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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예화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을 가 보니 ...

     '백두대간수목원'에 함께 가 보지 않겠느냐는 꽃모임 선배의 전화를 받고는 잠시 망설였습니다. 꽃쟁이의 생리 상 화원에서 인위적으로 가꾸는 화초는 그다지 큰 관심의 대상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런 내 심리를 간파하기라도 한 듯 선배께서는 백두산에나 가야 볼 수 있는 북방계나 고산대 식물을 관찰할 수 있는 기회라는 말을 덧붙이네요. 그 말씀에 더 생각하고 자시고 할 것 없이 바로 오케이!


     사실 백두대간식물원은 처음 듣는터라 잠깐 검색해 보니 최근 개원한 국립수목원이군요. 경북 봉화군의 한 산골짝에 주민들을 이주시킨 후 사업비 2천 2백억을 들여 7년간의 공사끝에 지난 5월 3일 오픈하였다고 합니다. 넓이도 무려 5,179헥타르(=1,567만평)에 달하고요. 광릉 국립수목원에 이은 2번째의 산림청 직할(?) 수목원입니다. 특이한 점은 지하 40m 터널에 종자보전시설(Seed Vault)를 지어 운영한다는 것과 호랑이 방사장에 백두산호랑이 3마리를 풀어 키우고 있다는 것입니다. 실제 방문해 보니 탐방객의 대부분은 식물보다는 호랑이에 관심을 가진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아마도 입장 수입의 80% 이상을 호랑이가 올리고 있다고 해도 크게 틀린 말이 아닐것입니다. 씨드 볼트는 국가 주요시설이어서 일반 탐방객은 출입이 불가합니다.


     이번 탐방에는 김좌상님/잡초님/K兄이 동행했습니다. 27곳의 주제전시원 중 우린 아고산대(亞高山帶) 환경을 시뮬레이트한 '암석원'과 습지 환경을 조성한 '고산습원'을 중점으로 둘러보기로 했습니다. 대충 둘러본 소감은 다음과 같습니다. 야생화 애호가로서의 지극히 이기적인 관점에서 본 견해입니다.


1. 역사가 짧아서인지 아직은 다양성이 태부족이다. 동행한 분은 닻꽃을 볼 수 있기를 기대했는데 없더라. 

2. 야생종이 아니라 관상용으로 개량한 원예종이 많아서 실망이다. 

3. 명패가 없어 이름을 알 수 없는 종이 상당히 많다. 

4. 명패가 있더라도 학명만 적힌 인식표만 꽃혀 있는 경우가 많아 아쉬웠다. 국명 병기의 전면 확대가 필요하다.

5. 명패는 있으나 식물이 없는 경우가 많았다. (아직 발아하지 않았거나 이미 져서 없어졌는데, 명패만 덩그러니 ...)

6. 이름 모르는 식물은 사진으로 찍어 나중 식물원 레인저에게 물어보니 역시 이름을 몰라 당황하더라. 명색이 국립식물원 직원인데, 거기서 가꾸는 꽃 이름을 몰라서야 되겠는가? 

7. 희귀종에 대해서는 금줄을 넘거나 식물을 다치게 하지 않고도 근접하여 관찰 및 사진 찍을 수 있도록 발판 설치 등 배려가 필요하다.

8. 수목원 내 관찰할 수 있는 식물들에 대한 사진 목록(카탈로그 등), 서식 위치, 개화 시기 등을 담은 책자를 펴내어서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었으면 한다. 

9. 지역이 매우 넓은 만큼 음수대, 화장실, 수세시설도 좀 더 늘여야하겠다.


     그 날 만난 식물 중 난생 처음 대면했던 꽃 몇 가지를 아래 나열해 봅니다. 꽃 이름은 학명만 기재된 인식표가 붙어있거나 아예 명패가 없는 경우도 많아서 최대한 검색하여 국명으로 표기했지만 맞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