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
2016.03.20. - 여기저기 순례길에서
동천™
2016. 3. 20. 20:35
그 곳에서의 청보라색 노루귀 군락과의 만남은
야생화를 찾는 사람으로서는 연중 큰 이벤트다.
복수초, 변산바람꽃으로 시작한 이른 봄의 순례 중
너도바람꽃을 거쳐 중춘(仲春)으로 넘어갈 때까지
초봄을 마감하는 일종의 하일라이트 코스라고나 할까.
하여,
이 곳을 찾을 때만큼은 날씨의 도움을 받을 수 있기를
조금은 간절한 마음으로 바라게 된다.
특히 노루귀는 陽性 식물이어서
햇살이 화창한 날 그 싱싱한 아름다움을
한껏 발하기 때문이다.
오늘은 날씨의 협조를 받지 못한 날 중의 하나이다.
금방이라도 빗방울 후둑거릴 것만 같은 우중충한 저기압에
꽃들이 기를 펴지 못하고 잔뜩 움츠려 들었다.
그 특유의 깊은 청보랏빛도 많이 바래 보인다.
약간의 아쉬움일랑 달게 삼키며,
뷰파인더 속에 몇 포기 가두어 보다.
2016.03.20. 경북지방.
올괴불나무, 시기를 살짝 넘겼다.
피었다 시들기까지 채 너댓새밖에 걸리지 않는 것같다.
지난 주엔 봉오리조차 나오지 않았는데,
불과 일주일 새 후다닥 꽃을 피워 수분(受粉)까지 마쳤으니.
아직 빨간 구두를 벗어 던지지 않은 모델을 찾아
몇 컷 담아보다.
선괭이눈
날씨가 많이 흐려 얼레지는 대부분
고개를 푹 숙이고 입을 다물고 있는 가운데
조금이나마 꽃잎을 펼친 모델을 찾아 담아보다.
중의무릇.
엄청난 군락인데 아직 좀 이르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