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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해외여행

미국 서부 자동차여행 10일차 (2014.02.12), 브라이스 캐니언, 자이언 국립공원

제10일 2014.02.12(수) 오전 흐림, 오후 맑음.    

  

      오늘의 일정:

 

      ① 브라이스 캐니언(Bryce Canyon) 투어

      ② US-89S, UT-9을 따라 자이언 국립공원 방향 이동

      ③ 자이언 국립공원 관람

      ④ I-15를 따라 라스베이거스 이동 및 숙박

 

      총 주행할 거리 : 약 302마일(486km) - 국립공원 내부 이동 포함.


 

     매섭게 추운 날씨다. 땅바닥엔 잔설이 꽁꽁 얼어붙어 있고, 스치는 바람이 칼날처럼 옷 틈으로 파고든다. 가져 간 옷 중 가장 두터운 옷으로 무장하였다. 그랜드 캐니언의 일몰, 일출에 이어 두 번째로 덕다운 패딩 점퍼 덕을 제대로 보는 것같다. 식사 등 출발 준비를 마치고 첵아웃 후 브라이스 캐니언 방향으로 차를 몰았다. 해발 7777피트 지점임을 알리는 표지판이 휙 지나간다. 7777피드라면 2,370미터 아닌가? 그렇다. 이 곳은 한라산 정상보다 높은, 해발 2천 미터가 넘는 고소 평원 지대인데 아무리 둘러봐도 비교되는 저지대의 풍경이 보이지 않으니 그냥 평지같은 느낌이다.

 




     입구를 거쳐 방문자 센터에 주차하고 잠시 들러보니 이른 시간이어서인지 탐방객이 거의 없어 매우 한산하다. 기념 엽서와 사진집을 하나 사 들고 화장실 들렀다가 본격 공원 탐방길에 오른다. 입구로부터 공원 남쪽으로 난 브라이스 캐니언 경관 드라이브 코스는 최남단 요빔파 포인트(Yovimpa Point)까지 편도 29km에 달하며, 도중 14개의 뷰 포인트가 있다. 이 드라이브를 왕복하며 각각의 포인트를 둘러보는데만 3~4시간은 족히 걸린다. 

 




     위 지도상에 보이는 바와 같이, 공원 경관 드라이브는 남북으로 길게 이어져 있으며, 붉은 선으로 표시한 공원 주 도로를 따라 남행하면서 각 포인트마다 잠시 정차하여 관람하였다. 무료 셔틀버스가 있지만 5월 초에서 10월 초까지만 운행한다. (지도 출처 : 미국 브라이스 캐니언 국립공원 홈페이지 ☜ 클릭).

 

     브라이스 캐니언을 대표하는수십만 개의 "후두(Hoodoo)"를 가장 잘 조망할 수 있는 포인트는 위 지도상에서 네모 박스로 표시한 "Bryce Amphitheater Region(원형 극장 지역)"이며, 이 곳을 벗어나면 오밀조밀, 아기자기한 맛은 떨어지지만, 침엽수림과 붉은 사암으로 이루어진 공원의 장쾌한 풍경을 조망할 수 있는 포인트가 이어진다. 





     공원 내부로 진입하여 가장 먼저 만나는 장소는 선라이즈 포인트(Sunrise Point)이다. 이 곳에서 동북쪽을 바라보면 침엽수 숲 속에 붉은 많은 바위 기둥이 드문드문 보인다. 일종의 예고편인 셈이다.



 

조금 더 남행하면 해발 8000피트(2,438m)의 선셋 포인트가 나온다.




여기서부터 본격적으로 후두가 보이기 시작한다.












더 남으로 가면 브라이스 캐니언의 백미, 인스피레이션 포인트(Inspiration Point)를 만난다.




인스피레이션 포인트의 북으로 면한 비탈은 잔설에 덮혀있다.




콜로세움을 연상케하는 원형극장 형상 내부의 무수한 후두!


