지에 살던 솔나리는 여름 볕을 잘 받아서인지 수분을 일찌감치 끝내고 이제 시들고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 솔나리

     원추리(각시원추리?)와 가족처럼 어울려 사는 모습도 이 곳 아니면 보기 어려운 장면일 것입니다.

 

△ 솔나리

     이제부터 말이 필요 없는 솔나리 몇 송이를 감상하시겠습니다. ^^


△ 솔나리


△ 솔나리


△ 솔나리


△ 솔나리


△ 솔나리


△ 솔나리


△ 솔나리


▲ 구름송이풀

     N 님의 안내로 처음 친견한 구름송이풀입니다. 백리향이나 솔나리 등과는 개화 시기가 달라 꽃 핀 모습은 보지 못하였는데, 줄기와 잎, 장차 꽃이 될 봉오리에서 범상치 않은 오오라(Aura)가 풍겨 나오는 듯하지 않나요?


▲ 난장이바위솔

     이 아이들도 역시 아직은 때가 아닌 것 같습니다. 이윽고 개화 신호가 와서 저 작은 봉오리들이 앞다투어 봉오리를 톡톡 터뜨리는 그 은밀한 소리야말로 우주가 열리는 그 소리일 것입니다.


▲ 끈적쥐꼬리풀

     높은 산에만 서식한다는 끈적쥐꼬리풀입니다. 사실 N님의 가르침이 아니었다면 그저 자주꿩의다리 주변에서 아무렇게나 자라는 잡초로 생각했을 것입니다. 작은 풀 하나하나에도 차별 없는 애정을 기울이는 N님의 모습에서 난 아직 갈 길이 멀다는 것을 새삼 느낍니다.


△ 가야산잔대

     아쉽게도 거의 지고 있었습니다. 그나마 가장 온전한 모델을 어렵사리 섭외하여 담아봅니다.


△ 긴산꼬리풀

     이보다 더 럭셔리한 곳에 자라잡은 긴산꼬리풀이 또 있을까요? 산꼬리풀 집안의 금수저?


△ 곰취

좀 더 잘 담을껄 ...


△ 쑥부쟁이


△ 둥근이질풀


△ 산오이풀

     잎 결각 끝에 방울방울 매달린 물방울은 이슬이 아닙니다. 밤새 흡수한 수분이 포화된 것을 스스로 방출하는 소위 '일액(溢液)현상'인데, 이른 아침에 이런 현상을 관찰할 수 있습니다.


▲ 둥근이질풀


▲ 흰여로

이 곳엔 흰여로가 대세입니다.


▲ 개회향

     이 개회향을 만나기 전까지는 고본과 개화향을 구분할 자신이 없었습니다. 얘를 보고 나서는 더 이상 헛갈리는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고본에 비해 개회향이 훨씬 더 가녀리고 섬세한 느낌이 납니다.

 

▲ 자주꿩의다리

     무성한 산오이풀을 뚫고 고개를 내민 자주꿩의다리 ... 흔한 자주꿩의다리가 이렇게 예쁜 줄은 몰랐어요.

 

▲ 산꿩의다리

   

△ 신원 미상의 버섯

하도 맛있어 보여 담았습니다.

 

▲ 물꽈리아재비

     하산길 물길 옆 축축한 흙땅에 자라는 물꽈리아재비입니다. N님의 설명과 안내가 아니었다면 못보고 지나쳤을것입니다. 그리 쉽게 만날 수 있는 아이들이 아닙니다.


▲ 물꽈리아재비

참 잘 찍었죠? 이 작은 녀석을.


▲ 물꽈리아재비

위엣것보다 더 잘찍었군요^^


너무 울어서

텅 비어버렸나

이 매미 허물은

 -바쇼(芭蕉) -


△ 참반디

꽃이 저리 작을줄 몰랐네


△ 영아자

     아직 덜 핀 영아자를 끝으로 올해 여름 가야산 야생화 트레킹은 막을 내립니다. 혹시나 점박이구름병아리난초를 만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있었지만 끝끝내 우리 눈 앞에 나타나 주지 않았던 것은 작은 아쉬움이었습니다.

     산행 가이드와 들꽃 해설을 해 주신 N님, 직접 만드신 무환자나무 염주와 무환자나무 천연비누를 선물해 주신 C님, 그리고 그 날 함깨 했던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해드립니다.


- 가야산 야생화 트레킹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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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여름은 유난히 뜨겁습니다. 전국적으로 혹은 세계적으로 연일 들려오는 사상 최고의 폭염 소식이 아니더라도 내 몸으로 직접 느끼는 더위의 정도는 확실히 여느 여름과는 좀 다른 것 같습니다. 하지만 뜨겁지 않은 여름이 어디 있겠습니까? 그런 게 있다면 여름이 아니겠지요. 작렬하는 태양의 기운을 받아 한창 피고 있을 그 곳의 여름 꽃이 그리워 새벽 일찍 행장 꾸려 메고 길을 나섰습니다. 2.5리터의 마실 물과 함께 말이죠.


     오랜 가뭄과 지속적인 폭염에 이 곳의 생태계가 좀 피폐하지 않았을까 하는 걱정과는 달리 숲 속은 아주 건강합니다. 며칠 전에 내렸던 단비 덕분인지도 모르겠군요. 맨 먼저 비비추가 우리를 반깁니다.


