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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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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재 시기를 놓쳐버린 올해의 봄 꽃 시리즈 #4 - 노루귀(청보라색) 오래 전, 지인의 도움으로 청보라색 노루귀 서식지를 난생 처음 찾아 가게 되었는데, 달랑 한 송이 노루귀를 발견하고는 어린아이처럼 환호하던 기억이 새롭다. 들꽃에 관심을 둔 이후 비교적 흔한 백색이나 분홍색만 봐 오다가 청보라색 노루귀를 만나고 싶어 안달하기를 수삼 년만에 드디어 만났던 것이다. 요즘 노루귀 시즌엔 그곳보다 더 접근성이 좋고 서식 밀도가 높은 지역으로 가게 되지만 그래도 첫 만남의 그 장소가 늘 궁금하고 그립다. 흰색, 분홍색 노루귀에 비해 서식지가 제한되어 있고, 독특한 색감으로 인해 뭇 사진가들이 선망하는 꽃이어서 개화기가 되면 엄청나게 몰려드는 화객들의 발길에 수난을 당하는 숙명을 타고 났다. 미인박명이라더니... 저런 색감이 나오는 것은 서식지 토양의 특정 성분(아마 석회질?) 덕..
게재 시기를 놓쳐버린 올해의 봄 꽃 시리즈 #3 - 노루귀(백색, 홍색) 이 땅의 봄을 대표하는 들꽃을 뽑는다면 노루귀도 강력한 후보의 반열에 오를 것이다. 변산바람꽃이나 너도바람꽃, 복수초 등은 서식 환경을 가리는 등 다소 까탈스러운데가 있어 특정 서식지 아니면 만나보기 힘들지만 노루귀는 양지바른 야산이면 아무데나 뿌리박고 피어나서 쉽게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미나리아재빗과 식물이니 바람꽃 집안과는 같은 조상을 둔 인척 관계라 할 수 있다. 이른 봄, 야산을 걷다가 우연히 조우하는 노루귀는 봄을 봄이게 하는 특별한 끌림이 있다. 특히 갓 피어난 노루귀에 봄 볕이 떨어질 째, 찬연하게 역광으로 빛나고 있는 빽빽한 솜털은 지나가던 사람으로 하여금 폰카라도 꺼내게 하는 커다란 매력이 있다. (끝)
게재 시기를 놓쳐버린 올해의 봄 꽃 시리즈 #2 - 너도바람꽃 우리나라 꽃쟁이들의 바이블이자 레퍼런스라 할 수 있는 "국가생물종지식정보시스템"의 "국가표준식물목록"을 보면 자생식물 & 정명 기준으로 18종의 바람꽃이 등재되어 있다. 이 18가지 바람꽃은 모두 미나리아재빗과이지만 속명(屬名)으로 내려가면 5가지로 또 갈라진다. 바람꽃(Anemone)속 12가지, 너도바람꽃(Eranthis)속 3가지, 매화바람꽃(Callianthemum)속 1가지, 나도바람꽃(Enemion)속 1가지, 만주바람꽃(Isopyrum)속 1가지가 그것이다. 학명을 보면 그 식물의 분류학적 정보를 알 수 있는데, 예컨대 너도바람꽃(Eranthis stellata Maxim.)을 족보식으로 따진다면 쯤으로 비유할 수 있겠다. 순 학명/국명01 Anemone amurensis Kom. 들바람꽃0..
게재 시기를 놓쳐버린 올해의 봄 꽃 시리즈 #1 - 변산바람꽃 "옛날 옛적, 이야기를 듣기만 하고 남에게 들려주지 않는 한 도령이 살았다. 이야기를 듣는 족족 모두 염낭(허리춤에 차는 주머니) 속에 차곡차곡 넣어두고 입구를 졸라매서 시렁에 걸어 두었다. 염낭 속에 갇혀 있던 이야기들이 견디다 못해 마침내 반란을 일으키기로 작당하고, 도령이 장가드는 날 샘물이나 딸기, 배, 지네, 뱀 등으로 변신해 있다가 도령을 해치기로 했다. 마침 이야기들의 모의를 우연히 엿들은 하인은 자청해서 신랑의 말고삐를 잡고 혼인 행렬에 참여했다. 혼인길 곳곳과 신혼방에 잠적해서 도령을 공격하려던 이야기 귀신의 정체를 알아챈 하인은 그때마다 나서서 도령을 구해냈다. 처음에는 하인의 무례한 행동에 화를 내던 도령은 뒤늦게 그러한 사정을 알고 하인에게 한 살림 내주었을 뿐 아니라, 마침내 이야..