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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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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산 2013.07.29~30 【제2일】 지난 밤, 너무 일찍 잠자리에 들었던 탓인지 새벽 2시경 잠에서 깨어 도로 잠들지 못하고 뒤척거리다가 별빛 쏟아지는 밤하늘 구경이나 할까 하여 대피소 밖으로 나와 보니 세찬 바람과 거기에 실려 휙휙 지나가는 운무 때문에 좀체 하늘이 열리지 않는다. 오늘도 일출 구경은 틀렸구나 생각하며 손전등 불빛에 의지하여 잠시 대피소 주변을 거닐다가 한기를 느껴 도로 산장으로 들어와 눕다. 2013. 7. 30. 설악산. with Nikon D800 5시 반경 안개 사이로 해가 떠오른다 이내 주위가 밝아진다. 우린 짐을 모두 대피소 밖으로 운반하여 간단한 아침 식사를 마치고 출발 준비를 갖추다. 중청봉이 아침 햇살을 받고 있다. 중청봉의 [네귀쓴풀]로 시작하는 아침. 발그스레 홍조를 띄고 있는 [네귀쓴풀] 아침 이슬에..
설악산 2013.07.29~30 【제1일】 그동안 벼르던 설악산행을 행동에 옮기다. 당초 사무실 동료인 K부장과 함께 대중교통편을 이용하여 떠나는 계획이었으나 인근의 K兄이 동참하여 K兄의 승용차를 이용하게 되었다. 덕분에, 귀갓길에는 예정에도 없던 만항재와 함백산까지 탐방하게 되어 즐거움이 배가되었다. 처음 가 보는, 우리나라 화객들의 성지격인 함백산/만항재 안내와 처음부터 끝까지 운전 봉사를 해 주신 K 兄님께 감사의 말씀을 전해드린다. 7월 29일(월) 새벽 3시30분에 출발하여 도중에 K부장을 픽업 후 경부고속도로-경주-포항-울진-삼척-동해-양양을 경유 오색약수터를 들머리로 잡아 산행을 시작하였다. 첫 날은 대청봉을 거쳐 중청대피소에서 하룻밤을 유숙하고 이튿날은 서북릉을 타고 한계령으로 하산하여 만항재와 함백산을 둘러 보고, 태백-정선-봉..
다시 찾은 소백산 작년에 처음 만났던 나도제비란이 눈앞에 자꾸 밟혀 한 달만에 다시 소백산행을 결행하다. 이번에도 역시 야간 열차편를 이용하였다. 지난 달과 달라진 것은 하산 코스를 변경한 점이다. 지겹고도 한없이 힘들었던 쓰린 기억의 희방사 방면이 아닌 그냥 무난한 천동골 코스를, 올라 갔던 그대로 내려오기로 한 것이다. 2013. 5. 31~6/1. 충북 단양군, 소백산. Nikon D800 + 여러가지 렌즈 이번 산행에는 이웃의 K형, 사무실의 K부장과 , 또다른 K부장이 동행하다. 한산한 금요일 자정무렵의 역 대합실 약간의 연착 오늘도 까페칸에서 작은 파티를 열었다. 지난 번 맥주 부족의 아픔이 컸었던 터라, 이번엔 충분한(?) 분량의 맥주를 준비하였다. 안주도 럭셔리하게 구운 양념치킨. 식어서 맛이 별로이긴 해도..
코닥 DCS 660c을 잡아보다. 오랜만에 660c를 들고 나가 보았다. 사찰 음식의 맛과도 같은 660의 사진, 언뜻 보기에는 어딘가 물 빠진 듯 밋밋하지만, 보면 볼 수록 깊이 있는 색감에 감탄하게 된다. 660을 대신할 수 있는 카메라는 형제뻘인 코닥의 560밖엔 없을 것 같다. 2013. 5. 12. 통도사, 양산. Kodak DCS 660c + AF Nikkor 24-85 D
밤 기차로 떠나는 추억의 아날로그 여행 이번 소백산 탐화행은 야간열차를 이용해 보기로 했다. 작년 딱 이맘 때 같은 여정으로 아들과 한 번 다녀온 터라 무박 2일 시간대별 일정은 머리속에 이미 다 그려져 있고, 동행하기로 한 지인들에게 야간열차行을 제의하니 모두 흔쾌하게 동의한다. 2013. 5. 4. ~ 5. 소백산. 왕복 기차표는 사흘 전 예매해 두었다. 사무실에서 가만히 앉아서도 몇 일 후 기차편을, 그것도 입맛에 맞는 자리를 골라 미리 선점할 수 있는 디지털 환경이 나중 이야기 할 아날로그 여행의 컨셉과는 배치되면서도 그걸 더욱 가능하게 해 주는 아이러니의 시대에 우린 살고 있다. 토요일 저녁, 마트에서 간식, 기호품 등 간단한 장을 봐 배낭에 꾸려 넣고 식구들과 느긋한 밤 시간을 보낸 뒤, 모두들 잠들 무렵 쯤 어슬렁어슬렁 집에서 빠..