     이어서 등로 복판의 돌덩이 아래 다소곳하게 숨어있던 참바위취도 만납니다. 주로 물기 축축한 바위에 붙어 사는 녀석들인데 어찌하여 이 메마른 곳에 자리하였을까요? 


     6부 능선쯤부터 솔나리가 눈에 띄기 시작합니다.


     가녀린 꽃대에 비해 그 끝에 매달린 꽃송이가 다소 버거운지 살랑이는 미풍에 잠시도 멈추질 않고 고개를 하늘하늘 흔들고 있습니다.


     동자꽃도 큰 군락은 아니지만 등로 좌우 수풀 여기저기서 심심찮게 만날 수 있습니다. 


     정상부에 다다르니 제법 풍성한 개체도 눈에 들어옵니다. 작년에는 이렇게 한 꽃대에서 많은 봉오리가 달린 걸 보기 어려웠는데, 올해는 해걸이 싸이클상 대박년에 해당하는 모양입니다.


     지금껏 말로만 듣던 흰색 솔나리와의 만남도 마침내 이루어졌습니다. 흰 꽃판에 붉은 주근깨를 점점이 뿌려 놓은 모양이 하도 예뻐 사진 찍을 생각도 잊고 한동안 멍하니 쳐다보았지요.


     이렇게 나란히 서서 서로 미모경쟁을 하는 애들도 있고요.


     둘 다 예쁩니다^^


     개체 수가 많아져서 이런 단체 사진도 찍을 수 있었습니다.


     가지산 정상이 보이는 숲 속에 다소곳이 숨은 아이들도 있고,


    정상 바로 아래 등로 목 좋은 곳에 자리잡고 앉아 날 좀 봐 달라며 산객들의 눈길을 유혹하는 이 아이들에게 폰카든 큰 카메라건 한 번이라도 들이대지 않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솔나리에 혹하여 이 싱싱한 원추리를 놓치면 안되겠죠? 국가생물종지식정보시스템에 '원추리'를 검색하면 무려 143종이나 나옵니다. 그 중 자생종은 8가지 뿐인데, 나머지는 개량되어 원예종으로 재배되는 것들입니다. 개량종이 135종이나 된다는 것은 그만큼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는 특별한 종이라는 증거가 되겠죠?

     한 가지 놀란 것은 '원추리'는 재배종으로 분류되어 있다는 사실입니다. 자생종은 골잎원추리, 각시원추리, 백운산원추리, 노랑원추리, 큰원추리, 애기원추리, 태안원추리, 홍도원추리 등 8종입니다. 따라서 산행 중 마주치는 원추리는 '원추리'가 아니라 이 8가지 중 하나로 이름을 불러야 마땅하겠죠. 

     그럼 위 사진에 보이는 원추리는 무슨종일까요? 지명이 붙은 백운산, 태안, 홍도원추리와 형태나 색이 확연히 구분되는 노랑, 애기원추리를 제외하면 골잎원추리, 각시원추리, 큰원추리가 남는데, 이 날 산에서 보았던 이 원추리의 기억만으로는 도감과 비교하여 판단을 내리기가 어렵군요. 일단 추후 해결해야 할 숙제로 남겨둡니다.


     돌바늘꽃 - 딱 1포기 만났습니다.


     고개를 들면 미세먼지 없는 파란 하늘에 문득 가을의 기운마저 느낍니다. 


     하산길, 등로를 조금 벗어난 곳에 무더기로 서식하는 참바위취 군락에서 한참 놀았습니다. 참바위취는 오직 국내에만 자생하는 특산식물이라는군요.



     6부 능선쯤에서 만난 털이슬 종류의 식물입니다. 국생정에는 모두 7종의 털이슬속 식물이 등재되어 있는데, 털이슬, 말털이슬, 쇠털이슬, 푸른말털이슬, 개털이슬, 쥐털이슬, 붉은털이슬이 그것입니다. 접두어로 쥐, 소, 개, 말 등 12지에 해당되는 동물들이 등장하는것이 재미있습니다. 

     위 사진 속의 녀석은 도대체 무슨 털이슬일까요? 일단 털이슬, 쥐털이슬, 개털이슬은 아닌게 확실합니다. 꽃/꽃받침의 색깔이나 형태상 말털이슬 및 푸른말털이슬은 아닌 것 같고, 그렇다면 쇠털이슬과 붉은털이슬이 남는데, 국생정의 도감 정보를 아무리 읽어도 딱 저 사진상의 털이슬에 부합하는 설명을 없군요. 그 중 '잎자루 및 분지 지점이 붉다'는 단서 하나만으로 일단 '붉은털이슬'로 불러주기로 합니다.


붉은털이슬?


     2018 가지산 야생화트레킹은 여기까지입니다. 위에서 게재되지 않은 종 외 만나 보았던 꽃들을 기억나는 대로 나열해 보면 대략 다음과 같습니다. 

     (새)며느리밥풀꽃, 산수국, 큰뱀무, 짚신나물, 말나리, 산짚신나물, 물레나물, 자주꿩의다리, 층층이꽃, 돌양지꽃, 갈매기난초, 구름패랭이꽃, 모시대, 미역줄나무, 붉은여로, 참취, 긴산꼬리풀, 기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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