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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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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서부 자동차여행 3일차 (2014.02.05) - 요세미티 국립공원을 둘러보다 제3일 2014. 02. 05. (수요일) 맑은 후 흐린림. 밤부터 비. 오늘의 일정: ① 요세미티 국립공원 탐방 ② 몬터레이 근처로 이동 오늘은 7시에 기상했다. 밥을 여유있게 지어 점심으로 먹을 맨밥 도시락을 싸 놓고 아침 식사는 간단하게 마쳤다. 짐을 챙겨 나오니 매우 차가운 날씨에 주위엔 온통 서리가 하얗게 내려 있다. 차창에 두껍게 앉은 성에를 긁어내고 히터를 틀어 유리의 얼음을 녹이는 동안 뜨거운 커피 한 잔을 타 들고 한산한 모텔 주위를 잠깐 산책했다. 투숙객이 우리 외 2~3팀밖에 없는것 같다. 파랗게 맑은 하늘, 고요한 숲, 유리알처럼 투명한 공기, 먼지 한 톨 없을 것같은 깔끔한 도로... 이런 하늘을 본 적이 언제였더라? 중국발 미세 먼지로 이제 가을철조차 눈 시린 맑은 하늘을 보기 ..
미국 서부 자동차여행 2일차 (2014.02.04) - 샌프란시스코 및 요세미티 외곽 제2일 2014.02.04. (화요일) 맑음. 가끔 구름. 오늘의 일정: ① 샌프란시스코 시내 투어 ② 요세미티 국립공원 西門 근처로 이동 스마트폰 4대에서 동시에 울려퍼지는 요란한 알람소리에 눈이 번쩍 떠진다. 아침 6시. 식구들을 보니 일어나기 싫은 기색이 역력하다. 즉시 기상하여 샤워를 마치라고 일러 두고 큰 짐을 대충 정리한 다음 "공짜" 조식을 추진하러 프런트로 나가 보았다. 비좁은 리셉션엔 커피 머쉰과 오렌지주스, 비닐 봉지에 포장된 차가운 케익이 모텔에서 제공한다는 "free breakfast"의 전부였다. 빵 몇 개와 음료 두 잔을 대충 챙겨 객실로 돌아와 아침으로 때운다. 빵 맛이 영 아니었고, 어차피 입 속이 까끌하니 식욕이 전혀 당기지도 않았다. 대신 어젯밤 사 왔던 클램차우더를 전자..
미국 서부 자동차여행 1일차 (2014.02.03) - 출발 및 샌프란시스코 도착 제1일 2014. 02. 03. (월요일) 맑음. 가끔 구름. 오늘의 일정 : ① 출국 및 미국 입국 ② 샌프란시스코 시내 투어 드디어 출발이다. KTX 울산역으로 가는 5시50분 리무진 버스를 타기 위해서 꼭두새벽부터 한바탕 부산을 떨었다. 당초 가까운 김해공항 출발을 계획하였지만 일정에 맞는 마땅한 항공편을 찾지 못하여 어쩔 수 없이 인천공항까지 이동하여 출국하게 된 것이다. 어쨌든 서울역에 도착한 우리는 서울역내 도심공항 터미널에서 수하물 탁송을 포함한 출국 수속을 마치고 근처 식당에서 간단히 아침 식사를 해결한 다음 직통 열차편을 이용하여 인천공항으로 향하였다. 도심공항 터미널에서 이미 보딩패스 발권, 출국심사까지 완료한 상태였기 때문에 인천 공항에선 3층의 전용 출국 통로를 통하여 간단한 보안 ..
초등생 조카딸이 함께 한 1박2일 설악산 서북릉-공룡능 종주 (3/3) - feat. 야생화 공룡능-마등령의 딱 중간지점인 1275봉에서 서윤과 서윤아빠에게 잠시 휴식할 틈을 주고 등로를 살짝 벗어나 야생화를 찾아 보았다. 역시 제법 많은 개체의 산솜다리가 눈에 뜨였고, 바위틈에서 뿌리를 내리고 가냘프지만 억척스럽게 살아가고 있는 금강봄맞이도 눈에 들어온다. 작년과 같은 위치에 어김없이 난장이붓꽃이 피었다. 산솜다리 라일락의 원조, 꽃개회나무도 아직 지지 않고 특유의 진한 향기를 발산하고 있다. 저 멀리 대청과 중청봉이 까마득하게 보이고, 이어진 공룡능의 톱날같은 능선이 삐죽삐죽 누워있다. 짧은 휴식을 마치고 출발 전, 사랑하는 딸의 손을 잡고 기를 팍팍 전해주는 서윤아빠. 다시 출발이다! 걷고, 또 걷고, 가끔은 쉬며. 정말 일어나기 싫다. 벌떡 일어서서 가야하는데, 몸은 천근 만근. 휴식은 ..
