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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해외여행

소피아(불가리아) 잠깐 둘러보기 (1/2)

 


 


《소피아 잠깐 둘러보기 #1/2》

 


 


업무차 불가리아의 소피아를 잠시 다녀오다.


관광 목적이 아니라 많은 곳을 가 보진 못했지만,

소피아의 볼거리가 비교적 도심에 집중되어 있는데다가

섬머타임을 실시하고 있는 덕분에 하루 일과 후에도 대낮이라

시간적으로 약간의 여유를 벌 수 있어서 

겉핥기나마 발품을 팔아 이 곳 저 곳을 둘러보며

사진도 몇 장 찍어 보았다.


불가리아는 동유럽 중에서도 비교적 극동부에 위치해 있어 

서쪽으로는 세르비아와 마케도니아, 북쪽으로는 루마니아,

남쪽으로는 그리스와 터키, 동쪽으로는 흑해와 맞닿고 있는 탓에

EU 공동체 중에서도 변방 중의 변방이다.


유럽 문화사의 중심에서 비켜나 있을 수밖에 없었고

오랫동안 외침(특히 오스만투르크)에 시달려 왔던 탓에

약소국가로서 고난의 역사를 이어 온 한반도를 생각나게 한다.


팍스 로마나(Pax Romana)의 주류 무대였던 화려한 서유럽과

신성로마제국의 역사와 함께 해 온 오스트리아-독일 제국의

인근 국가들 비해 볼 만한 것이 적다는 이유로 

휴가철 그 흔한 "동유럽 7개국 투어"등등 여행 상품의 대상에도 끼지 못하는

그런 아웃사이더가 불가리아를 포함한 그 인근국인 것이다.


그러나, 오랜 터키의 지배에도 불구하고

불가리아인의 영토와 문화적 정체성을 끝끝내 지켜 낸 데 대하여 

오늘날의 불가리아인들은 큰 자부심을 느낀다고 한다.

 

그 동안 관심 밖이었던 불가리아의 역사를 훑어보면서

동병상련이랄까, 일종의 연민을 느낀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인천을 출발, 터키 이스탄불의 아타튀르크 공항에서

소피아행 국제선으로 환승하여 불가리아로 출발한다.


창 밖으로 이스탄불의 아타튀르크 올림픽 스타디움과

에게海에 연결된 마르마라海가 보인다.








1시간 30분 비행하여 소피아 공항에 도착했다.

멀리 소피아의 靈山, 해발 2290m 비토샤 산이 보인다.









공항 국기게양대의 소피아 국기, EU旗, 소피아 공항旗가

이방인을 맞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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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피아에 머무르는 나흘동안, 일과 후 짬짬이 둘러 본 

소피아의 거리와 사람과 음식과 주요 명소, 그리고 자연의 모습을 

두서 없이 올려본다.




《소피아의 주요 명소》







일과 후 호텔에 객실에 짐을 두고 간편한 복장으로 갈아입고 나와서

가장 먼저 만났던 교회다.

이 낡은 건물은 동방정교의 불가리아판이라 할 수 있는

불가리아 정교 회당이다. 








정교회당은 지하에 위치한 경우가 많은데,

과거 오스만 지배 시기에, 터키의 지배자들은 

이슬람 교회를 세우고, 이슬람으로의 개종을 권장했지만, 

이슬람 특유의 "관용의 정신" 답게

개종을 강요하지도, 교회를 파괴하지도 않았다고 한다.

다만, 알게 모르게 규제가 가해졌기 때문에

규모가 화려하게 커지지 않고 소박한 모습을 유지했고,

지배계층이었던 이슬람 세력들의 눈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기에

이렇게 지하에서 작은 교회를 세워 조용히 신앙활동을 하였다.







회당 안으로 들어가 보니 엄연히 살아 숨쉬는 교회였다!

그저 형해(形骸)화 된 유적인줄로만 알았는데.


회당 내부에는 촛불, 성화 등 여러 가지 예배용 성물들이 잘 갖추어져 있고 

관광객들이 기념품을 사는 형식으로 기부를 할 수 있도록 

작은 성물 가게가 있다.


매우 어두운 가운데 정교회 특유의 장식과

촛불을 밝혀 놓으니 경건한 마음이 절로 우러나는 것 같다.









대통령 집무실이 있는 건물이다.

전통 군 제복을 입은 위병이 근무를 서고 있다.












왼쪽은 현대식 아케이드, 정면의 건물은 공산당 신청사,

지하엔 발굴하다가 중단한 유적이 그대로 있다.

우측은 대통령 집무실이 있는 건물이다.









불가리아 국립 극장


예전에 끼릴 문자를 심심풀이로 익혀 두었는데

불가리아어도 타 슬라브 국가와 마찬가지로 끼릴 문자를 사용한다.

뜻은 차치하고, 문자를 읽을 수만 있는 것으로도

시내를 돌아다니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위 현판에 있는문자는

"НАРОДЕН ТЕАТЬР - ИВАН ВАЭОВ"인데

나로덴 떼아찌르 - 이반 바조프

"나로드"는 러시아어로 "인민, 국민"을 의미하고

(톨스토이나 이문열의 소설에 "나로드니끄"란 단어가 가끔 등장함)

테아찌르는 영어의 씨어터, 즉 극장을 의미한다.

따라서 이 건물은 "이반 바조프 인민극장"으로 유추할 수 있다. 


나중에 호텔에서 구글로 "이반 바조프"란 인물을 검색해 보니

1899년도에 교육장관을 역임한 불가리아 민족작가임을 알겠더라.

 장편, 단편소설 뿐 아니라 희곡까지 썼다니

불가리아를 대표하는 국립극장에 그의 이름을 붙이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는 생각이 든다.


