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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영남알프스에 오르다






그동안 좋지 않았던 무릎상태의 호전으로
(정확하게는 등산 스틱과 무릎 보호대 등 보조기구를 사용하게 되면서 부터)
 오랫동안 가지 못했던 추억의 탐방로를 되찾을 수 있게 되었다.

이번엔 간월산장 - 신불공룡능 - 신불산 - 신불재 - 영축산 - 통도사로 이어지는
영남알프스의 동부능선을 탐방하기로 한다.
신불재 - 영축산 - 통도사 코스는 20여년만에 되밟게 되는
개인으로서는 뜻깊은 산행길이다.
다시는 못가볼 줄로만 알았었다.

2011. 10. 15. 울산 근교.
Kodak Professional DCS 14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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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느때와 마찬가지로 울산역행 새벽 5:30 KTX 리무진 버스를 탔다.
도착하니 6:30경, 간월산장행 7:10 버스 환승까진 40분의 여유가 있어  
역 구내 식당에서 아침 겸 간단한 요기를 하고 있는데
K부장에게서 연락이 온다. 어젯밤 보낸 문자 메시지를 이제서야 보았단다.





간월산행 다음 버스는 1시간 후인 8시10분,
기다려 주기로 했다.
1시간 정도의 타임 킬링을 위하여 驛舍 내의 ㅎ커피샵에 들러
에스프레쏘 곱배기를 한 잔 주문해 놓고 인터넷을 켰다.






언양터미널에서 K부장과 합류하여 간월산장에 도착하니 8시 45분.
간월산 등산로 초입의 울긋불긋한 표지 리본에 벌써 가을이 물들었다.






홍류폭포에서 신불산 칼바위능선으로 가는 탐방로 도중,
구름이 걷히면서 멀리 단풍에 물든 가지산 정상이 나타난다.





지난달의 신불산행길에서 렌즈를 떨어뜨린 경사벼랑길.
등산객들이 한가닥 로프에 의지한 채 슬랩을 힘겹게 오르고 있다.





칼바의 능선의 작두날같이 위태로운 엣지길을
산객들이 조심조심 통과하고 있다.





사진은 평면적으로 나왔지만 실제 걸어 보면 꽤 위험한 길임을 알 수 있다.
양쪽이 다 백척간두 벼랑이다.




벼랑 북쪽면엔 가을이 한창이다.
실제로 칼날능선에서 이 벼랑면을 내려다보고 있으면
후덜덜 다리가 떨려오고 오금이 다 저릴 지경이 된다.





아직 칼바위를 지나지 않은 저 아래의 산행객들.
고생문이 훤해보인다.




정상 부근에서 새참으로 허기를 달래다.





신불산 정상, 해발 1,209 미터.





신불 정상에서 신불재 내려가는 길.





신불재에서의 오찬.
역시 막걸리가 빠지니 식탁이 많이 허전해보인다.






가천 방면에서 신불재 올라오는 길.





신불재에서 영축산으로 올라가는 하늘길.





억새의 바다,
그 속을 유영하는 나그네.
멀리 보이는 영축산 정상은 억새바다 위의 작은 섬.




억새, 억새, 으악새.




억새숲 속엔 간간히 용담이 보인다.





영축산(1.092m) 정상

그 옛날, 석가세존이 대중에게 법화경을 강론한 장소가 영축산(=영산/영취산)이다.
인도의 영축산을 라이센싱한 한국적 영축산인 셈이다.

예전엔 이 산을 주로 "영취산"이라 불렀고,
그 외 "영축산", "취서산", "축서산" 등의 이명을 가지고 있어서
가끔 혼선을 빚기도 했으나
2001년 양산시가 "영축산"으로 지명을 통일하여 지금에 이르고 있다.

사진을 찍느라 시간이 많이 지체되어
정상에서 곧장 극락암으로 연결되는, 험하지만 길이가 짧은 지름길을 택하여 하산하다.





하산길 도중에 만난 꽃향유(좌)와 까치고들빼기(우).

두 식물은 유독 특유의 향이 짙은데
이는 역한 향기를 뿜어 자신을 먹이로 하는 동물들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는 동시에
진한 향기로써 벌이나 나비를 유인하여 가루받이(수분)을 유리하게 하기 위함일 것이다.






극락암. 




 
극락암에서 통도사로 이어지는 소나무 숲길.
가슴 두근거리는 아련한 추억이 있는.






울울창창한 소나무가 하늘에 그린 그림.





통도사 도착.





이미 가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