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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화

2016.10.23 - 해국기행(海菊紀行)

꽃동무 M의 권유에 따라

그리 멀지 않은 곳 - 대왕암으로 해국 기행을 다녀오다.

출발 시 비 분분히 뿌리던 날씨가 도착 무렵 조금 개어

부분적으로나마 파란 하늘을 볼 수 있어 좋았다.

다만 태풍을 무색케 할 만한, 몸을 가누기조차 힘든

세찬 강풍이 내내 휘몰아치니

포말이 흩날려 물가로 좀 더 접근할 수 없던게

아쉬운 대목이었다.

 

땅에 착 달라붙어 사는 키 작은 해국의 특성

바람에 좀 흔들려도 사진을 담는데는

그다지 어려움은 느끼지 못하다.

 

 

 

 

 

 

 

 

바람이 저 바다 멀리서 데려 오는 끊임없는 파도,

구멍 숭숭한 섬 바위에 부딛혀 산산히 포말(泡沫)로 부서지는

그 파도가 만들어 내는 포효,

이것을 일컬어 슬도명파(瑟島鳴波)라 했던가?

 

 

 

 

 

 

 

 

 

 

 

 

 

 

 

 

 

 

 

 

 

 

 

 

 

 

 

 

이상 해국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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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외 - 해국기행 중에 맛 본 음식

 

 

 

 

요새 소리없이 입소문으로 알려지기 시작한

"바다밥상"이라는 식당에서 늦은 점심을 먹기로 하다.

 

생전 처음 보는 음식은 반드시 먹어보아야 한다는

내 지론에 따라 난 "양장구비빔밥"을 주문하였고,

먹어보지 않은 음식은 절대 먹을 수 없다는

안전제일주의로 무장한 마눌은

성게비빔밥을 주문하다.

 

 

 


이것이 "양장구비빔밥"의 비주얼이다.

그런데 도대체 "양장구"라는게 뭔지 도통 감이 안잡힌다.

쥔장 아주머니를 불러 물어보니

"말똥성게"라고, 성게의 일종인데,

성게와 비슷하지만 완전 다르다고 하네.

예전엔 전량 일본으로 수출만 하다가

최근 우리도 먹기 시작했다는군.

 

 

 


짭조름한 고등어시래기조림이 기본으로 제공된다.
사실 이것만으로도 한 끼 식사는 충분해 보인다.

 

 

 


반 쯤 비빈 모습의 양장구비빔밥.

 

비빔장을 좀 과하게 넣는 바람에

양장구 본래의 맛을 제대로 살리지 못해서

이번엔 실패라고 말하고싶다.

천상 다음에 또 와야겠다.

 

그러나 이 곳에서 잡아 올린 자연산인 탓에

밥 사발 가득한 바다냄새를 느낄 수 있어 좋았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