소피아 시내를 돌아다니면서 각종 건축물의 현판, 간판, 표지판 등을

저런식으로 문자를 읽어서 내 나름대로 유추해 짐작하였는데

거의 틀린것이 없더라. ㅎㅎㅎ









좀 더 걸어가니 낡은 교회풍의 건물에 헌화단이 있고

꺼지지 않는 불이 비문에 그을음을 잔뜩 입혀 놓았다.

가까이 접근해 보니







БЪЛГАРИЙО ЗА ТЕБЕ ТЕ УМРЯХА. 

ЕДНА БЕ ТИ ДОСТОЙНА ЗАРАД ТЯХ

И  ТЕ ТЕБ ДОСТОЙНИ МАЙКО БЯХА!

 

위와 같은 비문이 새겨져 있는데
대관절 무슨 의미일까?

 

궁금증을 이기지 못하여 나중 호텔로 돌아 와 

저 불가리아어를 떠듬떠듬 자판기에서 찾아 입력하고

구글 번역기에 넣어 돌려보니


뜻을 짐작하기 어려운 4차원(?) 번역문이 나오는데

대강 의미를 꿰맞춰보니 이런 뜻인것 같다.


불가리아여, 그들은 당신을 위해 죽었노라.

당신은 그들에게 (지켜야 할) 가치였고,

또한 당신은 그들에게 (지켜야 할) 어머니였노라!


아마도 불가리아를 지켜 낸 무명 열사나

애국 지사들에 대한 추모의 글인듯.


좀 더 검색해 보니

위에서 언급한 이반 바조프가 불가리아 순국 지사에게 바치는

 긴 弔詩 중의 일부인 것 같다.


이런 식으로 퍼즐 맞추듯 소피아를 유추해서

나름대로 재구성해 보는것도 

꽤 재미있는 일이다!











소피아의 랜드마크라 할 수 있는 "알렉산데르 네스키 대성당" 광장에 도착하였다.

성당 입구에 불가리아어 외 별도로 영문으로 된 안내판이 있어서

유래를 쉽게 알아볼 수 있었다.











이 성당은 발칸 반도에서 가장 규모가 크고 화려함을 자랑한다.

황금빛 돔 지붕과 건물 전체가 웅장한 느낌을 주는 네오 비잔틴 양식이다.








"오스만 제국으로부터 독립을 쟁취하기 위하여

1877년부터 1878년 있었던 전투에서 싸우다 죽어 간 

수천명의 러시아, 불가리아, 우크라이나, 몰도바, 핀랜드, 루마니아 군인들을

추모하기 위하여 전체 불가리아 국민들의 노력을 모아

여기에 알렉산데르 넵스키 원로 대성당을 짓다" 


라고 안내문에 씌여 있다.








너무나 아름다운 건물이어서 한참이나 넋을 잃고 바라보았다.









내부의 채광창.

서유럽의 여느 성당 못지 않게 스케일이 크고 화려한 모습이었지만

성당 내부는 사진 촬영 금지라, 눈으로 보는것으로만 만족해야 했다. 









공원에서도 황금색 지붕이 눈길을 끈다.










"나로드나 비블리오떼까 끼릴 이 메토디"

끼릴-메토디 국립 도서관.


끼릴은 800년대 중반, 비잔티움 제국에서 활약한 신학자이자 선교사였

대 모라비아의 대주교였다.

동생인 선교사 메토디와 함께 슬라브족 선교사업에 나서

슬라브 민족을 기독교화 하는데 큰 업적을 남겼고,

특히 끼릴은 그리스 문자를 변형하여 끼릴 문자를 만들어

슬라브 국가들에게 보급하여 지금의 슬라브를 대표하는 문자가 되었다.


사후 동생과 함께 로마카톨릭과 동방정교 모두에서 성인으로 추대되어

성 끼릴리우스, 성 메토디우스로 불린다고 한다.


끼릴 문자를 창제(엄밀히 말하자면 변용), 보급한 분의 이름을 딴 도서관이니

우리나라로 치면 "세종대왕 국립 도서관" 정도가 될까?








국회의사당 









성 니꼴라이 성당.

러시아 정교회당인데 박물관으로 사용된다고 한다.








오스만 지배 시기에 건립된 이슬람 예배당(모스크)이며

이슬람 세력이 물러간 이후 모스크로서의 기능은 상실하였다.
















불가리아를 대표하는 대학인 "소피아대학교"








온천장 건물









소피아 공대(?)








소피아의 수호여신 동상.


원래 이 자리엔 레닌의 동상이 서 있었는데

공산주의 몰락 후 철거되고, 대신

소피아 수호 여신상을 만들어 세워놓았다.




 






여신이 소피아 도심을 지켜보고 있다.


여신의 얼굴은 가상 인물로, 불가리아 역대 대표인물의 얼굴을 조합하여

제작하였다고 한다.









소련 군 주둔 기념 조형물


소련군에 대해 아픈 역사의 기억을 안고 있는 우리로서는

"소련군"이라는 말만 들어도 아드레날린이 분비되기 시작하지만

불가리아에서 소련군은 해방의 은인쯤으로 인식된다.


아주 오래 전엔 터키의 지배로부터 해방시켜주는 주역을 담당하였고

20세기에 와서는 히틀러의 나치 독일군을 몰아내어 주었다.


특히 2차대전 당시 군수품 공장을 불가리아에 세워

불가리아의 경제가 전쟁특수로 흥하게 해 주었으니.








국회 건물 앞엔 농성자들의 텐트가 질서정연하게 설치되어 있고

텐트의 주인들은 모두 공산당사 앞으로 농성하러 떠난 상태다.










호텔 근처 뒷골목 산책길에서 만난 유대교의 예배당, 시나고그(Sinagogue)









법원 건물








《이상 1부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