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주바람꽃은 개화 기간이 짧고 온도나 햇볕 등 기후에 매우 예민하여 제대로 핀 아이들을 만나려면 시기와 조건이 잘 맞아야 한다. 때문에 근래 삼년 정도를 만족스런 만남을 가지지 못했는데 다행히도 올해는 어느 "택일擇日의 달인"의 도움을 입어 제때, 제대로 핀 만주바람꽃을 만날 수 있었다.
만주바람꽃은 우리가 근처에서 만날 수 있는 바람꽃 종류 중 가장 작은 꽃일 것이지만 또한 아마도 가장 예쁜 꽃일 것이다. 봉오리를 갓 연 직후 싱싱한 꽃부리와 그 속의 샛노란 꽃술의 조합은 저절로 탄식이 날 정도로 앙징맞고 예쁘다. 역광에 잎맥이 선명하게 투영된 잎사귀는 또 꽃만큼이나 예쁘다.
워낙 변덕스러웠던 올 초봄 기후 탓이었는지 예년에 비해 개체가 크게 줄어든 것이 확연하게 보여 매우 안타까왔지만, 몇 안되는 녀석들이나마 찾아내어 렌즈 너머로 눈맞춤하고 있으니 작은 행복감마저 느껴졌다. 부디 잘 번식하여 내년엔 대가족으로 만나 볼 수 있기를!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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