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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화

둥근잎꿩의비름 (2)

둥근잎꿩의비름
Hylotelephium ussuriense (Kom.) H.Ohba
돌나물과 (Crassulaceae)

 

  이번 둥근잎꿩의비름 탐방은 중부권에서 오신 貴人의 도움으로 새로운 서식지를 접할 기회를 가졌습니다. 소위 "국민포인트"로 알려진 팔각산 산성계곡이나 주왕산 절골보다는 아직 덜 알려진 곳이어서인지 토요일임에도 불구하고 간혹 마주치는 산행객 외엔 탐화인들이 없어 여유롭게 둘러볼 수 있었지요.

 

  조금 아쉬웠던 것은 이 곳 대부분의 둥꿩이 높고 가파른 절벽면에 붙어 살고 있는 탓에 사진으로 담기가 곤란했다는 것인데 접근의 어려움 덕분으로 사람들의 손길을 피해 꽃이 잘 보존되고 있으니 이는 오히려 다행이라 해야겠지요. 안내해 주신 분의 말에 따르면 재작년까진 개체가 아주 풍성해서 굳이 절벽을 기어오르지 않더라도 멋진 그림이 나오는 모델들이 많았는데, 올해 두세번의 태풍과 폭우로 많은 개체가 유실되어 예전의 세력을 회복하려면 몇 년의 세월이 흘러야겠다는군요.

 

   아무려면 어떻습니까? 저 아득한 벼랑위에 소담한 무더기로 피어 바람에 한들거리고 있는 둥꿩을 먼 발치에서 감상하는 것만으로도  이번 탐화행은 충분히 좋았습니다. 더구나 초가을 이른 단풍이 살짝 든 이 깊은 계곡에 흘러내리는 물은 맑고 풍부하고 청랑했으며, 곳곳에 크고 작은 폭포까지 품고 있어서 약 한시간 남짓의 산행이 내내 즐거웠지요.    

 

   저 벼랑 높은 곳의 둥꿩은 언감생심 사진기를 들이댈 엄두조차 못내고 생눈으로만 감상하는 수밖엔 도리가 없었고, 비교적 낮은 곳에 임한 아이들만 몇 컷 담아보았습니다.

 

둥꿩의 묘미는 이렇게 오버행(Overhang)으로 매달린 저 도도한 자태를 낮은 자세로 올려다보며 감상하는 것입겝니다.
"Catch me if you can ..." 범접하지 못할 곳의 둥꿩이 더 아름답게 보입니다.

 

비 온 다음 날이라면 뭔가 드라마탁한 광경이 펼쳐질 것 같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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