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의 K兄, 그리고 B님과 설앵초를 만나고 오다.
작년, 이 루트를 등반하던 중, 폭포 상단으로 올라가는 직벽 코스에서
살짝 미끄러지는 바람에 거의 생명의 위협까지 느껴지는
아찔한 순간을 경험을 한 터라,
올핸 폭포 하단까지만 접근 후 다른 경로를 택하리라 계획했는데
막상 현장에 다시 와 보니
저 아슬아슬한 벼랑위에 가녀리게 피어 나,
산들바람에 살랑살랑 흔들리며 손짓하는
설앵초의 치명적인 유혹을 이기지 못하겠더라.
작년의 그 아픈 기억도 아랑곳없이
다시 낡은 로프에 체중을 싣고 가파른 벼랑길을 기어오르다.
모진 동반자를 만나
본의 아니게 위험 천만한 절벽을 타며
제대로 개고생한 K兄, B님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이제 이 코스를 다시 타는 일은 없을 것이다.
단 동반자가 있을 땐 말이다.
2016.04.30.
신불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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