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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화

등심붓꽃

등심붓꽃

Sisyrinchium angustifolium Mill. (국가표준식물목록)

Sisyrinchium rosulatum E. P. Bicknell (한국식물학회지)

 

     지난 주 좀끈끈이주걱을 만나러 가던 길에 아차하는 순간 길을 잘못 들어 엉뚱한 곳을 헤매던 중, 근처에 등심붓꽃 서식지가 있다는 것을 상기하곤 그 곳으로 방향을 돌리게 되었습니다. 거긴 등심붓꽃 뿐 아니라 아직 한 번도 만나지 못한 애기도라지까지 살고 있는 곳이어서 몇 해 전부터 마음에 두고 있었지만 이상하게도 인연이 닿지 않았었죠.

 

     예상은 하였지만, 이미 적기가 좀 지난터라 타인의 사진에서 보았던 큰 군락의 세력은 이미 사그라들었고 더우기 화단 미화작업으로 깨끗하게 벌초 된 뒤여서 이삭줍기에만 만족해야 했지요. 하지만 늦둥이 애기도라지를 만난 기쁨만으로도 성공적이었습니다. 내년엔 시기를 적절하게 맞춰 다시 와야겠어요.

 

     등심붓꽃을 포스팅 하기 전 여러 곳을 검색하다가 한 논문에서 자매종인 "연등심붓꽃"도 있다는 것을 알게되었습니다. 또한 국가표준식물목록이 제시하고 있는 등심붓꽃의 학명(Sisyrinchium angustifolium Mill.)도 잘못된 것이라며 Sisyrinchium rosulatum E. P. Bicknell로 정정하고 있습니다. 논문 중 일부를 인용해 봅니다.

   "제주도 서귀포시 일대에서 미기록 귀화식물 연등심붓꽃 (Sisyrinchium micranthum Cav.)이 발견되었다. 이 종은 중남미가 원산이며 여러 나라에서 침입종으로 보고된 바 있다. 연등심붓꽃은 국내에 먼저 보고된 귀화식물인 등심붓꽃의 자매종이며 두 종 모두 Echthronema 아속에 속한다. 연등심붓꽃은 화관의 밑부분이 긴 항아리 모양, 열매와 씨가 큰 점에 의해 등심붓꽃과 구별된다. 꽃이 연보라색이어서 국명을 연등심붓꽃이라고 신칭하였다. 등심붓꽃의 이전 학명인 S. angustifolium Mill.은 Sisyrinchium 아속에 속하는 종이며 형태적으로 등심붓꽃 (S. rosulatum.)과 매우 상이하다. 등심붓꽃의 학명을 기준표본, 원기재문, 최근의 논문들을 근거로 S. angustifolium Mill. 에서 S. rosulatum E. P. Bicknell 으로 변경한다."

※ 논문 출처 : 한국식물학회지 46(3) "한국 미기록 귀화식물 연등심붓꽃과 등심붓꽃의 분류학적 재검토", https://www.e-kjpt.org/journal/view.php?number=4808

 

First report of a newly naturalized Sisyrinchium micranthum and a taxonomic revision of Sisyrinchium rosulatum in Korea

한국 미기록 귀화식물 연등심붓꽃과 등심붓꽃의 분류학적 재검토 적 요 제주도 서귀포시 일대에서 미기록 귀화식물 연등심붓꽃 (Sisyrinchium micranthum Cav.)이 발견되었다. 이 종은 중남미가 원산이�

www.e-kjpt.org

   이 논문의 내용이 언젠가 정식으로 인정된다면 국가표준식물목록의 이름도 정정되겠지요. 논문은 등심붓꽃과 흰등심붓꽃의 동정 키도 아래와 같이 제시하고 있으니 참고해 볼만 하겠습니다.

 

  • 잎 폭이 1-2.5mm이고 꽃의 아랫부분(基部)가 종 모양, 꽃잎은 자주색, 보라색 또는 흰색, 씨방의 지름이 지름 3mm면 ........... 등심붓꽃 Sisyrinchium rosulatum E. P. Bicknell 
  • 잎 폭 3-6mm, 꽃의 기부가 긴 항아리 모양, 열매와 씨가 등심붓꽃보다 크고 꽃잎은 연보라(라벤더색) 또는 흰색. 씨방의 지름이 5mm이면 .......... 연등심붓꽃 Sisyrinchium micranthum Cav.

     등심붓꽃/연등심붓꽃은 남미 원산으로 목초용 풀씨에 딸려 수입된 후 제주도를 중심으로 광범위하게 퍼졌다가 어찌어찌 물을 건너 와 본토에 상륙한 후 왕성하게 세력을 넓혀가고 있는 중으로 보입니다. 단 하루 피었다가 져버리는 녀석이어서 덧없어 보이지만 엄청난 씨앗을 남기는지라, 개망초처럼 우리 주변에서 흔히 밟히게 될 날도 머지 않은 것 같군요.

 

 

     여기까지의 사진이 그 곳에서 만난 등심붓꽃이고, 아래는 지난 해 엉뚱하게도 동네 홈플러스 화단(등심붓꽃과의 제 생애 첫 만남의 장소였죠)에 살고 있던 등심붓꽃인데, 창고에 묵혀 두기가 아까워서 꺼내 올려 봅니다.

 

   거의 끝물에 다행히 만난 애기도라지도 덤으로 첨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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