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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국내여행

2014.12.27. - 남덕유산 눈꽃 없는 눈꽃 산행

눈꽃 없는 남덕유산 눈꽃 산행


2014. 12. 27.(토)

경남 거창군 서상면.


Nikon D800 + 24-120N



     지난 주 북부 덕유산에 이어 이번엔 남덕유를 찾아보기로 하였다. 마침 안내산행을 추진하는 산악회가 있었고, 오랫동안 가 보지 못했던 남덕유산 코스인데다 종일 청명한 날씨가 예보된 터라 망설임 없이 참여하였다. 영각사에서 시작하여 봉황봉(남덕유산)에 올랐다가 월성재를 거쳐 황점마을로 하산하는 전체 8.6km코스다.

 

     이 날 날씨는 늦봄이 연상될 정도로 포근하여서 등로 초입에서부터 온 몸이 땀으로 흥건히 젖기 시작하였다. 걷는 도중 더위(?)를 이기지 못하고 서너 겹으로 입었던 방한의를 하나 둘 벗어 던지기 시작하여 결국 얇은 긴팔 티 하나만을 걸치고 산행하였는데 추위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급기야 정상 부근에선 반팔티 바람의 산꾼도 등장하는 진풍경도 벌어졌다.

 

     기대했던 눈꽃은? 당연 없다. 눈이 내린지 일주일이 넘었고, 바람 없고 기온 높으니 그나마 있던 눈꽃마저 다 녹아버린 탓이다. 눈꽃은 없었지만 공기가 이를 데 없이 쾌청하여 참으로 오랫만에 상큼 발랄한 산행을 할 수 있었던 것이 수확이라면 수확이다. 어차피 올 겨울, 설산 산행을 두세 번 정도는 더 하려고 한 바여서 이번 눈꽃없는 눈꽃 산행이 그리 아쉽지는 않다.

 

   <눈꽃 없는 남덕유 눈꽃 산행 끝>


 


 

주차장에서 영각공원 지킴터로 향하는 길.


 

함양에서 여기까지 버스가 운행된다. 소요시간 70분.

함양發 : 06:30  07:30  09:30  13:00  15:30  17:00

영각사發 : 07:45  08:55 10:55  14:15  16:45  18:25

안내 : 함양교통(주) (0597)936-3745-6


 

영각사 부도탑


 

영각사 탐방지원센터.

국립공원 레인저가 산객에게 산행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영각사 방면

 

 

땅에만 다져진 눈이 있을 뿐, 눈꽃은 흔적도 없다.


 

정상 1킬로미터를 남기고 철계단 구간이 시작된다

 


철계단을 오르고 있는 산객들


 

걸어온 길을 되돌아보다


 

북덕유로 연결되는 능선을 조망하다. 가까이로는 무룡산과 저 멀리 향적봉이 아스라히 보인다.

 

 

남덕유의 정점인 봉황봉까지 이어지는, 악명높은 900미터 철계단 구간이 누워있다 


 

지어진지 오래되어 낡고 좁은 철계단은 산객들이 몰리는 시즌이면 극심한 체증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정상 표지석 뒤로 북덕유로 연결되는 능선이 누워 있다


 

정상에서 바라본 동쪽 방향


 

남쪽으로는 저 멀리 중봉-천왕봉에서 반야봉으로 흐르는 지리산의 주맥이 한 눈에 보인다.


 

1.2km 떨어진 서봉. 이번 여름엔 이 서봉에 솔나리와 구름체를 만나러 올 예정이다.


 

우측 북덕유로 향하는 주맥을 택한다


 

눈꽃, 없다.

 


삼거리 갈림길. 여기에서 육십령 방향으로 1.2km 진행하면 서봉에 닿는다.


 

사흘 전엔 눈꽃이었을 나무...


 

이 곳에서 황점마을 방향으로 하산하다

 


 

얼어붙었던 계곡이 녹아 수정같이 맑은 계류가 흐른다. 봄 보다도 더 봄 같은 풍경이다.

 


 

'달빛 고운' 황점마을에 도착함으로써 오늘 산행 종료.

 

     

(P.S.)

 

남덕유를 밟아 본 것이 삼십년이 다 되어가는 것같다. 과거 미혼 시절 어느 가을 날, 사무실 동료와의 덕유산 2박 3일 종주 때 남덕유를 거쳐 영각사로 하산한 적이 있는데 당시 열악한 등산화를 신은 탓에 신발 밑창에서 삐져 나온 못에 발바닥을 찔린 데다가 첫 날부터 발에 물집이 생기는 바람에 산행 내내 엄청나게 고생했던 기억이 새롭다. 마지막 날이 개고생의 피크였는데, 삿갓재에서 영각사까지의 하산길은 왜 그리도 길던지... 일종의 가벼운 트라우마랄까, 그 날 이후 남덕유는 내게 너무도 힘든 코스라는 이미지로 고착이 되었는데, 이번 산행을 통하여 그 고정관념을 없앨 수 있었다. 너무도 수월한 산행이었던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