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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를 또 하나 장만하다. 몇 년 전부터 눈여겨 봐 오던 카메라를 드디어 손에 넣다. "Kodak Professional DCS 760" 2001년 4월 CeBIT에서 처음 발표되었으니 지금으로부터 딱 10년 된 녀석이다. 당시 초기 발매가격은 무려 $7,995, 국내엔 1400만원 정도에 출시되었다. 이 DCS 760의 전신격인 DCS 660이 그 한해 전 $25,000(국내 소비자가 4,730만원!!!)이라는 어마어마한 가격표를 붙이고 나왔던 점에 비하면 파격적으로 가격을 내린것이다.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감히 꿈도 꿀 수 없던, 고가의 프로페셔널 작가의 전유물 760이 내 수중에 들어 올 정도로 디지털 장비의 라이프싸이클은 덧없기만 하다. 허나, 그래서 참 행복하다. 닿을 수 없는 아득히 먼 곳에 존재하던 이 녀석을 단..
앵초 again 또 가 보았다, 그 곳에. 오전 내내 그렇게 화창하던 하늘이 저 앵초밭에 당도할 무렵 온통 먹장구름으로 가득하다. 게다가 왠놈의 바람을 그리도 불어대는지. 구름 터진 사이로 잠깐 햇살이 떨어지는 순간마다 재빨리 구도 잡고 셔터를 누른다. 해가 없을 때 찍은 사진 백여컷은 적절한 셔터 속도를 확보하지 못한 탓에 바람에 흔들려 죄다 못쓰게 되고 말았다. 나도 ISO1600 ... 아니 800정도만이라도 끌어 올릴 수 있는 저노이즈 바디를 쓰고싶단 말이다! 3시간여에 걸친 눈물겨운(!) 사투에도 불구하고 겨우 몇 장밖에 못 건졌다. 2011. 4. 23. 울산 근교 Kodak Professional DCS Pro 14n 이 녀석은 새로 영입한 600만 화소짜리 Kodak Professional DCS 760으..
미치광이풀 땅속 줄기에 들어 있는 강한 독성때문에 먹으면 미치광이처람 날뛰게 된다고 하여 저런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지금껏 한 번도 못보았던 꽃인데, 그 계곡에 들어서는 순간, 이게 미치광이풀인것을 첫 눈에 알아보겠더라. 이 아이들을 캐서 먹을 생각이 전혀 없으니 미치광이가 아닌 다른 예쁜 이름으로 불러주고싶다. 2011. 4. 23. 울산 근교 Kodak Professional DCS PRO 14n
앵초 아직은 좀 이르다. 花半開, 酒微醉 ... Kodak Professional DCS Pro 14n 2011. 4. 16. 울산 근교
이런 풀 저런 꽃 산자락과 논두렁에 아무렇게나 피어 있는 풀과 꽃을 아무렇게나 찍어 와서 아무렇게나 올려 본다 2011. 4. 16. 울산 근교 Kodak Professional DCS Pro 14n 봄맞이꽃 금창초 다화개별꽃
이삭줍기 - 깽깽이풀 어릴 적, 나라 전체가 궁핍하던 시절 우리는 방과 후, 앞집 옆집 가족 총 출동하여 가을걷이 끝난 텅 빈 논으로 줄지어 향하곤 하였지. 일렬 횡대로 서서 허리를 굽히고 부릅뜬 시선을 논바닥으로 고정한 채 천천히 전진하며 뭔가를 열심히 탐색하는데, ... 추수하면서 떨구고 갔던 나락 낟알(이삭)들을 곧 갈가마귀란 놈들이 몰려와 싹 쪼아 먹어치울세라 피같이 귀한 나락 알갱이를 한 톨이라도 더 거두어 들이는 거였다. 그렇게 모은 낱알은 북데기와 섞어 풍구로 선별한 후 주로 쇠죽솥에 쪄서 찐쌀을 만들었지. 겨우내 노란 찐쌀 한 줌 호주머니에 넣고 입 속에 조금씩 털어 넣어 우물거리면 우물거릴수록 우러나는 그 고소한 맛이란~ x x x x x 빛은 없고, 바람은 불고, 꽃잎은 이미 져버리고, 그래도 그래도 .....
얼레지 얼레지 : 백합과. 여러해살이풀. 우리는 이십센티 남짓한 얼레지의 꽃술 아래 오체투지하여 납작 엎드리고 도르르 뒤로 말린 연분홍 여섯장 꽃잎과 그만큼의 꽃술과 내면에 아로새긴 신비로운 W 문양을 뷰 파인더 너머 가만히 우러러 보며 또 하나의 황홀한 우주 공간으로의 여행에 젖어드는데, 또 다른 이는 그 황홀한 우주를 싸그리 뽑아서 마대자루에 쓸어담으며 장마당에 내다 팔이서 다문 몇 2만원이라도 만들어 손자들 과자라도 사 줄 꿈에 부풀어 있거나 오늘 저녁 식탁에 오를 쌉쌀 상큼한 얼레지 나물에 행복해 할 가족의 얼굴을 떠올린다. 나도 틀린게 아니고, 또 다른 이도 또한 틀린게 아닐 것이다. 2011. 4. 9. 신불산 Kodak Professional DCS pro 14n
일요일 반나절의 산행길에서 방사능 황사? 까짓것, 두렵지 않다. 이른 아침, 늘 준비된 행장을 들쳐메고 집을 나선다. 냉장고에 굴러다니던 캔맥주 하나 챙기고, 오백씨씨 빈 생수통도 하나 집어들고(나중 약수터에서 리필), 아파트단지 상가의 깁밥천국 들러 김밥 두 줄 사서 배낭에 쑤셔넣고 (가만,,,김밥천국위 김밥값이 언제부터 올랐지...?) 시내버스 잡아타고 설렁설렁 ... 떠난다. . . . 15분도 안돼 도착한 그 곳, 초입부터 진달래가 흐드러지다 못해 어지럽다 여기 사는 꿩의바람꽃은 게으르기만 하구나. 벌써 정오가 가까워지는데 언제 입을 열어 벌나비를 맞으려 하는고? 역시 때늦은 노루귀다. 딴 녀석은 벌써 수분(受粉)을 끝내고 씨를 키우고 있는데. 족도리풀이란 녀석은 암만 생각해도 특이하다. 저 못생긴 것도 꽃이라고 달고 피우..
창고뒤지기 - 2 경주 보문정의 이른 봄 2009. 03. 28. Kodak Professional DCS pro 14nx
작은 여행 - 허브캐슬 속절없이 저물어 가는 일요일의 늦은 오후 이래서는 안된다는 내면의 외침에 대문을 박차고 10분짜리 여행을 떠나다. 봄 같지 않은 봄, 때 아닌 찬바람에 옷깃 여미고 시린 손으로 카메라를 꺼내 든다 봄은 아직 오지 않았다 Kodak Professional DCS pro 14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