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잡동사니

내 카메라, Kodak Professional DCS 660c




Kodak Professional DCS 660c  (출처:Kodak Catalog)
 

1999년에 세상에 나왔으니 참 오래된 녀석이다.
출시 당시 소비자가가 물경 47,300,000원!

그로부터 세월은 流水같이 흘렀고,
디지털 시대에서의 12년이란 한 겁(劫)이나 마찬가지라,
불과 기십만원이라는 말도 안되는 가격을 치르고,
사진 커뮤니티에 중고로 나온 이 녀석을 업어 온 거다.

(위 사진은 DCS 620이지만, 외관은 660과 완전 동일하고
이미지 센서와 내부 소프트웨어만 다를 뿐이다) 


(출처 : 코닥클럽 자료실 -> 링크


요새 엔트리급 보급형 디카도 최소 1600만 화소를 자랑하는데
이녀석은 겨우 600만 화소밖에 안된다.
감도(感度) - 빛에 대한 민감성 - 도 요즘 장비는 기본적으로 ISO 100에서 12,800까지,
일부 기기는 25,600 혹은 무려 51,200까지 지원하는데
660은 고작 80~200 까지밖에 지원하지 못하니
땅거미가 몰려오는 늦은 오후 또는 흐리거나 비 오는 날은
촬영을 포기하여야 한다.

무겁다.
느리다.
배터리는 완전 조루(-,.-;;;)다.

메모리 가림이 심하다.
배터리 가림은 더 심하다.
조금만 신경 안써주면(충전)
 바로 삐져버린다(에러 남...ㅡㅡ;;)

빛의 조건에 너무도 예민하게 반응한다
화이트밸런스가 틀어지면
뽀샵의 할애비가 오더라도 보정이 어렵다.

까탈스러움 혹은 까칠함의 표상인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겐 완소 그 자체다.

니콘의 플래그쉽인 F5의 DNA를 물려받은 덕분에 
기본 기능(측광, AF 등)에 충실하고
몇몇 까다로운 조건만 잘 갗춰주면
확실한 결과물로 화답해 준다
조금만 신경 써 준다면
무한히 신뢰할 수 있는 녀석이란 말이다.

그렇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세상의 어떤 카메라도
이녀석이 만들어 내는 결과물을 흉내낼 수 없다는 것.
그야말로 독특함 그 자체이다.

660으로 '잘 찍은' 사진을 가만 들여다 보고 있으면
pure, innocent.., 등등의 단어가 떠 오른다.

예전 이 녀석을 손에 넣은 후 찍은 첫 사진을
모니터에 띄우는 순간...

허걱!이라고 외칠 뻔했다.

내가 사진을 잘 찍어서가 아니라,
잘 찍고/못 찍고를 떠나,  저 색감의 유니크함이
나를 놀라게 하는거다 !

































사랑해요, 완소 66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