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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 근처의 먹거리 몇 곳





10월 1일, 처조카 결혼식 참석차 진주를 찾았다.
진주에서의 1박2일간 처가식구들과 섭렵했던 음식을 기록하다.

2011. 10. 1 ~ 2, 진주/삼천포 
Kodak Professional DCS 660




서부시장 근처에 형성된 콩나물해장국집 중의 한 곳을
무작위로 골라 들어갔다.





아침시간이라, 대부분 간밤에 술을 마신사람들이 숙취로 괴로운 속을 달래거나
아침 식사 준비가 귀찮은 사람들이 간단하게 한 끼 해결하러 오는 손님들이다.

보글보글 갓 끓여 낸 콩나물국밥과 간단한 반찬을 한 소반에 담은
차림은 매우 간소하다.





간소하되 형식적이지 않다.




적절히 익은 깍두기




매우 매운 청양고추.
청양고추로 이미 얼얼해진 입에 뜨거운 해장국 한 숟갈을 떠 넣으니
입 안엔 마치 전쟁이 벌어지는 것 같더라.
평소 어지간히 매운 것을 잘 감당해 내는 나도
눈물이 핑 돌았다. 





아삭아삭 씹히는 기분좋은 식감을 선사해 주는 콩나물건더기.

1인분 5천원.

전에 이 근처의 다른 집에서 맛본 해장국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이런 곳 덕분에 오늘 밤도 이 땅의 주당들은 안심하고 밤새도록 술을 마실 수 있는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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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전에 소개한 "천황식당"과 함께 진주비빔밥의 양대 맥을 이어가고 있는
진주 중앙시장에통 위치한 "제일식당"을 찾았다. 



천황식당과 제일식당은 메뉴 구성에 약간의 차이가 있다.
두 식당은 진주비빔밥의 정통성을 이어가고 있는 공통점을 공유하고 있긴 하지만,
천황식당은 불고기와 육회,
제일식당은 해장국(시락국)과 가오리무침을 주력으로 하고 있다. 



 
가오리무침 한 접시와 해장국을 막걸리 두 통과 함께 주문했다.
저 해장국은 오전 11시까지만 주문 가능하다.
아마도 해장의 시효를 오전 11시로 정해 놓은 듯하다. ㅎ

오랫동안 우려 낸 쇠고기 육수에 된장과 썬 단배추를 넣고
푹 고아 낸 국물에 밥을 말아 서빙되는데
느끼하지 않고 고소하며 뒤끝이 깨끗하여 해장에 그만이다.

저 가오리무침은 막걸리와 희안하게도 궁합이 잘 맞는다.




 제일식당식 쇠고기육회비빔밥이다.
천황식당과는 비슷하면서도 다른 맛이다. 그러나 우열을 가를 순 없다.
그런데 함께 나오는 선지국만큼은 천황식당이 더 낫더라. 





식당 바깥에 저렇게 큰 솥을 걸어놓고 종일 고아낸다.
왼쪽은 해장국, 오른쪽은 선지국.




 

번잡한  진주 중앙시장톤 내에 위치하여 처음 오는 사람은 찾기가 쉽지 않지만
예전부터 매스컴을 타면서 워낙 유명해진 식당이라
다들 귀신같이 찾아오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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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걸리에 해장국 한 그릇 뚝딱 해치우고 시장통으로 나서다가
시장바닥 한 구석에서 풀빵장수를 발견했다.



배는 불렀지만, 추억을 맛보기로 했다.





초등학생 시절, 1원이면 6개를 살 수 있었는데
풀빵이야말로 이 세상에서 가장 맛난 빵인줄 일았다.





몇 개 맛보고 남은 것을 종이봉투에 싸 와서 처가의 애들에게 주니
하나 맛보더니만 다시는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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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식이 있던 다음 날, 딸을 시집보낸 처형이 한 턱, 회를 쏘기로 했다.
찾아간 곳은 삼천포의 "보물선횟집".

 

 
삼천포대교를 지나 창선도로 진입하여 만나는 첫 신호등에서 좌회전하여
 대벽리로 진입하는데, 사실은 삼천포가 아니라 남해군 창선면에 속한 지역이다.

미리 전화로 "횟감의 황제"라는 다금바리를 예약했으나
요즘 수급이 거의 되지않는다 하여
꿩 대신 닭이라고, 다금바리의 사촌격인 능성어 한 마리를 메인으로 주문했다.




 
먼저 갖가지 계절해산물로 이루어진 기본 반찬류가 차려진다.





이어 별도로 주문한 돌돔과 쥐치회가 나왔다.
무우채 등 일체의 장식 없이 큼직하게 썰어 낸 회만 한 가득 담겼다.
 



 
이건 뭐더라? 
역시 거품 없이 푸짐한 실속형 회접시다.



 

드디어 오늘의 주인공, 능성어 등장~
고급 어종인 만큼, 접시 주변이 레몬, 감국, 고추꽃, 파슬리, 과꽃 등으로
사뭇 화려하게 장식되었다. 
역시 능성어 회도 두툼한 크기로 각을 떠서 씹는 맛이 아주 쫄깃하였다.

혹자는 회를 종잇장처럼 얄팍하게 떠서
접시 바닥의 문양이 그대로 투과될 정도의 경지를 높이 사는 모양이지만,
그건 회값이 워낙 고가인 탓에, 적은 양의 횟감으로 넓은 접시바닥을 덮어 보려는
지극히 일본적인 꼼수의 발로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모름지기 회 접시는 저래야 한다.





능성어 부산물은 이렇게 맑은탕이 제격이요,





기타 생선 부산물로는 이런 매운탕이 甲이다.

오랫만에 회를 포식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