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우중산책


태풍이 서해안으로 올라 오고 있다더니 과연 비가 제법 내린다
창 밖에서 들러 오는 쏴아~~~ 하는 빗소리가 사뭇 거세다
바람은 그리 심하지 않아 그나마 다행.


뒷 발코니에서 내려다 본 비구름 가득한 경주방면
 





방콕  모드로 빈둥거리다가 아이가 학원에 간다기에 데려다 줄 겸,
간단하게 장비 챙겨 장화 꺼내 신고
비옷 걸쳐입고 밖으로 나선다.

학원 내려 주고 차를 돌려 바로 천곡마을 관문성으로 향하는데
간밤에 비가 상당히 내렸는지 평소 졸졸 흐르던 개천엔
시뻘건 황톳물이 콸콸 넘쳐 격랑이 되어 쏜살같이 지나간다.

무심사 입구에 주차하고 등산로 초입에 도달하니
불어난 계곡물이 발길을 막네?





포기하고 그냥 돌아설까 잠시 고민했지만 이내 마음을 고쳐먹음.
도움닫기로 폴짝 도약하여 도강!
도약 거리가 짧아 오른쪽 발이 물에 그대로 첨벙!
오랫만에 신은 장화가 소용없게 돼 버림.

털중나리가 곳곳에 피어 있었으니 비바람에 모두 쓰러져버리고
이 한 포기만 온전하게 서 있네?





다 자빠져 가는 물레나물이지만,
너 아니었으면 저 털중나리만 만나보고 내려갈 뻔했다









기대하지도 않았지만, 역시 별로 찍을 만한 게 없더라.
순금산 한 바퀴 돌아보고 하산하는데 비옷 안으로 온 몸이 땀에 흠뻑 젖어
그리 상쾌하지 못하다.

내려올 무렵 비가 가늘어지더니 곧 그치다
비안개가 걷히면서 저 멀리 우리 마을이 시야에 들어 온다

 




비도 멎었는데 빈 카메라로 그냥 귀가하기가 아쉬워
인근의 "허브캐슬"에 들러 화원의 꽃이라도 담아 보기로 하다.


2011. 6. 26. 관문성, 울산 북구.

Kodak Professional DCS 6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