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위채송화 - Sedum polytrichoides Hemsl.
비 내린 직후의 아침, 며칠 전까지도 먼지만 폴폴 날리던 메마른 숲이 파릇하게 살아났다.
두터운 구름 사이를 뚫고 한 줄기 볕이 내려앉자마자 바위채송화에 맺힌 빗방울은 무수한 램프가 되어 돌연 점등되고, 숲 속은 작은 루미나리에의 향연이 펼쳐진다.
그러나 그것도 순간, 다시 햇살이 구름 뒤에 숨으면 영롱하던 보석도 신기루처럼 사라지고.
축축한 돌 위에 배 깔고 엎드려 렌즈 겨누고 숨 죽이며
바위와 하나되어 망부석으로 굳어 있다가 잠깐 햇살이 비칠라치면 미친 듯이 셔터를 끊다.
아무도 없는 텅 빈 숲 속에서 홀로 즐기던 그 황홀한 명멸(明滅)의 순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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