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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화

유럽개미자리

유럽개미자리

 

Spergularia rubra 
석죽과 (Caryophyllaceae)

 

유라시아 원산의 유럽개미자리.

늘 내게 도움을 주시는 P님의 덕분으로 몇 년간 속앓이만 하던 유럽개미자리를 마침내 만나다.

 

이 작은 녀석들이 얼마나 까다로우냐면,

1. 헛자존심만 가듯한지 햇볕이 들지 않는 날에는 절대로 꽃을 열지 않는다.

2. 제가 무슨 금발 미인인 양 대단한 잠꾸러기여서 10~11시 쯤에나 배시시 눈을 뜬다.

3. 오후 1시 넘으면 서서히 꽃을 오므리기 시작하여 3시 무렵이면 가차없이 닫아버린다.

 

꽃을 닫은 유럽개미자리는 그냥 흔한 잡초로 보인다.

땅바닥을 기면서 자라는 탓에 지나가는 행인들의 발길에 마구 짓밟히기 일쑤다.

그러나 적절한 조건이 맞아떨어져 꽃을 피우는 순간, 화려한 마이크로코스모스의 세계가 열린다.

마치 진흙 속에서 피어나는 연꽃의 자태라고나 할까,

뷰 파인더 속에 포착된 분홍의 화사한 저 얼굴을 보고도

가슴이 마구 뛰는 짜릿함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이라면

어느 시인의 말 마따나,   

 

"나는 지금부터 너하고 절교다."

   

(저 예쁘디 예쁜 분홍아씨들과의 만남을 주선해 주신 P님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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