    



      이 곳의 풍경도 사진으로, 화면으로 많이 보아 왔지만, 실물을 생눈으로 보는 것은 차원을 달리하는 가슴떨림이 있다. 바로 이 순간, 바로 여기 내가 존재한다는 사실이 참으로 경이롭고 그저 고마울 따름이다!  

 




     미국 내의 다른 자연공원과 마찬가지로, 이 곳도 장구한 지구 역사의 산물이다. 아득히 먼 옛적, 인간이 이 땅에 나타나기도 훨씬 이전, 이 곳은 광활한 저지대였다. 공룡이 멸종하기 전(대략 65억여년 전) 지각 변동으로 로키산맥과 콜로라도 고원이 만들어지면서 여기서 발원한 물이 낮은 이 지역으로 흘러들면서 이 곳은 호수가 되었고, 고원지역으로부터 떠내려 온 산화철과 칼슘, 탄소가 풍부한 석회암 성분의 퇴적물이 지속적으로 쌓이게 된다.



     


     또 수많은 세월이 흐른 후, 이 유역이 900~2745미터 정도로 융기하여 고지대로 변하면서 수분이 증발하고 퇴적물은 단단한 바위로 압축되었다. 이후 강한 산성을 띤 빗물이 석회암을 서서히 녹여 곳곳에 바위틈을 만들어 놓았다. 이 틈새를 침투한 빗물은 밤의 결빙과 낮의 해동을 반복하면서 틈새를 더욱 더 벌려 나간다.





     결빙과 해동은 대략 1년에 200회 정도 반복된다고 한다. 물이 얼어 얼음이 되면 원래의 부피보다 110% 팽창하게 되는데, 이로 인하여 바위에 큰 압력이 가해지고 균열이 생기면서 갈라지게 된다. 몬순기에 많은 비가 내려 균열에 의해 발생한 잔해를 씻어내면 단단한 암석으로 된 기둥 모양의 핀(fin)만 남음으로써 후두(hoodoo) 형성의 첫 단계가 된다. 두 번째 단계는, 동결 쐐기 작용으로 핀에 균열이 생겨 창(windows)이라 부르는 구멍이 생기는 것이다. 창이 무너지면 뾰족한 바위 형상만 남는데, 이것을 후두라 부른다. 


     수명을 다한 후드는 지금도 붕괴하고 있으며, 또 새로운 후드가 계속 만들어지는 중이다. 브라이스 캐니언을 형성하는 원형극장(amphitheater)의 가장자리는 50년 간격으로 1 피트씩 후퇴하고 있다고 한다. 우주가 팽창하듯, 브라이스 캐니언도 서서히 영역을 넓혀가는 중인 것이다. (이상 국립공원 소개 브로슈어 및 위키피디아에서 참조 인용함)




후두 하나 하나 마다 수십 억년의 세월의 비밀을 나이테처럼 간직하고 있다.


         


브라이스 포인트(Bryce Point).




(브라이스 포인트) 브라이스 캐니언을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는 포인트다.




(브라이스 포인트) 아득한 절벽아래 




(브라이스 포인트) 일망무제의 브라이스가 광활하게 누워 있다.




브라이스 원형극장 지역을 벗어나 남하하면 만나게 되는 내추럴 브릿지(Natural Bridge). 사진만 보면 크기가 짐작이 안되는데 꽤 큰 규모다.




폰데로사 포인트(Ponderosa Point)




(폰데로사 포인트) 후두의 역사를 보듯, 형성되기 시작한 초기 후두와 그 왼편으로는 장차 후두가 될 지반이 그대로 보인다.




블랙버치 캐니언(Black Birch Canyon).




(블랙버치 캐니언)



(블랙버치 캐니언)



레인보우 포인트(Rainbow Point)


     이제 공원 탐방로의 최남단인 레인보우 포인트와 요빔파(Yovimpa) 포인트에 도달하였다. 표고 9,115피트(=2,778미터)다. 2,744미터인 백두산보다 34미터 높다. 주차 후 주변을 산책해 보았다. 쌀쌀하지만 상쾌한 공기를 한껏 들이마시며 ...




