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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오 - 진공관 프리앰프를 들이다



휴가 전 HL5BVQ 조 기래님 집에 놀러갔다가
이 진공관 프리앰프 셋을 업어왔다.

"로망스 트랜스결합 프리앰프"

오디오 매니아들에게 상당히 유명한 진공관 장인, 부산의 이청수님 작품이다. 
조기래님이 예전 구입하여 애장해 온 기기인데 내게 흔쾌히 선물로 넘겨주신 것.




프리앰프인데도 우선 우람한 덩치와 묵직한 중량을 자랑한다.
가내수공업(?) 제품같지 아니하게 마우리가 매우 깔끔하며,
우드재질로 된 밀폐형 케이스가 상당히 고급스러운 것이,
공을 들인 흔적이 역력하다.

프론트패널엔
파워스위치, 분리형 좌우 채널 볼륨 놉, 셀렉트 스위치가 심플하게 직선상으로 배열되어 있고,
"ROMANCE TRANS COUP PREAMP CSL"라는 로고가
깨끗하게 각인되어 있다.  

리어패널을 보면
각종 금도금된 RCA 단자들이 알루미늄 패널 위에 깔끔하게 배치되어 있고 
각각의 단자마다 산뜻하게 처리된 레터링이 고급스러움을 더한다.

Phono, CD, Tuner, Aux 등 4종의 소스 입력을 지원한다.

특이한 것은, 분리형 전원부를 채용하였다는 점이며,
영국 솔라트론 래버러토리 인스트루먼츠사의 AS952.2 진공관식 정전압 파워서플라이를
"럭셔리하게도" 사용하고 있다. 
이 파워서플라이도 꽤 구하기 함든 것이다.



<<솔라트론 래버러토리 인스트루먼츠사의 Type AS952.2  파워서플라이>> 
 

집으로 운반해 오자마자 앰프에 물려서 바로 청음해 보았다.


1. 컴퓨터의 광출력을 D/A 컨버터(DAC)에 연결
2. DAC의 아날로그 출력을 프리앰프의 AUX 입력단자로 연결
3. 프리앰프의 출력을 인티앰프 라인 입력으로 연결. 인티의 프리단은 바이패스.

내 인티앰프는 이 바닥에서 왕년에 이름 좀 날렸던
산수이(Sansui)의 AU-Alpha607L EXTRA 모델이다.
이제 빈티지로 분류되긴 하지만, 아직 현역으로 뛰기에 부족함이 없다.



<<내 단촐한 오디오 시스템>>



이후 컴퓨터에서 foobar2000 플레이어를 띄워서
무손실 음원인 Flac 으로 된 말러 교향곡 2번을 먼저 플레이 해 보았다.

첼로와 더블베이스의 묵직한 저음 서주가 가슴 깊은곳을 후비듯 파고들고,
이어 관악기와 타악기의 합주 또한 예전에 비해 깊이있는 울림을 전해주고 있다.

한마디로 소리가 풍부하고 윤택해졌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다만, 북쉘프형인 스피커의 한계로 고역과 저역에서의 개선점은 느끼기 어려웠지만,
확실히 중간영역의 음은 현저히 리치해졌고, 색채감이 더 잘 살아나는 느낌이 든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내가 아직 아주 미묘한 음을 구분해 내는
고급스런 귀를 가지지 못했다는 점이다.
안그랬다면 끊임없는 기계 욕심과 바꿈질에 지금쯤 가정경제가 거덜 났을 수도 있으리라.

참고 : 가정경제 말아먹는 4대 남자의 취미 :

1. 오디오
2. 낚시
3. 사진
4. MTB

다행히 내 귀는 딱 위의 수준밖에 안된다.
막귀라서 참 행복하다 !



그나저나,
파워서플라이의 진공관에서 발산하는 열기가 장난이 아니어서
에어컨 없이 10년을 버티고 사는 우리집, 특히 내 방에서는
혹서기 기간의 사용은 상당히 불편할 듯 싶다.

시험 청취를 하면서 2시간 정도가 지나자 너무 더워져서 
웃통을 훌렁 벗고 선풍기를 연속으로 돌려야 했다. 


포노앰프를 내장한 진공관 프리앰프를 얼마나 기다려 왔던가 !
이제 스피커를 업그레이드해야 하고,
고장난 상태인 턴테이블을 수리해야 한다.
(부디 주화입마에 빠져들지 않기를... 나무 관세음보살)


언젠가 휴일이 오면 작정하고 턴테이블을 분해해서 속시원히 고쳐보려 벼르고 있지만,
요새 무더위땜에 도저히 엄두가 안난다. 
추석 지나고 찬바람 좀 나면
팔을 걷어부치고 턴테이블 수리 작업에 돌입해야겠다.



  조 기래 오엠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