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여뀌
Persicaria conspicua
마디풀과 (Polygonaceae)
국가표준식물목록 사이트에서 '여뀌'로 검색하면
자생종 기준으로 무려 44종이나 검색 결과가 나온다.
그만큼 식별하기 어려운 식물종 중의 하나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래서
꽃쟁이들 사이에서는 "여뀌와는 절대 여뀌지(엮이지) 마라"라는
우스개가 있을 정도다.
그 복잡한 여뀌 가문 중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미모로
누구라도 쉽게 구별할 수 있는 별종이 있으니
바로 꽃여뀌다.
길다란 꽃대에
깨알같이 조그맣게 다닥다닥 달린 무수한 꽃은
자세히 살펴보지 않으면 입을 열었는지 닫았는지
도무지 분간하기 힘든 것이 대부분 여뀌류의 특징이지만
이 꽃여뀌는
시원시원 큼직큼직한 꽃송이에다가
껌뻑 넘어갈 정도의 연분홍 화사한 때깔은 물론
곱게 마스카라를 한 여인의 속눈썹처럼 꽃술 또한 길어서
여뀌가 이래도 되나?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믿기 어려울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있다.
여뀌 이상의 여뀌다.
오랫동안 속앓이만 해 오던 너를,
드디어 만났구나.
좀 늦어 시들기 시작한 모습이지만
소름이 돋도록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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