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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화

어린이날 - 천상화원(天上花園)을 품다



도화원기()에서는 漁夫였지.
하지만 난 산중 尋花行脚 중이었으니
어부가 아니라 화부(花夫)라 해야겠지?

 복사꽃 떠내려오는 물길 역할은 각시붓꽃이 대신해 주었지.

저 멀리서 손짓하는 각시붓꽃을  따라 간 그 곳,
 


 

복수초.
 
늦겨울, 봄소식이 들릴 즈음이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꽃앓이에
얼마나 애타게 찾았던 너인데, 
이리도 가까이 있었다니!

빛나던 황금술잔과도 같은 꽃봉오리는 이미 저버린지 오래이나
너의 존재의 흔적만으로도 내 마음 충분히 설렌다.

내년엔 미혹에 빠짐 없이 곧장 너를 찾으리라.

 


이미 오래전에 꽃송이 떠나 보낸 노루귀도 이젠 잎들만 모여서 
초여름 햇살 받으며 
그 화려했던 봄날의 기억들을 반추하고 있구나.
 



길섶 무덤가에는 미나리아재비 바람에 하늘거리는데




뒷태도 고와라.




철쭉도 한 철





천리 밖에서만 살고 있는 줄 알았던 앵초가




이리도 치척에서 지천으로 피어나고 있을 줄은 꿈에도 몰랐네.


















 

홀아비꽃대와 늘 혼동되는 옥녀꽃대도 고개를 내밀고


 

나물꾼 아주머니의 우악시런 손길을 피한 단풍취도 곱게 자라는구나

 


족도리풀이란 녀석은 에디슨식 축음기(구슬붕이)에서 흘러나오는
늦은 봄의 노래에 취해 있는데

 


아직 방울 달지 않는 은방을꽃들은 키크기 경쟁을 벌이고 있더라

 


으름꽃을 좀 잘 찍어 보려 40여분을 씨름했으나
결국 좋은 모델을 섭외하지 못하여 ... 요 모양이다.

 


가만 ... 이 녀석들은 무슨 별꽃이더라?
별꽃 집안도 하도 내력이 복잡해서...


 

선밀나물도 꽃을 피우기 시작하는 ... 초여름(혹은 늦봄). 

 

그렇게 내 천상화원의 한나절 소리없는 향연은 펼쳐져 있더라.

아직 극성스런 꽃꾼들의 발길이 미치지 않은 곳,
나만의 내밀한 화원으로 간직하고 있다가
좋은 이들에게만 조용히 열어주고 싶다.

혹 아는가,
당신도 이 비밀화원으로 초대되는 행복을 가질 수 있을지?
 
* * * * * *

2011. 5. 5. 울산근교
모두 Kodak Professional DCS 760 으로 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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