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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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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안(西安) 역사기행 #8 - 비단길, 그리고 回族거리 서안(西安) 역사기행 #8 - 비단길, 그리고 회족(回族)거리 마지막날이다. 이번 일정에 예정되었던 굵직한 곳은 다 돌아보았고 오늘의 여정은 일종의 보너스로 쳐도 된다. 먼저 비단길의 시작점을 향했다. 서안 시내의 서쪽 한켠에 비단길이 시작되는 지점을 선정, 공원으로 조성하여 조형물을 세우고 이를 기념하고 있는데 1992년에 세웠으니 최신 시설이다. 입장료는 없다. 중국 당국에서 서안의 이미지 홍보와 관광객 유치를 위한 전략으로서 개발한 장소이겠지만, 실크로드가 동서 문화 교류史에서 차지하는 위상을 볼 때, 이 곳은 대단히 의미있는 장소가 아닐 수 없다. 모든 여행의 일정이 기대와 설레임의 연속이었지만, 실크로드로 향하는 버스에서 느끼는 조용한 흥분은 그만큼 각별했다! 이 곳은 서구 관광객들에게 매우 인..
서안(西安) 역사기행 #7 - 山外有山, 西岳華山 서안(西安) 역사기행 #7 - 山外有山, 西岳華山 예로부터 음양(陰陽)과 오행(五行)을 우주 질서의 기본적 원리로 삼아 온 우리는 이 땅 오행(목, 화, 토, 금, 수)의 각 방위에 해당하는 다섯 개의 산을 정하여 신령시 해 왔다. 동목(東木)方은 금강산, 서금(西金)方은 묘향산, 남화(南火)方은 지리산, 북수(北水)方은 백두산, 중토(中土)方은 삼각산이 그것이다. 이 5개의 산을 5악(五嶽)이라 부르며 계절마다 산신께 정성껏 제사를 올렸다. 우리 오악의 모델이라 할 수 있는 중국의 오악은 어떤 산일까? 동악 태산(泰山), 서악 화산(華山), 남악 형산(衡山), 북악 항산(恒山), 중악 숭산(崇山)이 그것이다. 중국의 오악은 "五岳"이라 표기하는데 비해 우리 땅의 오악은 "五嶽"이라 표기하는게 다른데, ..
서안(西安) 역사기행 #6 - 병마용갱과 진시황릉 서안(西安) 역사기행 #6 - 병마용갱과 진시황릉 올해 여름은 참 많이 더웠다. 10년째 에어컨 없이 버티고 있는 우리집은 더욱 힘든 여름이었다. 더워서 가장 힘들었던 것은 컴퓨터 앞에 앉았을 때 도무지 집중이 안된다는 것이다. 중국 여행 다녀온지도 3주가 넘어가는데, 벌써 정리가 끝났어야 할 여행 기록이 그놈의 더위 덕분에 이제 겨우 절반쯤 밖에 오지 못했다. 그래도 더운 것은 참겠는데, 나를 슬프게 하는 것은 온 몸을 스멀스멀 뒤덮어 오는 끈적한 습기다. 휴가 기간 중 집에 있을 땐 하루에 샤워를 4번, 5번을 해도 그때 뿐, 물기 닦은지 채 5분도 되지 않아 샤워 전 상태로 되돌아가니 멘붕 직전까지 가게 된다. 뒷머리에서 발원한 땀이 목덜미를 거쳐 등 쪽으로 땀줄기를 규합하여 제법 굵은 흐름으로 스..
서안(西安) 역사기행 #5 - "중국 최고의 대형 실경 역사 무극 - 장한가" 서안(西安) 역사기행 #5 - "중국 최고의 대형 실경 역사 무극 - 장한가" 패키지 여행이 대개 그렇듯 판매 가격이 저렴하면 저렴할수록 옵션(선택) 관광이 많아진다. 운이 나빠 부실 업체를 만난 경우 정작 관광 코스는 대충 때우고 이리저리 쇼핑몰로 끌고 다니면서쇼핑을 강요하기도 하고, 심지어는 관광객들의 협조(?)가 시원찮을 경우 현지 가이드가 관광객을 버리고 잠적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이번 우리가 선택한 패키지 역시 유류할증료나 가이드, 기사 팁 외에 발마사지($20), 장한가 가무 쇼($50), 화산 관광($120) 등의 옵션품이 포함되어 있다. 말이 옵션이지, 옵션 구입을 거부할 경우 특별히 계획한 일이 없는 경우, 팀의 다른 사람들이 옵션 코스를 돌 때 덩그러니 홀로 남아 자칫 개밥의 도토리..
서안(西安) 역사기행 #4 - 당 현종과 양귀비의 로맨스의 현장, 화청지 서안(西安) 역사기행 #4 - 당 현종과 양귀비의 로맨스의 현장, 화청지 오늘은 이번 여행의 3대 하일라이트 중의 하나인 화청지(華淸池) 투어가 예정돼 있다. 화청지는 당 현종과 중국 역사상 최고의 미인인 양귀비와의 특별한 로맨스와 비극이 녹아 있는 곳이기도 하거니와 근대 중국 역사의 흐름을 바꿔놓은 서안사변의 현장이기도 하다. 화청지는 질 좋은 온천수 때문에 역대 제왕들이 휴양지로 삼았으며, 일찌기 서주 시절 주유왕이 이곳에 려궁을 지었고 이후 진시황과 한무제도 여기에 행궁(行宮)을 건립하였다. 특히 당현종때 건설한 궁전 누각이 가장 화려했고 이 때 정식으로 '화청궁'이라는 이름으로 개명하였다. 화청지 먼저 오늘 우리의 주인공인 당 현종과 양귀비에 대해 먼저 알아보기로 하자. 당 현종(玄宗)은 이름이 ..