(레인보우 포인트) 딸 녀석은 꼬마 눈사람을 만들어 보는 여유도 부려 본다.




(레인보우 포인트) 북동 방향




요빔파 포인트(Yovimpa Point)의 동쪽 방향




요빔파 포인트의 남쪽 방향


     이 무렵, 마눌님이 두통과 메스꺼움을 호소하기 시작한다. 고산증임을 직감하였다. 사실 나도 아까 공원 초입에서부터 머리속이 띵 한게 뭔가 불편한 증세가 있었지만, 이것이 고소증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었다. 애들에게 물어보니 역시 가벼운 두통과 어지러움 등 조금씩 불편한 증상을 느끼고 있었다고 한다. 차를 돌려 나오는 길에 마눌의 증상은 점점 심해지고, 급기야 연탄가스에 중독된 것처럼 머리 속이 빠개지는 듯하다는 두통을 호소하더니 구토까지 하고 한바탕 곤욕을 치루었다. 아침 숙소 출발 후 고소에 적응할 틈도 없이 곧장 고지대까지 올라온 탓이리라. 이럴 땐 빨리 낮은 지대로 이동하는 수 밖엔 다른 도리가 없다. 급히 차를 몰아 공원을 빠져나왔다. 돌아 나오면서 보기로 했던 몇 가지 포인트를 스킵할 수밖에 없었고, 특히 걷기 싫어하는 가족을 꼬셔 모처럼 예정에 넣었던 퀸즈 가든 트레일을 걸어보지 못하고 황망히 공원을 뒤로할 수밖에 없었던 점이 너무도 슬프다!




공원 출구 방향의 터널길


     황망히 공원을 빠져나와 얼마간 달리니 US-89S을 만난다. 여기서 좌회전하여 자이언 국립공원으로 향하였다. 도중 점심 시간이 되어 UT-9와 만나는 삼거리(Mt. Carmel Junction)에 잠시 쉬며 "서브웨이(Subway)"에서 샌드위치로 점심을 대신하였다. 아이들 엄마는 상태가 더 나빠지지는 않았지만 컨디션 난조에서 아직도 헤어나지 못하여, 아무것도 먹지 못하겠다고 한다. 우리는 금세 상태가 정상으로 되돌아 와서 서브웨이의 거대한(?) 샌드위치를 맛나게 먹었다. 커피까지 한 잔 마시니 숙취가 사라지듯 머리속이 다시 상쾌해진다. 





자이언 국립공원 동문(東門)을 통과. 




동문 초소를 통과하니 자이언 국립공원의 거대 암봉이 그 위용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눈 앞에 아득하고 거대한 바위덩이가 태산처럼 떡 버티고 앉았다. 금방이라도 피가 뚝뚝 묻어날 것만 같은 붉은 암석이란! 공원을 관통하는 도로도 붉은 색으로 포장하여 주위 경관과 잘 매치되도록 배려한 흔적이 역력하다. 




부드러운 사암을 뚫어 소박한 터널을 만들었다. 성수기엔 이런 터널에서 병목현상으로 차량이 많이 정체된다고 한다.



 

Zion-Mount Carmel Highway(UT-9)





     붉은 암산 사이로 이어지는 붉은 도로를 몇 굽이 돌아 나가니 깊이를 알 수 없는 아득한 협곡이 나타나고 저 멀리 우뚝우뚝 거대한 바위산이 줄지어 서 있다. 



 


     구절양장과도 같이 구불구불 이어진 유타주 9번 하이웨이는 캐니언 저 아래로 연결되어 있고, 천단만애의 아찔한 그 길을 운전하면서도 한 굽이 두 굽이 돌 때마다  저 멀리 시시각각 전개되는 놀랍고도 새로운 세계에 감히 눈을 뗄 수가 없다! 