세월이 가고, 사람도 떠나는데 ... 오랜 친구를 먼저 보내고 난 두 사람은 봄을 찾아 짧은 여행길에 오른다. 세월이 가고, 사람도 떠나는데 어김없이 꽃은 핀다. 2013. 3. 3. 통도사/양산. 우리 두 사람의 생애,그 사이에벚꽃이 있다 - 바쇼/류시화 譯 -
가까운 설산을 가다 (가지산 2/2) 멀리 고헌산이 머리에 눈을 이고 외로이 서 있다. 정상 부근 정상 부근 2 정상 조금 못미친 곳, 바람이 자는 장소를 골라 조촐한 식탁을 펼쳤다. 시루떡 네 조각, 빵 한 봉지, 초콜렛 3개, 요구르트 하나, 생수 한 병. 이 정도면 에너지 보충에 충분한 분량이다. 평소 팥 시루떡은 거들떠 보지도 않지만 춥고 허기가 지니 꿀맛이 따로 없다. 정상 근처의 대피소. 지난 여름에 만났던 눈썹 그린 진돗개는 안보이고 작은 황구 한 마리가 묘한 표정을 지으며 식탁 아래 영역표시를 하고 있다. 정상이 몇 걸음 앞이다. 얼굴을 굳게 만들어버리는 시리디시린 바람이 세차게 불고 있었는데, 사진으로만 보면 그냥 평온해 보인다. 서둘러 인증샷 찍고 가야 할 일을 조망해 본다. 구름 한 덩어리가 바람에 실려 저 앞의 상운산을..
가까운 설산을 가다 (가지산 1/2) 금요일 오전부터 겨울 치고는 꽤 많은 비가 내렸다. 요즘 일기예보는 상당히 정확해졌다. 기상청이 UFO라도 줏은 것일까? 더 이상 구라청이라 부르지 말아야겠다. "간월산장"에 전화해 보니 신불산엔 지금 눈이 내리고 있다고 한다. 신불산에 눈이 내린다면 해발 고도가 더 높은 가지산은 불문가지다. 눈꽃 산행엔 더할 나위없는 찬스다. 결정했다. 내일은 가지산이다. 언양 시외버스 터미널에서 9시에 출발하는 남대구행 버스를 타고 운문령에 내려 귀바위 - 쌀바위 - 가지산 정상(1240m) - 중봉 - 석남사 주차장으로 이어지는 일반적이고 무난한 코스를 밟기로 계획해 놓고 방한 장구, 카메라, 등산장비 등 각종 준비물을 배낭에 미리 꾸려 두고 잠자리에 든다. 2012. 12. 21. 울산 울주군 상북면 + 경북 청..
가까운 설산을 가다 (신불산) 설산은 산객들의 로망이다. 금요일 내린 비가 고산엔 눈으로 내렸을것이라는 기대로 토요일 새벽 혼자 행장을 꾸려 집을 나섰다. 05:20분 KTX 리무진 버스로 언양 KTX 울산역에 내려서 언양터미널로 이동하여 근처에서 아침 식사를 해결하고 간월산장 - 간월재 - 신불산 - 공룡능 - 간월산장으로 이어지는 원점회귀 산행을 해 보기로 작정하다. 2012. 12. 8. 울산 상북면. 아침식사는 여기에서. 과거 이 집을 이용하면서 그리 유쾌하지 않은 추억을 남긴적이 있는 터라 썩 내키지 않았지만 이 식당 말고는 이 시각에 문을 연 곳이 없으니 다른 선택이 없다. 이 근처에서는 추어탕으로 나름대로 이름을 얻고 있는 식당이다. 과거의 기억만 아니면 그리 나무랄 데가 없는 상차림이다. 일체유심조라, 맛있게 먹어주었다..
서안(西安) 역사기행 #9 - 에필로그, 그리고 낙수(落穗) 서안(西安) 역사기행 #9 - 에필로그, 그리고 낙수(落穗) 귀국 비행기편이 새벽 2시 20분이기 때문에 느긋하게 점심 식사를 마쳐도 시간이 꽤 남는다. 지금 이후의 일정은 출국 시간을 맞추기 위한 타임킬링용에 가깝다. 그래서 심도 있는(다른 일정도 심도가 그리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탐방은 아니고 그저 "가 본 곳 목록"에 올리는 정도의 의미쯤으로 다들 받아들이는 것 같다. 가이드의 설명도 건성이고, 귀담아 듣는 사람도 나 말곤 없어 보인다. 언제 다시 올 수 있을지 기약할 수 없으니 이왕 둘러 보는 것, 몸은 좀 피곤하더라도 제대로 둘러보자는 각오를 다시 다진다. 먼저 들른 곳은 와룡사인데, 이 절은 섬서성 최초의 불교사원이다. 한나라 건녕제 원년인 서기 168년에 창건되었으니 꽤 오래된 고찰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