서안(西安) 역사기행 #3 - 진 2세황제릉 및 섬서성 역사박물관 서안(西安) 역사기행 #3 - 진 2세황제릉 및 섬서성 역사박물관 오늘의 마지막 방문지는 진2세 황제릉과 섬서성 역사박물관이다. 진2세 황제? 조금 생소한 황제 아닌가? 중국이나 우리나라나 왕이 죽고 나면 '~종(宗)', 혹은 '~조(祖)' 등의 묘호(廟號)를 붙이게 되는데, 이는 왕의 이름이 아니고 왕이 죽은 후에 그의 신주를 모시는 종묘 사당에 붙이는 칭호다. 그런데 진시황은 죽은 후에 조성한 능은 종 혹은 조의 묘호를 따로 붙이지 않고 그냥 '시황묘'라 부르고 있으며, 황제의 자리를 이어받은 아들 역시 종, 조의 묘호가 없다. 이는 어인 까닭일까? 천신만고 끝에 천하를 통일한 진의 왕 영정(嬴政)은 통일의 대업을 완수한 자신을 역대 다른 왕이나 천자들과 차별화하여 격을 달리하고자 했다. '왕'의 칭..
서안(西安) 역사기행 #2 - 삼장법사의 흔적이 서린 소안탑과 대안탑 서안(西安) 역사기행 #2 - 삼장법사의 흔적이 서린 소안탑과 대안탑 어제 늦은 시간에 도착한 탓으로 오늘 일정은 좀 여유있게 잡혀 있다. 일어나 호텔 아침 식사 마치고 출발 준비를 다 해도 시간이 좀 남는다. 객실에서 커튼을 걷고 창 밖을 내다보니 서안 궁성과 그 너머 시가지 중심부의 실루엣이 뿌연 공기 사이에 아스라이 보인다. 창문을 열자 후텁지근한 공기가 훅 들어온다. 비는 오지 않고, 구름만 잔뜩, 탁하고 답답한 공기에 덥고 팍팍한 날씨다. 옛날, 주나라의 문왕이 중국 역사상 전설적 폭군인 상나라 말 주(紂)왕에게 잡혀 유배되었다던 서쪽 유리(羑里)가 바로 이런 환경 아니었을까? 문왕이 유리옥에 유폐되어 있던 그 당시 하늘도 잔뜩 구름만 끼고 비는 오랫동안 오지 않아 땅이 메말라 민심이 피폐해졌다..
서안(西安) 역사기행 #1 - Prologue 서안(西安) 역사기행 #1 - 프롤로그 예정하지 않았던 출발이었다. 이번 휴가는 설악산과 지리산에서 야생화 산행이나 실컷 하는게 당초의 희망이었지만 저렴한 중국 여행 패키지를 검색해 낸 마눌님의 제의로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성사된 것이다. 이름난 여행지를 무리지어 가이드를 졸졸 따라다니며 주마간산격으로 대충 둘러보고 그저 인증샷이나 찍어오는, 그런 깃발 여행 패턴이 탐탁치 않았던 탓도 있었지만, 이 더운 날씨에, 그것도 찌는 듯한 중국 내륙 지방을 발품 팔아 다닌다고 생각하니 처음엔 진저리부터 났던 거다. 하지만 마눌님께서 보여 주는 여행 일정표를 보고는 마음이 서서히 기울어졌다. 책꽂이를 뒤적여 오랫동안 잠자고 있던 중국 역사서도 찾아 펼쳤다. 어쨌든 우린 8월 3일 밤 늦은 시각, 김해공항 發 서안 ..
더운 날, 설악산 다녀오다 휴가철을 맞아 설악산 야생화 탐방을 작정하고 어렵사리 중청대피소 1박을 예약해 두었다. 국립공원 대피소는 사용 15일 전에 국립공원관리공단 홈페이지를 통하여 예약하는데 휴가철에는 신청자가 워낙 폭주하는 탓에 예약 성공하기가 거의 로또 수준이다. 중도 해약자가 발생한 틈을 타 운 좋게 7월 31일 1박 티켓 2장을 기적적으로 확보한 것이다. 7월 30일, 부산에서 출발하여 포항을 경유, 속초로 가는 심야버스를 타고 새벽에 양양에 도착하여 설악산 가는 첫 버스로 갈아 타고 한계령 휴게소에서 내려 산행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그런데 휴가 전날, 지인으로부터 "오늘(7/27) 밤" 설악산에 가지 않겠느냐는 제의를 갑자기 받는다. 울산 모 산악회에서 임대한 설악산 무박 2일 전세 버스가 오늘 밤 출발하는데, 자리..
[추억여행] 소매물도의 한 자락에서 땀이 폭포수처럼 쏟아져 내리던 어느 무덥던 날뿌옇게 김 서린 뷰 파인더 너머 보이던 쪽빛 바다와 하늘의 감동이아직도 뇌리에 선 하다. 2006. 8. 16. 경남 남해바다 소매물도Sigma SD14, 12-24m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