     이 곳도 태초엔 평평하고 단단한 암석지대였지만, 멀리 상류 지역인 콜로라도가 3000미터 이상 융기하여 고원으로 변하면서, 그 곳에서 발원한 빗물이 예까지 흘러내리며 바위에 틈새를 만들고, 무수한 세월을 깍고 또 깎아 이런 거대한 협곡을 만들어 낸 것이다.





          우리는 상상력의 한계를 넘는 아득한 세월을 "억겁(億劫), 영겁(永劫)"이라고 한다. 불교에서의 겁(劫)은 아주 긴 세월을 이르는 말이다. 사방 사십리 크기의 거대한 바위가 있어, 이 바위 곁을 천녀(天女)가 사 년 마다 한 번씩 지나가는데, 그 때마다 천녀의 옷깃에 스친 바위가 다 닳아 없어질 때까지의 기간을 한 겁(반석겁 : 盤石劫)이라고 한다. 어느 할 일 없는 사람이 이 기간을 계산해 보니 대략 4억 3천 2백년 쯤 된다는데, 모르긴 해도 천녀가 겁의 겁만큼은 부지런히 지나 다녀야 지금의 이 정도의 거대 자이언 캐년을 빚어 낼 수 있지 않을까.

 

   



    짧은 트레일 한 군데를 걸어 보기로 했었지만 집사람의 컨디션이 호전될 기미가 안보여 이번에도 포기하고 공원 시닉 드라이브를 따라 맨 안쪽의 "시나와바 사원(Temple of Sinawava)"까지 가 보기로 했다. 이 지역이 본격 자이언 캐니언이다. 협곡 사이로 흐르는 버진 강(North Fork Virgin River)을 따라 장엄하고도 아름다운 바위가 계속 이어져 있다.




위핑 롹(Weeping Rocks) 주차장에서(1) 




위핑 롹(Weeping Rocks) 주차장에서(2) - 눈물을 흘리듯 계속 물이 흐는다고 얻은 이름인데, 좌 중간 밝은 색 바위 위의 말라버린 눈물자국이 보이는가?




적벽의 산 사이로 흐르는 버진 강(1). 

이 버진 강이야말로 자이언을 만들어 낸, 바로 그 천녀(天女)다!




적벽 사이로 흐르는 버진 강(2). 

이름마저 처녀 강(Virgin River) 이니 천녀의 역할에 딱 맞는 적절한 작명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처녀 강




     오른쪽 어두운 그림자의 바위는 "The Organ" 이다. 아치스 캐니언에도 같은 이름의 거석이 있었는데, 미국인들의 마음 속엔 교회의 파이프오르간이란게 엄청 거물이라는 이미지로 박혀있는 듯하다. 




오르간 바위 뒤의 흰 암봉은 "에인절스 랜딩(Angels Landing) 인 듯하다. 우리말로 옮기면 "강선대(降仙臺)" 쯤 되겠지.




왼쪽 위로 강선대가 보인다.

천녀가 자이언을 빚으러 이 세계에 내려 올 때 저 곳을 정거장으로 삼았을까?


시나와바 사원까지 다 왔다. 이제 돌아 나가야 할 시간이다.




시나와바 사원에서




직벽




남문 방향으로 나오면서 다시 자이언을 되돌아보았다.




자이언 공원 진입 도로변의 흔한 풍경이다.




남문의 멋진 방문자 센터.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주차장의 반열에 올리고싶다.




자이언 국립공원의 남쪽 입구.


