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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화

해국(海菊)




새벽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울기공원으로 아침 일찍 출행 해 보려던 생각에 차질이 생겼다.

이번 주가 아니면 올해도 해국을 못보고 지나갈 것 같아 조금 조바심이 났던 터였다.

오전엔 약속되어 있던 일을 일단 처리해 놓고, 천기를 계속 관찰해 보았으나

비가 그칠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가을 가뭄까지 걱정할 정도로 계속 쾌청하던 날씨가 하필이면 오늘 ...

포기하는 쪽으로 마음이 굳어가고 있는데

마눌님께서 지인과 뮤지컬 관람 약속이 있어서 동구 현대예술관엘 가야한단다.

급히 마음을 바꾸었다. 울기공원이 있는 동구로 일단 가 보자.


마눌님 예술관에 하차시켜 주고 바로 울기공원으로 향한다.

주차장에 도착하니 장대같은 비가 쏟아지기 시작한다.

카메라 가방 울러메고 우산 받쳐 들고 

차에서 내려 울기등대쪽으로 향해 비 속을걸어  나섰다.




2012. 10. 27. 울산, 동구.

Nikon D700 + Sigma 24mm 1:2.8, Micro-Nikkor 105 1:2.8 VR







비 맞은 털머위가 먼저 눈에 띈다. 









대왕암을 배경으로 뿌리박은 털머위가 분분히 내리는 비를 맞고 있다.







ISO 800, f/2.8, 1/80sec

고감도 저노이즈의 D700과 VR 렌즈의 결합이 아니었으면

이런 환경에서의 촬영은 꿈도 꾸지 않았을 것이다.








좍좍 퍼붓는 비








사람으로 치면 40대 중후반쯤의 해국.

긴 가뭄 끝에 내린 비를 맞은 덕분에 나이에 비해 더 싱싱해 보인다.








기대 이상으로 풍성한 개체도 보인다.








척박한 곳에서도 잘도 자란다.






























내 가슴 뜨거운 특별한 기억의 울기공원,

폭우 속의그 검은 솔밭과 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