초등생 조카딸이 함께 한 1박2일 설악산 서북릉-공룡능 종주 (2/3) - feat. 야생화 문득 눈이 떠져 시계를 보니 3시 40분. 주변을 둘러보니 사방은 칠흑같이 캄캄하여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데 산객들의 몸 뒤척이는 소리와 드르릉드르릉 코고는 소리가 섞여 들려온다. 바깥 날씨가 궁금하여 바람막이를 걸치고, 손전등을 켜 들고 통로를 찾아 대피소 밖으로 나왔다. 어젯밤 그렇게 많이 불던 바람소리가 더 이상 들리지 않는다. 출입문을 열고 바깥으로 나와 보니 이미 날은 어슴프레 밝아 있고 푸르스름한 여명 속에서 대청봉이 손에 잡힐듯 가까이 보인다. 하늘엔 구름 사이로 반짝이는 별빛이 쏟아지고, 저 멀리 속초 시내의 불빛도 반갑다. 그렇지만 구름이 동해 바다위에 낮게 깔려있어 바다 위에서 바로 솟아오르는 일출은 보기 어려울듯 하다. 침상으로 돌아 와 동생네를 깨워 아침 식사 준비를 하였다. 동생(서..
초등생 조카딸이 함께 한 1박2일 설악산 서북릉-공룡능 종주 (1/3) - feat. 야생화 "지금부터 고생문이 활짝 열릴텐데, 잘 할 수 있겠니?" 통로 건너편 맨 앞좌석에 아빠와 함께 앉아 출발을 기다리고 있던 서윤에게 슬쩍 물어보았다. 서윤은 대답 대신 아빠 얼굴을 한 번 쓰윽 보고는 미소를 가볍게 지어 보였다. 양쪽 볼에 살짝 비치는 보조개가 언제 봐도 귀엽다. 말은 하지 않았지만 당찬 눈빛에서 해 내겠다는 결의가 엿보인다. 새벽 6시 30분, 한계령 경유 속초행 직행버스는 버스는 거의 등산객들인 승객을 태우고 동서울 터미널을 빠져나왔다. 인제, 원통을 거쳐 한계령에 도착하니 8시 50분 정도. 한계령은 5미터 앞이 보이지 않는 자욱한 운무로 뒤덮혀 있고, 짙은 는개비가 이 세상의 모든 것을 적셔버리겠다는듯 어지러이 흩날리고 있었다. 어차피 일기예보를 통해 예상했던 바여서 낭패감 같은건 ..
그랜 캐니언 2014. 2. 10. Grand Canyon, AZ USA
미국 서부 기행 -【序】여행을 준비하며 설 연휴 직후 2주간의 미국 서부지역 자동차 여행을 다녀왔다. 이번 여행은 가족 모두가 함께하였다. 아주 오래 전, 미국 출장길에 잠시 짬을 내어 그랜드캐니언을 처음 구경했을 당시, 머릿속을 하얗게 만드는 그 압도적인 풍광에 충격을 받고선 언젠가는 가족과 함께 반드시 다시 오리라고 다짐했었는데, 그것이 23년만에 이루어진 것이다. 이제 여행에서 돌아온 지 불과 2주일이 채 지나지 않았지만, 어느 새 그 들뜸과 흥분도 점차 사그라들고, 특히 14일간의 여정을 되돌아볼라치면 벌써 기억이 흐릿해지고 있어, 퍼뜩 떠오르지 않는 부분은 한참 머리를 굴려 퍼즐 조각 맞추듯 조립해 봐야 겨우 꿰맞출 수 있으니 점점 무디어져만 가는 이 기억을 어찌할 것인가! 더 늦기 전에 그 보석같았던 순간들의 조각들을 붙잡아 두고자..
해돋이 '14. 1. 11. 인근의 K兄과 의기 투합, 해돋이를 보러 가다. 2014. 1. 11. 울산시 울주군 서생면Nikon D800 + Tamron RF350mm + Micro-Nikkor 70-180mm. 새벽에 달려 간 진하해수욕장. 이 곳 명선도(名仙島)를 배경으로 한 해돋이 장면이 유명세를 타면서전국 일출 사진 촬영의 명소가 된지는 꽤 오래된 일인데,대장장이 집에 식칼이 없다던가?정작 울산 살면서도, 이 가까운 곳에, 지금껏 한 번도 와 보질 못했다. 기상청이 예보한 오늘의 일출 시각은 07:33. 7시가 넘으니, 아직 컴컴한 새벽 어스름 속에서도방한복으로 완전 무장한 채, 장비를 잔뜩 등에 지고,어깨에 메고, 손에 거머쥔 사람들이어딘가로부터 꾸역꾸역 나타나기 시작하여 저마나 모래톱에 삼각대를 펼치고 장사진을 치고 있..
백양사(白楊寺)의 늦가을 마눌님의 수행 기사 자격(?)으로 울산의 대표격 사찰인 백양사를 잠시 다녀오다. 울산의 주산인 함월산(含月山) 중턱의 깊은 숲 속에 자리한 고즈넉한 절집이었으나함월산 성안지구가 본격 개발되면서 울창했던 숲은 모두 사라지고 주택/상업지구로 변하여 건물이 우후죽순처럼 들어서면서백양사는 졸지에 도심 속의 절이 되어버렸다. 절로서는 전화위복이었을까? 접근성이 획기적으로 좋아지면서 신도들이 찾기가 매우 쉬워진탓에절의 규모가 점점 커졌는데, 살림이 나아지면서 고색 창연하던 옛 법당이 헐리고대웅보전을 비롯한 모든 건물이 대대적으로 중건되었다. 내력을 살펴보니 신라 56대 경순왕(932년) 시절 백양선사가 왕명을 받들어 국태민안을 염원하며 창건하였다고 한다. 오호 애재라, 그로부터 3년이 채 지나지 않아 고려와 후백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