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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화

바위채송화

     초여름인 이맘때쯤 돌이 많은 악산(岳山)을 걸는 도중 바위 표면을 뒤덮고 있는 노란 꽃무리를 만나게 된다면, 이들은 대개 바위채송화일것입니다. 바위채송화는 건조한 환경에 대단히 강해서 웬만한 가뭄쯤은 거뜬히 견딘다고 합니다. 주변의 이끼마저 姑死하는 심한 가뭄 속에서도 지상부만 바싹 마른 채 숨 죽이고 있다가 비가 내리면 금세 습기를 머금고 살아나 꽃을 급속도로 피운다고 하지요. 조망이 툭 트인 능선부의 바위에 잠시 걸터앉아 뒤범벅된 땀을 시원한 바람으로 식히면서 바로 곁에 활짝 핀 바위채송화를 감상하는 것도 이른 여름 산행에서 맛보는 큰 즐거움 중의 하나입니다. 



     바위채송화(Sedum polytrichoides Helsl.)은 화단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채송화와는 계보가 다른 식물입니다. 바위채송화는 돌나물과(Sedum)>돌나물속(Crassulaceae)인데, 채송화는 쇠비름과>쇠비름속으로 분류되어 있지요. 둘 다 줄기와 잎이 통통한 육질이어서 언뜻 보기에 채송화를 닮아 저리 불리어졌을 것입니다.



     種小名 'polytrichoides(폴리트리코이데스)'는 고대 그리스어에 그 기원을 두고 있습니다. '많다'는 의미의 'πολ?? (polus)'와 '털, 머리카락'이라는 뜻의 'θριξ(thrix)' 및 '닮다, 비슷하다'는 의미의 '-ειδες(eidos)'가 결합된 합성어입니다. 우리 말로 옮긴다면 '털 같은 것이 무성한-'이라는 형용사의 라틴어형이 되겠죠. 여기서 말한 털이라는 것은 가지에 무수히 빽빽하게 달린 잎이 마치 털처럼 보이는데서 유래한 것으로 추정합니다. 아니라면 줄기나 잎에 눈에 잘 안띄는 작은 솜털이 밀생하는지도 모르겠군요.


     지난 주 근교 야산에서 만난 바위채송화입니다. 작년에 비해 생육환경이 많이 나아져 개체군도 현저히 늘어났고 적기에 방문한 덕분에 아직 80~90% 정도만 개화한 참이어서 매우 싱싱한 상태의 꽃과 즐겁게 놀다 왔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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