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재 시기를 놓쳐버린 올해의 봄 꽃 시리즈 #1 - 변산바람꽃
"옛날 옛적, 이야기를 듣기만 하고 남에게 들려주지 않는 한 도령이 살았다. 이야기를 듣는 족족 모두 염낭(허리춤에 차는 주머니) 속에 차곡차곡 넣어두고 입구를 졸라매서 시렁에 걸어 두었다. 염낭 속에 갇혀 있던 이야기들이 견디다 못해 마침내 반란을 일으키기로 작당하고, 도령이 장가드는 날 샘물이나 딸기, 배, 지네, 뱀 등으로 변신해 있다가 도령을 해치기로 했다. 마침 이야기들의 모의를 우연히 엿들은 하인은 자청해서 신랑의 말고삐를 잡고 혼인 행렬에 참여했다. 혼인길 곳곳과 신혼방에 잠적해서 도령을 공격하려던 이야기 귀신의 정체를 알아챈 하인은 그때마다 나서서 도령을 구해냈다. 처음에는 하인의 무례한 행동에 화를 내던 도령은 뒤늦게 그러한 사정을 알고 하인에게 한 살림 내주었을 뿐 아니라, 마침내 이야..
2018. 4. 24. 23: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