     사실 이번 여행에서 자이언은 크게 기대하지 않았었다. 더 유명세를 치르고 있는 그랜드 캐니언이나 브라이스 캐니언, 모뉴먼트 밸리 등에 밀려서 말이다. 그저 그랜드 써클을 역방향으로 한 바퀴 돌아서 최종 목적지인 라스베이거스로 가는 길에 잠시 들른다는 개념이었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이 자이언이야말로 이번 미국여행의 뜻하지 않았던 하일라이트였음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장엄하고 웅혼한 거인의 모습을 보았달까, 자이언의 압도적인 스케일과 핏빛 붉은 바위에서 뿜어나오는 강력한 오오라(aura)는 카메라로 담을 수도 없고, 담아 봤자 소용없는 공허한 행동일 뿐이었다. 명암차가 커서 노출 조절이 극히 어려운 점도 덤이었지만, 설령 제대로 찍었더라도 사진만으로는 그 느낌이 제대로 살아나지 않는다. 우리가 본 모습은 자이언의 손톱만한 겉모습을 아주 살짝 맛을 본 정도에 불과하다. 진면목을 제대로 보려면 최소한 2~3일 정도는 머물며, 공원 전체를 발 아래 조망할 수 있다는 캐니언 오버룩 트레일이나 버진 강을 따라 8시간, 15.1km의 오솔길을 걷는 "The Narrows" 트레일 정도는 경험해 보아야 한다는데, 오호 애재라. 우리 인생은 왜 이다지도 짧기만 한 것인지!




공원을 빠져나와 처녀 강(버진 강)을 따라 계속 이어지는 UT-9번 도로를 계속 타고 세인트 조지(St. George) 방향으로 달리다.




뒤돌아보니, 자이언의 여운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계획대로라면 세인트 조지 市에서 유숙하고 다음날 아침 라스베이거스로 입성하는 것이었지만, 예정보다 일정이 일찍 끝난데다가 라스베이거스까진 약 200km 남짓, 2시간 정도면 도달할 수 있을 것 같아 세인트 조지는 그냥 패쓰하고 야밤의 고속도로(I-15)에 올라 가속 페달을 힘차게 밟았다. 가족들에게 라스베이거스의 눈부신 야경을 보여 주고 싶은 나름대로의 계산도 한 몫 했다.


     이 곳 고속도로 역시 무척 적막하였고 가도가도 칠흑같은 어둠이었다. 조금 심심하고 지루한 운전 끝에 드디어 도시 외곽으로 진입하는 순간, 저 멀리 언덕 위로 좌악 펼쳐진, 그야말로 불야성 같은 라스베이거스의 밤이 딱 나타나는데 그 흥분과 충격은 입을 다물지 못하게 하기에 충분했다. 마치 오랜 우주 여행에서, 오직 암흑뿐인 블랙홀을 빠져 나와 휘황하고 찬란한 다른 행성계로 진입하는 순간의 쇼크라고나 할까.


     라스베이거스에 도착한 우리는 바로 투숙하지 않고, 스트립 일대를 한 바퀴 드라이브하였다. 나는 이 곳을 몇 번 와 본 터라 큰 감흥은 없었지만 마눌과 아이들은 장님이 처음 눈 뜨기라도 한 듯, 화려하게 명멸하는 어지러운 네온사인을 정신줄 놓고 바라보았다. 그래, 이것이 미국식 자본주의의 끝판인 곳이란다. 싫컷 보고 즐겨라!


     숙소는 스트립 북쪽 끝의 스트래터스피어(Stratosphere Hotel & Casino)로 정하였다. 상대적으로 외곽이라 숙박비도 저렴하고, 프리미엄 아울렛이 지척인데다가 무엇보다도 이 곳 랜드마크의 하나인 스트래터스피어 타워를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는 속셈이 있었던 것이다. 체크인 하면서 내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미소를 지으며 뷰가 좋은 방을 달라 부탁했는데, 이것이 효험이 있었는지 창 바깥으로 스트립의 야경이 잘 조망되는 객실이 배정되었다. 이 호텔은 낡은 시설로 그간 평판이 그다지 좋지 않았는데, 근래에 말끔히 리모델링하여 복도와 객실은 상당히 깨끗하고 쾌적하였다.


   (제 10일 끝. 다음 편에 완결 예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